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권협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데이터로 소수자 인권을 말하다 장일호 기자 지난 5월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군인이 범죄자가 되었다. 유죄 선고가 있었던 다음 날 저녁, 한 대학교수가 ‘A대위 유죄 선고 규탄 긴급행동’ 집회에 참석했다. 예정에 없이 무대에 선 그는 15년 만에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죄를 지은 사람들은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에 등급을 매기고 범죄화하는 저들이라고, 그러니 제발 살아남아 달라고. 이 발언의 주인공은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부교수다. 김 교수의 전공은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이다. 2000년에야 첫 교과서가 나온 네덜란드 살충제 달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문정우 기자 축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국 국가대표 팀이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치르는 내내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렸을 것이다. 거스 히딩크. ‘월드 클래스’와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는 팀과 시합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은 잔뜩 몸이 굳어 패스도 슛도 제대로 못하고 허둥댔다. 축구 팬들은 새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세계의 어떤 강호와 맞붙어도 주눅 들지 않도록 한국 대표팀을 조련했던 그를 위대하다고 여겼음직하다. 히딩크 감독에게 꽂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게 된 나라가 그의 조국 네덜란드이다. 한국 사람들이 히딩크에게 열광했던 이... 문화 대통령이여 해방이 되어라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1992년 가을 즈음, 나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고, 그는 막 주류 가요계에 데뷔한 신인이었다. 나에게는 전에 없던 1개월 정도의 자유 시간이 주어진 상황. 그때 나는 이 신인의 음악을 듣고, 또 들었다. 그의 이름은 서태지(와 아이들), 곡의 제목은 ‘난 알아요’였다. 9월3일. 서태지는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을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개최했다. 관중이 몰렸고, 함성이 울렸다. 예매에 성공한 나 역시 부푼 가슴을 안고 있었다. 그가 무대의 레퍼토리 중 일부를 ‘원곡과 같은 연주와 춤’으로 들려주고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이유... 중국 발목 잡은 트럼프 “관세가 먼저다” 이종태 기자 “나는 관세를 원해.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할 방법을 가져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래 백악관의 경제·무역 관련 고위 자문관들에게 질릴 정도로 거듭 강조했다는 주문이다. 여러 미국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는 선거운동 당시 약속한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의 실현을 ‘승리 조건’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 관세가 미국과 중국,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초래할 결과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심이 크지 않다. 트럼프가 정치적 승리에 목말라 있고, 승리의 조건이 관세 부과라면, 남은 것은 오로지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뿐이다 가진 자의 밥상 그 뒤의 착취 은유 (작가) “달걀 먹으려고?” 동네 친구랑 장을 보다가 내가 달걀을 담았더니 친구가 묻는다. ‘살충제 달걀’ 사건이 터진 다음 날이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인데 운명에 맡길래, 그랬다. 정말이지 나는 각오가 되어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않은가. 라면을 공업용 기름으로 튀겼다고 해서 난리가 난 ‘라면 우지 파동’은 기억도 가물하다. 내 아이 죽이는 과자의 공포를 아십니까, 설탕 중독이 건강을 해친다, 우유 알고 먹어라, 밀가루를 안 먹으니 살이 빠지고 아기 피부가 됐다더라, 닭 키우는 거 보면 치킨 못 먹는다 등등 온갖 경고 시사IN 창간10주년 축하 메세지 - 배우 권해효 시사IN 편집국 10년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시사IN〉 창간 축하공연 진행을 맡은 사람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10주년 공연도 같이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버텨온 것도 독자의 힘이었을 것입니다. 과거 끔찍했던 10년을 돌아보면, 자유민주주의 질서는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그것을 지켜내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튼튼한 언론, 좋은 기자들을 응원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번 정기구독 신청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하시죠. 김이수 부결에서 진정 읽어야할 대목 천관율 기자 293명이 출석했다. 과반 기준선은 147명. 결과는 찬성 145표, 반대 145표, 무효 2표, 기권 1표였다. 2표가 모자랐다. 9월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헌정 사상 최초다. 문재인 정부가 받아들기로 되어 있던 핵심 질문이 이날 드디어 등장했다. 20대 국회는 20석 이상 교섭단체가 네 개 있는 다당제 의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제1당이기는 하지만 121석으로 의회 지배력에는 못 미친다. 국회선진화법 기준선인 180석은 고사하고 과반 기준선인 150석과도 거... “안전한 일회용 생리대는 없다” 임지영 기자 ‘생리대 파동’이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시작은 지난해 10월 여성환경연대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에게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대 11개의 유해성 연구를 의뢰하면서였다. 모든 제품에서 200여 종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독성화학물질 20종이 들어 있었다. 그 결과가 지난 3월 발표됐다. 당시 제품명을 밝히지 않았으나 8월 초, 김 교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릴리안’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전 성분 조사와 역학조사를 촉구... 기아차노조 통상임금 승소 의미를 읽는 법 전혜원 기자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이 사실상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기아차에 체불한 임금 4223억원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기아차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뺀 채 법정수당을 계산해 지급한 것은 잘못이니 그 차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이다. 통상임금이란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했을 때 받는 수당의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 기업들은 고정적인 기본급 대신 정기상여금과 각종 명목의 수당 비중을 높여 임금 인상 효과를 냈다. 그러면서 비중이 큰 정기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법정수... 청년을 위한 미국은 없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다카 덕분에 일자리도 얻고 차와 아파트까지 샀는데 앞으로 6개월 안에 내 삶을 완전히 재조정하란 말인가?” 방글라데시 태생으로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 대학원생인 사피르 와제드 씨(27)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격렬한 분노를 드러냈다. 9월5일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전격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보완 입법 마련을 위해 6개월 유예기간을 두었지만 80만명에 달하는 불법체류 청년들에게 다카 폐지 결정은 날벼... 다카 폐지에 대한 실리콘밸리의 반발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트럼프 대통령의 다카 폐지 결정에 기업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런 불만은 다카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몰려 있는 IT 기업 쪽에서 특히 강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다카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넣은 프로필 사진을 올렸다. 팀 쿡 애플 CEO도 트위터에 “애플 직원 중 250명이 바로 그 드리머(Dreamer:다카 수혜자)이다. 나는 그들 편이다”라고 공개 천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유통회사 베스트바이의 허버트 졸리 회장도 회사 블로그에 “이번 결정으로 수십만 청춘 남녀의 미래가 위험에 처했다... ‘윤봉길 도시락 폭탄’을 기획한 장군 김홍일 김형민(SBS Biz PD) 대한제국이 거의 망해가던 1908년, 만주의 화룡현 명동촌에 명동학교라는 이름의 학교가 세워진다. 1925년 폐교까지 17년 동안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노래했던 시인 윤동주, 한국 영화의 아버지라 할 영화감독 나운규를 비롯해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곳이지. 이 학교의 설립자는 김약연이라는 분이었는데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들을 확보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어. “자기는 조밥을 먹었지만 교사들을 위해서는 40리(약 15㎞)나 떨어진 용정까지 사람을 보내 쌀을 사왔고 쌀은 늘 떨어뜨리지 않았다. 교사들은 송구스러워... 아들의 시선으로 본 쌍용차 해고 전혜원 기자 아빠가 감옥에 갔다. 1년 뒤 감옥을 나오자 회사에서 해고됐다. 쌍용자동차 노동자 김정운씨(47)의 맏아들 현우군(16)이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두 사람은 9월7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히어로〉(한영희 감독)의 주인공이다. 영화는 김정운씨의 아들 현우군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인 아빠를 바라보는 시선을 쭉 따라간다. 2009년 쌍용자동차가 2646명 정리해고안을 발표했을 때 김정운씨는 명단에 없었지만, 동료를 위해 함께 싸우다 징계 해고됐다.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7년을 싸웠다. 현우군은 자신도 같은 상황이라면 ... 사립 유치원의 새 모델, 공영형 사립 유치원 변진경 기자 지난 2월 서울시교육청은 공영형 사립 유치원 두 곳을 선정했다. 공영형 사립 유치원은 교육청으로부터 공립 수준의 인적·물적 지원을 받고, 대신 그만큼 투명성과 공공성의 의무를 지는 새로운 사립 유치원의 모델이다. 공모에 신청한 5개 유치원 가운데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양제일유치원과 강서구 화곡동의 대유유치원이 제1호 공영형 사립 유치원 간판을 받았다. 지난 8월25일 한양제일유치원을 찾아 이인옥 원장을 만났다. 이 원장은 “공영형 사립 유치원은 충분히 확산 가능성이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공영형으로 바뀐 뒤 어떤 점이... “‘최순실 금고지기’ 승진은 박근혜 관심 사항” 이상원 기자 ■ 9월1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52차 공판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지난 7월27일 ‘블랙리스트’ 관련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비서관은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은 〈다이빙벨〉을 상영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했다”라고 증언했다. 김소영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2014년 2~3월 이후 ‘지원 배제 대상’ 정리는 정무수석실 업무로 정착된 게 맞나? 김소영:그렇다. 검찰:정무수석실의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이 “문화체육비서관실에서 문화체... 북풍 뒤에서 웃는 아베와 미쓰비시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 북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한 8월29일 아침 6시7분(NHK 발표), 일본의 모든 텔레비전 방송사는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소방청의 전국순간경보시스템 화면을 내보냈다. 이 순간, 지지율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30%조차 무너졌던 아베 신조 총리는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마이니치 신문〉의 7월22~23일 여론조사에서 아베 지지율은 26%를 기록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기지개를 켜려는 이들이 또 있다. 대표 인사가 아베 정권과 재계의 다리 노릇을 하는 규슈의 재벌 아소 가문의 아들, 아소 다로 재무상 겸 부총리 김민식 PD의 파업 일기 김민식 (MBC PD)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파업하니 더 바쁘다. 영화 〈공범자들〉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부산·대구·대전 찍고 광주·제주까지 전국 ‘로드쇼’ 다니다 목이 잠겼다. “김장겸은 물러나라”, 너무 열심히 외쳤나 보다. 9월4일 월요일, MBC 총파업 1일차. 오전 10시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상암 MBC 본사 1층 로비가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해직된 선배들도 왔다. 영화 〈공범자들〉로 흥행 감독의 반열에 오른 최승호 선배의 모습에 후배들이 환호한다... 전술핵, 한국이 청해도 미국이 못한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북한의 6차 핵실험 파장이 크다. 당장 국내에서는 ‘핵에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비롯한 국제 체제 때문에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일이 어렵다면 미국의 전술핵이라도 재배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로 ‘공포의 균형’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68%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야당은 아예 이를 당론으로 정하고 워싱턴을 설득하겠다며 대규모 방미단까지 보냈다(아래 사진).정부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이 MB에게 드리는 작은 선물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좁은 흙길 끝에 작은 집이 있었다. 밝은 연두색 양철 지붕에 처마 높이마저 낮았다. 집주인은 이제 나이가 들어 등이 굽었다. 키가 170㎝인데, 고개를 숙여야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쪽 다리를 잃은 강아지가 방문객을 맞았다. 집안에 들어서면 손때 묻은 살림살이가 눈에 띄었다. 어떤 이들은 이곳을 폐허라고 폄하했다. 정작 집주인은 느긋했다. “나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절제합니다.” 대통령 때도, 퇴임 뒤에도 절제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호세 무히카 이야기다(〈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 마우리시오 라부페티 지음, 201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