“미사일 방어망 독자 개발해야” 남문희 기자 지난 4월15일 전후 부산스럽던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이 잠잠해졌다. 핵에 대한 북한의 집념을 감안하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에서 북한 핵을 연구해 사회주의권 핵 기술 개발 경로에 밝은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만났다. 그에게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과 관련한 최근 동향을 들었다. 이 선임연구위원 인터뷰는 지난 3월 말, 그리고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그사이 그는 4월2일부터 1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동향을 파악하기도 했다. 미국 방문 목적은? 미국 ... 진짜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어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그림책이 꼭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예술 장르다. 요즘 그림책 분야 사람들이 주제가처럼 되뇌고 다니는 명제다. 이 명제를 제대로 구현해내는 유쾌한 책 한 권이 나왔다. 〈중요한 문제〉의 주인공은 아이가 아니다. 등장하는 아이라고는 그의 약점을 놀려대는 녀석들뿐이다. 주인공은 ‘더 이상 아이들이 귀엽지 않다’고 푸념한다. 제목이기도 한 중요한 문제란 일부 어른들의 고민거리인 원형탈모다. 수영 강사인 주인공의 적나라한 겨드랑이 털과 목욕하는 알몸 뒷모습이나 옆모습 같은 비주얼... 부국강병은 육식과 우유로부터?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서양 사람들은 젓가락을 쓰지 않는다. 대신에 고기나 다른 음식을 덩이로 잘라 평평한 접시에 담아 먹을 사람 앞에 늘어놓으면, 오른손으로 호초(庖丁·칼)를 쥐고 잘게 썰어 왼손에 든 니쿠사시(肉刺·쇠스랑)로 꿰어 먹는다.”‘모든 일본인의 스승’으로 불리며 1만 엔권에 새겨진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가 가타야마 준노스케라는 이명으로 1867년에 펴낸 소책자 〈서양 의식주(西洋衣食住)〉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영어와 네덜란드어에서 자유, 권리, 회의, 연설 같은 새 번역어를 건져낸 인물이지만 나이프나 포크 앞에서는 별수가 없 부모의 죽음을 통장 잔고로 실감할 때 홍경화 (클 편집자) 여기 마흔이 넘은 딸이 있다. 그 딸은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 어머니와 치매 증상을 보이는 아버지를 시설에 두고 그들이 살던 아파트에 막 도착한 참이다. 그들이 거의 한평생 살았던 아파트는 50년에 달하는 세월의 더께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녀는 부모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살아온 딸이 아니며, 그녀의 부모도 근사한 노인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죽음’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만 않으면 절대 ‘죽음’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아흔이 넘어도 불같은 어머니 엘리자베스와 혼자서 못하는 일이 더 많은 아버지 조지,...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범죄 캘린더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검은숲 펴냄 “엘러리 퀸은 미국의 탐정소설 그 자체이다.” 영국 추리소설에서 대표적 탐정이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라면, 미국 대표는 단연 엘러리 퀸의 ‘엘러리 퀸’이다. 동갑인 사촌형제 두 명이 공동 창작을 위해 만든 필명을 그대로 탐정 이름으로 삼았다. 20세기 중반부터 출간된 고전 시리즈이지만, ‘수수께끼 풀이’ 계열 가운데서 최고봉의 밀도를 자랑한다. 〈범죄 캘린더〉는 1939년부터 9년간 방송된 미국 CBS 방송의 라디오 드라마 〈엘러리 퀸의 모험〉 극본 중 12편을 엄선... 조카에게 건네는 ‘조금 특별한 애정’ 김현 (시인) 5월에는 어버이와 스승, 종교와 역사, 부부와 어린이에 관하여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다. 지난해 이보라씨와 조일영씨가 신생아 조수아를 키우고 있을 무렵,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가 방영됐다. 작가인 딸이 엄마의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인생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는 내용의 드라마였다.수아는 보라·일영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친구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생겨난 아기다. 우리는 수아의 성장을 지켜보며 오랜만에 먹고사는 기쁨과는 또 다른 생의 기쁨에 빠졌다. 그건 노력하지 않아도 얻게 되는 새로운 기쁨이었다. 우리는 다들 살뜰한 이들이 혼자 죽은 남자들에게 보내는 ‘제문’ 임지영 기자 혼자 죽은 사람들에 관한 기록이다. 4년 전 언론고시 준비생 몇 명이 스터디를 하다 문득 무연고 사망자를 취재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들 자신도 자취나 하숙 등으로 서울살이를 하던 터였다. 몇 년째 옆방 사람들과 말을 섞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아무도 시신을 인수하지 않는 사망자 209명의 삶을 추적했다. 각 지자체는 구청 홈페이지 등에 무연고 사망자 공고를 낸다. 시신 인수 의사가 있는 연고자를 찾는 과정이다. 이 공고문에 나온 성명, 성별, 생년월일, 주소, 사망 장소, 사망 경위... 시사IN 제506호 - 검찰을 베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그도 편히 쉴 수 있을까 COVER STORY IN 검찰 개혁 재수, 이번엔 성공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 실패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이번에는 검찰 개혁에 대한 여론의 분명한 인식이 있고, 대통령이 확실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 "공수처, 국회 통과하면 당장 할 수 있다" • 정희상의 인사이드/ "검찰·경찰·공수처가 서로 견제해야" ISSUE IN "... 양한모의 캐리돌 만평 양한모 기자 양한모의 캐리돌 만평 봉하마을 바닥돌에 새겨진 문 대통령 내외 글귀 조남진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낭독하는 시각.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도 참배객이 줄을 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닷새 앞둔 이날 바닥돌에 새겨진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 문재인 김정숙.’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김경수의 시사터치 기억하겠습니다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광주민주화운동과 촛불에 대한 편지를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이 문재인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 담겨 있었습니다. 기념사를 편지에 담아 기록으로 남깁니다. 바탕에 들어간 이름은 국립 5·18 민주 묘지와 망월동 옛 묘지에 묻힌 이들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 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80년 오월의 광주 시민들을 떠올립니다. 누... ‘새 시대의 첫차’가 출발했다 천관율 기자 정권교체 그 이상의 거대한 변화가 반쯤 시작됐다. 한 세대 후의 연구자들은 2017년 대통령 선거를 1987년 대선 이후 가장 중요한 대선으로 기록할지 모른다. 30년 묵은 한국 정치의 문법이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유권자의 투표 행태는 늘 요동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지속성과 복원력이 강하다. 한번 정착한 기본 구도는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대선과 1990년 3당 합당을 거치면서, 한국 정치는 지역 구도를 바탕에 깐 진보·호남당과 보수·영남당의 경쟁으로 고착됐다. 이처럼 기본 구도를 짜는 선거를 변호인단이 외친 ‘복사기’ 타령 김연희 기자 ■ 5월2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회 공판준비기일 역사적인 재판이 시작되었다.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오랜만에 방청석 대부분이 찼다. 20년 전 전두환·노태우씨가 재판을 받았던 법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곧 이 법정에 선다. 최순실씨와 신동빈 롯데 회장도 롯데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뇌물 공여 혐의로 같이 재판을 받는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열리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신동빈 회장은 5월23일 열리는 1회 공판 때 출석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최순실 사건을 ... “불교계 적폐 하나씩 밝히겠다” 정희상 기자 불교계 진보 인사로 꼽히는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이 지난 4월5일 조계종에서 제적(승적 박탈)당했다. 제적은 복귀가 불가능하도록 승적을 말소하는 멸빈 다음가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조계종 법원에 해당하는 호계원은 명진 스님이 ‘종정 위의(威儀) 손상’ 혐의가 짙다며 이 같은 징계를 내렸다. 명진 스님은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각종 비위에 죽비를 내리쳤다. 곧잘 그의 죽비는 자승 총무원장 등 종단 내부로도 향했다. 호계원은 구체적으로 지난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를 비판하고 방송과 각종 팟캐스트에... “대다수가 동의할 개혁 과제 밀어붙여라” 천관율 기자 데이터를 다루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사회과학자의 문장에는 보통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어떤 연구자도 현실에서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물리학이 가정하는 ‘마찰 없는 표면’과 비슷하다. 울퉁불퉁한 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만들어지면 그때 현실의 울퉁불퉁함을 반영한다. 박원호 교수(서울대)와 조석주 교수(성균관대)는 유권자 행동과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다. 다른 모든 조건을 고정해놓고 하나의 변수를 움직여보았을 때 무슨 일이 새 대통령님, 유기견을 부탁드려요 장일호 기자 늘 거센 파도 한가운데 놓인 기분이었다. 집은 가난했고 부모는 꼭 그만큼 바빴다. 가난이 사랑을 앗아갔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말수가 줄었다. 부모를 믿을 수 없게 되자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를 믿을 수 없었다. 청소년기의 어느 한 시절을, 박도현씨(28)는 일부러 기억하지 않는다. 부모는 조금 늦게 박씨의 마음에 도착했다. 가난한 살림의 구멍을 겨우 다 메우고서야 보였다. 아들의 무너진 마음 앞에서 부모는 전전긍긍했다. ‘어떻게 해야 아들을 도울 수 있을까’ 궁리하던 부모에게 지인이 강아지 한 마리를 소개해 입양했다. 얼버무려... 서른, ‘걱정 잔치’는 끝났다 양정민 (자유기고가)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지?” 오랜만에 만나는 어른들이 건네는 첫인사는 대개 이런 식이다. “에구, 요만할 때 봤는데 벌써 학교에 간다니” 할 무렵부터 지겹게 들어온 인사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그 나이가 ‘서른’이 된 시점부터는 나이 묻기가 더 이상 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너도 이젠 다 됐다”라거나(세상에, 저는 건전지도 아니고 3분 카레도 아닌데요?) “너무 고르지 말고 누구라도 잡아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서른을 기점으로 가치가 낮아졌으니 ‘주제 파악’ 하라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30대가 되면 정말 그럴까? 사실 어디선가 라디오를 듣고 있을 너에게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인쇄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섬세한 터치” “독특한 품격의 묘사.” 사무라 히로아키의 작품 〈무한의 주인〉에 쏟아진 찬사다. 일본 만화계에서 그는 무엇보다 ‘작화와 연출의 달인’으로 칭송받는다. 최첨단 시대에 연필 데생을 고집하며 만화의 예술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누군가 자신을 만화광이라 소개하면서 정작 〈무한의 주인〉을 모른다면, 그의 말, 그리 신뢰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 조언해주고 싶다. 그의 차기작 〈파도여 들어다오〉는 여러모로 참신한 만화다. 간단히 말해 〈무한의 주인〉은 ‘예술적 잔인함’을 추구한 작... 공수부대를 제 물건처럼 돌려쓴 독재자 김형민(SBS Biz PD) 전두환이 처음 별을 단 건 1973년이었어. 별을 달았지만 보직은 그대로였지. 제1공수특전여단장이었어. 그래서일까 공수부대를 무척 신뢰했던 그는 권력을 장악한 후 적이 아닌 자국의 국민들을 때려잡기 위한 임무에 공수부대를 투입했지. 자신의 경호에도 공수특전단을 투입하라는 명령을 내렸어. 오늘은 공수부대원들 가운데 전두환 때문에 목숨을 잃거나 인생의 대부분을 빼앗겨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역시 그들의 목소리에 실어 들려주려고 해. 1982년 2월5일 출동 명령이 떨어졌소. 전두환 대통령이 2월6일 제주공항 신활주로 건설 준공식에 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