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네서점 주인장이 골라주는 책 김영건 (속초 ‘동아서점’ 매니저) 스물아홉 살 때 술자리에서 친구가 말했다. “넌 지금 3차 성징을 겪고 있는 거야.” 귀가하면 초파리들이 멍든 바나나 주위를 맴돌았고,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만 가던 시절이었다. 오랫동안 방을 정리하지 않았다. 조용한 집에 혼자 있는 걸 견디지 못해 술을 자주 마셨다. 친구의 얘기인즉슨 ‘3차 성징’이란 20대 중·후반에 겪는 내적 성징으로서 사회생활을 앞둔 부담감, 취업의 곤란, 재정의 궁핍 등등이 뒤섞여 막다른 벽 앞에 놓인 상태를 말한다.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면 좋든 싫든, 우리는 내적으로 다소 무감각한 어른이 된다는 ... 편지 한 통에 목숨 바친 집배원들 김형민(SBS Biz PD) 역사는 걸출하고 훌륭한 사람들만이 평가받는 무대라고 착각하기 쉽지. 하지만 역사는 결코 승자로 구성된 우주가 아니란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명대사처럼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고,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라고나 할까. 별빛은 그를 둘러싼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고 누군가 기억되지 않는 빛을 반사하면서 더욱 밝고 커지는 거지. 앞으로 몇 주간은 우리 역사 속에서 도드라지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자 목숨을 걸었던 ‘음지 속의 영웅들’ 몇 명을 소개할까 해. 갑신정변(1884)을 기억하겠지? 김옥균 등 급진개... 다 가는 오키나와 말고 모르는 오키나와로 이오성 기자 지난해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43만명이다. 오사카, 도쿄, 타이베이, 방콕, 홍콩에 이어 오키나와는 한국인이 많이 찾은 도시 6위를 기록했다. 2010년만 해도 겨우 1만5500명에 그쳤으나 저비용 항공 취항 이후 지난 7년간 연평균 383%나 여행객이 증가했다. 타이완인, 중국인과 함께 한국인은 오키나와를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이다. 한국인에게 오키나와는 양극단의 여행지다. 〈미래소년 코난〉의 배경이 됐던 아름다운 남쪽 휴양지거나, 일본 영토에서 유일하게 지상전(미군과 일본군이 벌인 오키나와 전투)을 겪은 비극의 ... 왼손엔 영화 포스터 오른손엔 파업 피켓 김동인 기자 조선산업 위기를 취재하러 거제에 내려갔다. 렌터카 업체에서 준 지도를 펼쳐보던 이승문 KBS PD(32)의 눈에 문득 한 학교가 들어왔다. 변두리 바닷가 마을에 위치한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무작정 찾아간 이곳에서 운명처럼 이규호 교사와 ‘땐뽀반’ 친구들을 만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석진 동네에서, 그것도 도시 전체가 조선산업 위기로 휘청이는 와중에 댄스 스포츠라니. 이승문 PD는 “영화 〈빌리 엘리어트〉처럼 지역사회가 처한 위기를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고 싶다”라며 회사를 설득했다. 절규와 고함 대신, 거제의 풍광과 아이들의 ... 10월 총선 때까지 북풍아 불어다오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 “야 4당(민진당·공산당·자유당·사민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묵살한 국회 해산은 터무니없는 헌법 위반입니다. 모리토모·가케 학원 의혹을 은폐하려는 게 목적입니다. 아베 신조의 권력 사유화를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9월19일 JR 시즈오카 역 앞에서 시마즈 유키히로(공산당) 의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은 아베 신조 총리가 주도한 전쟁법(평화안전법제: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한 법률)이 의회를 통과한 지 2년째 되는 날이었다. 시마즈 유키히로 의원의 지역구 시즈오카는 여러 면에서 상징적인 곳이다. ... 나는 엄마처럼 안 살아, 근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장일호 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한다. 예전에는 남아 선호 사상이 있었다면 이제는 여아를 선호하는 세상이라고 했다. 기혼 연예인을 필두로 SNS에는 ‘딸 바보’ 인증이 유행처럼 번진다. 강지영씨(가명·33)는 코웃음을 쳤다. “딸들이 아들에 비해 ‘가성비’가 좋잖아요. 아들처럼 애지중지 키우지 않아도 결국 비행기 태워주는 사람은 딸이라면서요. 딸 선호 현상이라는 게 결국은 더 만만한 여성을 착취하는 새로운 형태 아닌가요?” 선호 이전에 선택이 있었다. 범띠·용띠·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는 ‘미신’은 극심한...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시사IN 527호 미리보기 시사IN 편집국 10월16일 발행되는 #시사IN_527호는 창간 10주년 기념호입니다. 은퇴한 올드보이들이 다시 기자로 돌아옵니다. 그리운 노무현 잊혀가는 박정희 김동인 기자 과거에 대한 평가가 재구성되고 있다. ‘박정희 향수’는 고립되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는 급부상했다. 〈사사IN〉은 2007년부터 꾸준히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을 조사해왔다(2008년과 2011년은 조사 없음). 지난해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 ‘골든크로스’를 겪은 ‘가장 신뢰하는 전직 대통령’ 1, 2위는 올해 그 격차를 더욱 벌렸다(〈표 1〉 참조). 이번 신뢰도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45.3%에 이르렀다. 지난해 39.9%보다 5.4%포인트 늘었다. 창간호인 2007년 박근혜 고교 은사가 보낸 손편지에… 이상원 기자 ■ 9월21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63차 공판 박근혜 정부의 교육문화수석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과 검찰은 박근혜 청와대 교문수석실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지원 배제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다고 본다. 송광용·모철민 두 전직 교문수석이 증인석에 앉았다. 송광용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2014년 6월부터 9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교육문화수석으로 일했나? 송광용:그렇다. 검찰:특검 조사에서 실수비(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분위기에 대해 진술했다. 송광용:군대처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면 끝나는 분위기... 평화 가득한 들판을 기다리며 이명익 기자 사드가 배치되었으니 이제 싸움은 끝난 거 아니냐고 묻는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말한다. 어차피 변한 건 없다고. 나락이 노랗게 익어가는 들녘에서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외친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 - 남경필 경기도지사 시사IN 편집국 저는 〈시사IN〉의 가장 오래된 구독자 중 한 명입니다. 〈시사IN〉은 사회정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정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할 때, 언론이 거기에 대해 질타해주고,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 일을 〈시사IN〉은 잘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그리고 100년이 더 기대됩니다.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 시사IN 편집국 대통령 문재인 〈시사IN〉 창간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시사IN〉은 편집권 독립을 위한 파업으로 탄생한 매체입니다. 참 언론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2006년 추운 겨울 거리에 섰던 올곧은 기자 정신이 10년이 지난 오늘, 독립 언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시사IN〉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명해왔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탐사보도와 데이터 분석 보도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국제·통일·경제 분야에서는 균형 잡힌 전문적 시각으로 여론의 균형추 구실을 해왔습니다. 언론 자유와 편집권...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 시사IN 편집국 김형연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드려요. megami76 10년 전 〈시사IN〉의 창간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창간 정기 구독을 신청했을 때의 그 감개무량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냥 1년만 지켜보자 했던 것이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독박 육아’ 때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던 〈시사IN〉. 이제 쌍둥이 남매가 〈시사IN〉을 보며 이런저런 질문을 자주 합니다. 또 하나의 가족 〈시사IN〉.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민주 안녕하세요, 저는 〈뉴스공장〉의 김은지 기자를 통해서 〈시사... ‘우리를 욕해달라’는 KBS 기자들의 호소 김빛이라 (KBS 기자) ‘달라지겠습니다. 꾸짖어주세요.’ 파업 5주차에 접어든 KBS 언론 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을 향해 “물러나라” “퇴진하라!” 쉼 없이 외치면서도,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정권에도 휘둘리지 않는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은 곧 모두의 자기반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저항과 징계가 이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쓴소리에 귀를 막고 스스로 무기력함을 자처한 건 아니었을까? 제구실을 하지 못한 지난 시간을 회복하는 법을 찾기 위해 우리는 ‘쓴소리’를 찾아다니고 있다. 오... 대통령이 끌어올린 여당의 ‘신뢰 성적표’ 김연희 기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번 신뢰도 조사에서 야 4당과 격차를 벌리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사IN〉은 응답자에게 정당별 신뢰도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해달라고 했다. 매우 신뢰하면 10점, 보통이면 5점, 전혀 신뢰하지 않으면 0점이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은 5.58점을 얻었다(〈표 1〉 참조). 2위 정의당(3.70점)과 1.88점 차이다. 바른정당(3.08점), 국민의당(3.03점)이 그 뒤를 따랐다. 자유한국당은 2.53점으로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조사 정당 중 유일하게 ‘불신한다’보다 ‘신뢰한다’는 평가가 더 연합뉴스 ‘가스관’ 오역은 왜 튀어나왔을까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미국에 살더라도 체류 기간이 짧으면 알 수 없는 생활 영어가 꽤 있다. 그렇더라도 국가 기간통신사의 워싱턴 특파원이 낸 오역 사건은 이해하기 힘들다. 미심쩍으면 주변에 확인이라도 했을 텐데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쓴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는 ‘북한엔 주유를 하기 위해 긴 줄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특파원은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라고 오역했다.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 물가인상률 하락하는데 미 연준 왜 돈 거두나 이종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9년 동안 풀었던 돈을 10월부터 거둬들일 계획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열어젖힌 ‘싼 돈’의 시대가 미국을 필두로 점차 저물어갈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9월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10월부터 자산 정상화 프로그램’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자산’은 해당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보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금, 외환(달러·유로·엔), 국채 등으로 구성된다. 이런 자산을 ‘물질적 근거’...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 - 배춘환 독자 시사IN 편집국 〈시사IN〉에 나온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47억원 손해배상 가압류 기사를 읽고, 겁도 없이 4만7000원을 편집국에 보낸 것이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결같다는 건 무척 힘든 일입니다. 20년, 30년 후에도 〈시사IN〉이 힘이 더 커져 약자의 목소리를 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란봉투 캠페인, 4만7000원의 기적 기억 하시나요? 시사IN 독자였던 배춘환씨가 편집국에 아이 태권도비를 아껴 보낸 편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시사IN 독자이자 노란봉투 캠페인 제안자인 배춘환씨의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입니다. 시소 놀이 FINAL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