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무덤’에서 스타워즈를 묻다 이상원 기자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이하 〈라스트 제다이〉)는 성공할 이유가 많았다. 이름값부터 독보적이다. 1977년부터 나온 ‘오리지널 3부작’과 ‘프리퀄 3부작’은 영화사를 모조리 새로 썼다. 2015년, 10년 만에 새로 나온 ‘시퀄 3부작’의 첫 작품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이하 〈깨어난 포스〉)도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속편인 〈라스트 제다이〉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전설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해 향수를 자극한다. 레아 역을 맡은 캐리 피셔(2016년 사망)의 유작이기도 했다. 제작비로 2000억원 이상 쓰인 대작이다. 하지만 ... 침대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해본 이에게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양으로 사는 게 어떤지 알고 있나요? 사실 양으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 쉽습니다.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참 쉽지요? 그런데 양의 삶에는 놀고 먹고 자는 거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잠들지 못할 때 불려가는 겁니다. 사실 아이들마다 잠이 안 올 때 부르는 양떼가 따로 있습니다. 우리는 미구엘이라는 어린이가 잠이 안 올 때마다 불려가는 양떼입니다. 미구엘은 잠이 안 오면 우리를 부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줄을 서서 차례로 허들을 뛰어넘지요. 언제나 똑같이 1번 양이 허들을 넘고 나면 2... 모든 세대엔 자기만의 사운드트랙이 있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지난주 한대수 선생이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제법 화제를 모았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그 글의 요지는 “요즘 음악은 1960~1970년대와 비교해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라는 것이었다. 한대수 선생은 글을 통해 콜드플레이와 레이디 가가를 “데뷔곡만 좋은 경우”라고 표현했고, 비욘세를 향해서는 “수영복 모델인지 가수인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확신하건대, 한대수 선생은 비욘세의 최근작 〈레모네이드(Lemonade)〉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아델이 그래미 시상식이 끝난 후 “당신이 타야 ... [1987]의 기자들, 2018의 기자들 [프리스타일] 차형석 기자 1987년, 어느 날의 기억은 또렷하다. 중학생 시절, 6월에 두 번인가 예정에 없이 오전 수업만 했다. ‘합법적 땡땡이’에 좋아라 하는 학생들에게 담임 선생님은 한마디만 했다. “시내로 나가지 마라.” 중학교 때 우리는 ‘태극기 부대’였다. 학교가 서울 영등포에 있었는데, ‘쿠데타의 수괴’로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씨의 해외 순방 때면 길옆에서 태극기를 흔들었다. 한두 시간 걸어갔는데, 차량은 몇 초 만에 휙 지나갔다. 이거 하려고 여기까지 왔나. 정통성이 취약한 정권은 중학생까지 동원한 카퍼레이드에 연연했다. 영화 〈1987〉... 모창 가수 너훈아 김갑순으로 죽다 중림로 새우젓 (팀명) 남자는 노래를 잘했다.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도 노래할 때만은 세상이 자기 것 같았다. 그의 어머니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집안의 살림 밑천이었던 소를 팔아 마련한 돈을 남자에게 쥐여주며 어머니는 말했다. 갑순아, 이 돈 가지고 서울 가서 네 이름으로 노래 내서 꼭 출세해라. 충남 논산 출신인 김갑순은 그렇게 서울로 올라왔고, 밤무대 허드렛일 십수 년 끝에 ‘명사십리’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그 주의 신인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도 올라갔으니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하루 벌어 ... 성매개감염에 대처하는 커플의 자세 윤정원 (녹색병원 산부인과 과장) 환자들이 울 때가 종종 있다. 암 진단을 받을 때, 출산의 순간, 그리고 성매개감염(STI: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통보를 받을 때. 건강이 선(善)으로, 자기 관리는 의무가 된 사회에서 질병이 오명으로 여겨진 지는 오래되었지만, STI에 대한 공포와 터부는 유독 심하다. 우리가 접해온 성교육이 성의 아름다움과 상호 존중보다는 금욕과 순결을 앞세우고, 그것을 지키지 못했을 때의 임신, 낙태 그리고 ‘성병’을 형벌처럼 다루다 보니 무의식중에 문란함이나 부정과 연관 지어진 탓이리라. 성 접촉으로 인... ‘굽고 싶은 거리’에서 읊는 시 한 수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술잔과 젓가락 늘어놓고 온 동네 사람과 모인 자리(杯箸錯陳集四隣)/ 버섯과 고기가 정말 맛나네 (香蘑肉膊上頭珍)/ 늘그막의 식탐이 이쯤에서 다 풀리겠냐만 (老饞於此何由解)/ 푸줏간 앞에서 입맛만 다시는 사람 꼴은 되지 말아야지(不效屠門對嚼人)”-성협(成夾)의 ‘야연(野宴)’ 속 시구그림에 딸린 시 한 수에 웃음이 난다. 문득 서울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를 ‘굽고 싶은 거리’로 불러야 한다는 지인의 농담이 스친다. 길 따라 늘어선 고깃집은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고기를 굽겠다는 사람들로 늘 가득하다 좀 더 멋진 세상에 살게 될 이에게 김현 (시인) 백선우라고 합니다. 오랜 벗 미주가 무사히 아기를 낳았다. 낳은 지는 좀 됐고,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이만 자라고 있는 건 아니고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된 부부도 밤잠을 설치고 무알코올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하며 최선을 다해 성실한 부모로 자라고 있는 듯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오늘날 이 땅에서 부모가 되는 일도 만만찮은 일이다. 건너서 보고 들어도 아이를 갖고, 낳고, 키우는 삶을 선택한 이들치고 있는 힘을 다하지 않는 이가 없다. 있는 힘을 다해서 난임 극복 솔루션을 이행하고, ‘100일의 기적’이 찾아와 쪽잠의 생활 남영동 대공분실, 인권기념관으로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다시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박종철이 잔혹한 물고문으로 질식해 숨을 거둔 509호실. 방문객이 직접 들어갈 수 없도록 막아놓은 유리벽 너머는 시간이 멈춘 듯 박제된 모습 그대로다. 낡은 철제 책상과 의자, 촌스러운 구식 담요를 가지런히 개어 올려놓은 작은 침대, 그리고 방 안쪽으로 작은 욕조와 세면대, 변기 등이 무심한 듯 나란히 배치돼 있다.얼핏 보면 옛날식 원룸이나 무미건조한 사무 공간 같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은 처음부터 고문을 작정하고 정밀하게 설계된 건물이다. 일부 경찰이 우발적으로 고문한 게 아니라 국가가 경찰에게 “마리화나 수사 돈줄 끊겠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를 놓고 미국의 연방 정부와 주 정부들이 정면충돌하면서 보완 입법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미국 연방 의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현재 하원에는 마리화나의 온전한 합법화를 위해 의원 5명이 모임을 조직한 상태다. 의회 측 분위기는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마리화나 합법화에 제동을 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1월 중순 현재 마리화나 합법화 관련 법안이 4건이나 상정되어 있다. 특히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주 출신 의원들이 격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출신 데이나... 일자리 창출하고 돈 되는 ‘불법 물질’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사회가 새해 벽두부터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마리화나를 의료용은 물론이고 담배나 음료 같은 기호용으로도 합법적인 재배·보관·유통·사용이 가능하냐의 문제다. 미국에서는 이미 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서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마리화나가 합법화되어 있다. 올해 들어 면적으로나 인구수로나 경제력 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캘리포니아 주가 드디어 기호용 마리화나의 구입과 판매를 허용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트럼프 행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1월4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전국의 연방 검사들에게 “... 칼을 갈았던 남자와 불씨를 지켜낸 남자 김형민(SBS Biz PD) 요즘은 너희가 배우지 않지만 ‘교련’이라는 과목이 있었어. 남학생들은 제식 훈련부터 총기 분해, 총검술 등 군인을 방불케 하는 교육을 받았고 여학생들은 삼각대 매기 등 유사시 ‘간호병’으로서의 역할을 익혔단다. 교련 선생님들은 대개 무서웠어. 학생이라기보다는 준군인으로 학생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재미도 있었다. 이론(?) 수업 하는 날엔 교과서와 관계없이 선생님들의 실제 전투 경험담이나 전쟁사(史)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거든. 어느 날 비 오는 교련 수업시간, 교련 선생님은 “일본인들이 밉지만 본받을 건 본받아... 유은혜가 문재인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이유 이숙이 기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느 자리에서건 눈에 잘 띈다. 훌쩍 큰 키에 늘 선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다. 10년 가까운 대변인·부대변인 시절, 그가 누군가와 얼굴을 붉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일단 상임위에 나서면 상황이 달라진다. 재선되면서 전투력도 더 강해진 듯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을 파헤치던 2016년에 그랬다. 부산대병원의 전공의 폭행 사건을 폭로하던 2017년 국감 때는 더 강해졌다. 굳은 표정에 차가운 목소리로 조곤조곤 문제점을 짚어나간다. 유은혜 의원의 의정 철학은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입법... “몇 등 안에 들어야 안전해요?” 묻는 아이들 해달 (필명·대입 학원 강사) 새해가 밝았다. 학교는 방학을, 학원가는 신학기를 맞았다.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한 입시생을 비롯해 입학과 개학을 앞둔 재학생들까지 몰려들어 학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번 입시에서 실패해본 재수생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재학생들은 지금까지의 결과를 만회할 기회이니 절실하다. 이들 중 일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대부분의 과목을 선행학습해왔다. 지문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어휘를 학습하는 영어 과목을 제외하곤 처음 배우는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학기 중에 잡아놓은 면학 태도가 흐트러질까 봐 비용을 지불하고 오전부터... 오락가락 배배 꼬인 설악산 케이블카 이오성 기자 설악산은 훈장이 많은 산이다. 우선 산 자체가 천연기념물(제171호)인 특별한 국립공원이다. 1982년에는 유네스코가 한국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산 전체가 ‘천연보호구역 (희귀한 동식물의 서식지는 물론 지질 및 지형, 경관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정한 구역)’이기도 하다. 천연보호구역은 전국적으로 홍도·한라산·독도·우포늪 등 11곳뿐이다. 설악산은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의 분류 등급에서도 가장 높은 ‘Ia(엄정자연보전지역)’로 등록되어 있다. 설악산이 받은 이런 훈장들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가 자연 훼손 ... 세상에는 ‘관람’하는 잡지도 있다 장일호 기자 시(詩)를 좋아했다. 그래서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했다. 시도 프로그램도 한정된 언어를 조합해 새로운 문맥을 만드는 일이라고 여겼다. 어려운 책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까 싶어 학회에 들어갔다가 당시만 해도 대학가에 흔했던 ‘나쁜 선배’를 만났다. 1999년 5월1일이었다. 처음 참여해본 노동절 집회에서 떠밀려 선두에 섰던 대학 1학년생은 다짐한다. ‘때려죽여도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말아야지.’ 그런데 무대에서 들려온 목소리들이 오래 귓가에 머물렀다. 아직 몰랐던 세상이 거기에 있었다. 홍진훤씨는 그날 이후 ‘집회 덕후’가 되었다... 네이버 연관 검색어 둘러싼 연관 의혹들 김연희 기자 “우리는 기술 플랫폼 회사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글로벌투자책임자)는 네이버를 ‘기술 플랫폼 회사’로 규정했다. 언론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해 10월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네이버가 자사의 언론 기능과 영향력을 인정하고 그 지위에 걸맞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가 청탁에 따라 뉴스를 재배치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언론 여부’에 대한 답변은 피했다. 창업자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네이버는 회사 이미지를 검색 포털로 한정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 국정원 변호사 유족 "밝혀진건 없고 시신만 상했다" 김은지 기자 1월11일 오전 10시20분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화장 후 한 줌의 재가 된 정치호 변호사(숨질 당시 42세)의 유골함을 받아든 유족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74일 만의 발인이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10월30일 강원도 춘천시 소양강댐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신의 차에서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았다. 그는 국가정보원 소속이었다. 정 변호사는 2011년 국정원에 입사해 법률 보좌 역할을 했다. 2년 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정원 현안 TF’ 소속이 되었다(〈시사IN〉 제531...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해고, 그 뒤의 셈법 전혜원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이 지난해 12월28일 해고 예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이 받은 통지서에는 해고 사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이 적혀 있었다. 이 사건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본 대표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은 정말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잘렸을까. 해고 예고를 통보한 측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다. 아파트 관리 방식은 크게 자치관리와 위탁관리로 나뉜다. 자치관리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위탁관리는 위탁관리 회사가 아파트를 관리한다. 위탁관리 회사... UAE 군사협약이 위험한 진짜 이유 천관율 기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군사 협력에 관한 여러 건의 협정과 MOU가 체결되었다. (…) 이들 협정에 흠결이 있을 수 있다면,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 (아랍에미리트) 측과 수정하거나 보완해 나가겠다. 적절한 시기가 된다면 공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UAE 간 비공개 군사협정 논란에 대한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전 정부가 맺은 비공개 협정에 흠결이 있다고 판단했음을 사실상 확인해준 것이다. 하루 전인 1월9일, 이명박 정부 각료였던 김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