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인간의 거실을 정복하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설 연휴는 3대가 모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지만, 어쩌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세대 전쟁으로 불리는 이 공방은 청년 세대의 선공으로 시작된다. 즉 노인들이 부동산 가격을 높여서 청년을 주거 난민으로 만들었고, 조세 체계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었으며, 은퇴할 나이가 넘도록 일자리를 차고 앉아 청년들을 실업에 빠트릴 뿐 아니라, 노인에게 지급되는 연금도 청년들이 땀 흘려 일한 덕에 마련된 것이다. 묵묵히 조국 근대화를 위해 청춘을 바쳐 일했던 노인들은 이런 공격을 부당하게 느낀다. 이 전쟁은,... 소수자 혐오가 돈 되는 세상 최태섭 (문화평론가) 최근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 중 ‘TMI’라는 단어가 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굳이 알 필요 없는 정보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 TMI가 치고 들어오는 단계를 넘어서, 사람들이 TMI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출처 A로부터 B라는 정보가 등장하면 언론사 C, D, E, F, G…가 모두 ‘단독’이라는 말머리를 붙여 기사를 낸다. 그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에서 내용과 상관없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어뷰징(a...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부동산 시장 주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토지정의센터장) 2018년 들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핫이슈는 단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에 부과될 부담금 규모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한 게 시장을 놀라게 했다. 특히 시장을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건 강남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조합원당 부담금이 최대 8억4000만원에 달하는 단지가 존재한다는 소식이었다. 당연히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장일호 기자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앞다투어 ‘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시작한 시기는 보수 정권 집권 시기와 겹친다. 2008년 광주에서 시작된 인권조례 제정 활동은 각 지자체로 퍼져나갔고, 2012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조례 제·개정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확대됐다. 그 결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인권조례를 제정·운용하지 않는 광역시는 인천이 유일했다. 그리고 2월2일 충청남도가 인천 곁에 섰다. 충남도의회는 2월2일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이하 충남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이재용 항소심 판결의 이상한 점 전혜원 기자 2015년 7월25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뜻하는 ‘7-25-15 VIP’ 메모에는 ‘삼성 1. 승마협(회) 2. 재단 문화/체육 3. 경북(창조경제)센터’라고 쓰여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 일환으로 평가되던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지 8일 후 독대였다. ‘승마협회’라고만 적힌 부분의 의미는 수첩에 좀 더 자세히 적어놓았다. ‘7-24-15 VIP-③’ 부분에는 ‘3. 승마협회. 이영국 부회장, 권오택 총무이사-임원들 문제. 예산 지원, 사업 추진×. 위 두 사람 문제→교체. 김재열 직계 전 ‘저주받은 특종’을 보고합니다 시사IN 편집국 이쯤이면 ‘저주받은 특종’이라 해야 하나요? 이재용 삼성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가 ‘안종범 업무수첩’을 정황증거로도 보지 않았습니다. 〈시사IN〉이 특종 보도했던 바로 그 수첩입니다. 이로써 허탈해진 이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시사IN〉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를 토대로 법리를 구성했던 특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뿐인가요. ‘안종범 업무수첩’ 보도로 〈시사IN〉은 제35회 관훈언론상 권력 감시 부문, 제27회 민주언론상 본상 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5일 한국기자협회는 제49회 한국기자상 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시사... “저는 검사이고 싶습니다” 주진우 기자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의정부지검)를 만났다. 안 검사가 언론에 등장한 ‘본심’을 전달하기 위해 그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다. 이 인터뷰는 MBC 탐사기획〈스트레이트〉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춘천지검에서 근무했던 안미현 검사입니다.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를 담당하셨죠?맞습니다.국민적 관심이 큰데 왜 이렇게 수사 진행이 더딥니까?다른 검사님이 1년여간 수사하셨고요. 그다음에 제가 수사를 맡게 됩니다. 그런데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 종결 지시를 받아 사건이 종결됩니다. 1차 수 지원자 이름과 청탁자 이름이 나란히 주진우·김은지 기자 강원랜드 채용 비리를 수사한 안미현 검사가 받은 수사 외압의 구체적인 실체가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검사는 채용 비리 사건의 핵심 실체를 보여주는 대포폰(차명 전화) 속 증거를 증거 목록에서 빼라는 요구를 검찰 윗선으로부터 받았다. 대포폰 속 녹음된 통화에는 ‘수사 상황을 챙겨봐줄 사람’으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거론된다. 또 안 검사는 권성동 의원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검찰 윗선은 오히려 ‘권성동 의원이 취업 청탁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라는 내용을 쓰라고 요구했다. 수사 결과와 반대되는 보 남북 단일팀이 짊어진 평화와 증오의 무게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평화 올림픽’을 위하여 2월4일 코리아 팀과 스웨덴의 여자 아이스하키 평가전이 열렸다.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되었다. 선수들도 관중도 스웨덴 국기와 나란히 걸린 한반도기를 보면서 아리랑을 불렀다. 구슬픈 노랫가락 때문인지, 한반도의 모호한 정세 때문인지 뭉클함이 새어나와 경기장을 덮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코리아 팀은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관중석에는 남북 분단만큼 갈라지고 대립했던 민단과 조총련이 하나가 되어 코리아 팀을 응원했다. 우승의 순간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아리랑이 ... 경제효과는 쪽박 평화효과는 대박? 임정혁 (스포츠 칼럼니스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경제효과 논란은 물을 절반쯤 채운 컵과 같다. 물이 ‘절반밖에 없다’는 부정과 물이 ‘절반이나 있다’는 긍정이 부딪친다. 중요한 것은 올림픽 유치와 운영, 그리고 시설물 사후관리에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간과하면 ‘지구촌 축제’라는 가면을 쓴 올림픽의 이면을 놓친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은 총 13개다. 7곳을 새로 지었고 6개를 개·보수했다. 총건설비만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총 조성비용 1183억원이 들어간 올림픽플라자(개·폐회식장)는 대회 이후 철거 ... 광고 요청을 사설란에 하시면… 신한슬 기자 2월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1심에서 받은 징역 5년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바뀌었다. 누리꾼들은 파격적인 형량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SNS에는 “인간적으로 재판부가 형량 반값 해줬으면 감사의 뜻으로 갤럭시 핸드폰 50% 세일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며 삼성에게 ‘기브 앤드 테이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형량이 대폭 낮아진 원인은 판결문의 ‘디테일’에 있다. 1심에 비해 뇌물액으로 인정된 금액이 대폭 줄었고, 독일의 최순실 소유 회사... 슬프고도 처절한 남북 스포츠 대결사 김형민(SBS Biz PD) 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평화 올림픽’을 위하여 한국전쟁은 남과 북을 철벽같은 분단으로 갈라놓았어. 이후 남북은 모든 분야에서, 모든 종류의 경쟁을 펼치게 돼.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스포츠야.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내걸린 인공기가 크니 작니,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소인국의 소인들처럼 자잘한 시비가 벌어지는 풍경을 보면서 아빠는 남북 분단과 흐름을 같이한다 할 남북 스포츠 대결의 역사를 훑어보고 싶어졌어. 국제 스포츠 무대는 남쪽의 데뷔가 빨랐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체육인으로 맹활약했던 이상백 ... 유전무죄 무전유죄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건설사 대표로부터 5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로 기소된 서대문구청 공무원 강씨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2009년 9월15일). 서울고법 형사3부는 3000여만 원을 받고 개인정보 500여 건을 넘겨 기소(부정처사 후 수뢰)된 김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2011년 12월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미소금융 재단 지원금 가운데 23억여 원을 사용한 혐의(횡령)로 기소된 보수단체 간부 김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2012년 6월21일). 제주지법 형사2부는 ... “성매매 전담 부장검사가 성매매를 갔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성매매 전담인 부장검사가 결국 성매매를 갔다.” 2월5일 검찰 게시판에 임은정 검사(그림)가 자신이 겪은 피해 사례를 공개. 선배 검사가 강제로 자신에게 키스했고, 성매매 전담 검사가 성매매하는 걸 봤다고 문제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건 “부장에게 꼬리치다 뒤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평가였다고. “K의 충고를 깜빡 잊고 En 선생 옆에 앉았다 Me too.”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실은 시 ‘괴물’의 한 구절.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한 내용인데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시사IN 제544호 - "권성동 의원 수사 못하게 했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평화가 입항하다 COVER STORY IN "저는 검사이고 싶습니다" 안미현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대한 외압을 폭로했다. 안 검사는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을 소환도 하지 못했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증거 목록에서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COVER STORY IN 지원자 이름과 청탁자 이름이 나란히 강원랜드는 2013년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교육생 518... 종근당, 안티에이징 기능성 화장품 ‘비타브리드 듀얼세럼’ ADVERTORIAL 종근당의 미백,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비타브리드 듀얼세럼’이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타브리드 듀얼세럼’은 바이오 융합기술로 개발한 신물질인 비타브리드와 펩타이드 복합체가 피부 속에서 작용하고 미백, 주름개선, 수분 및 영양공급 등의 효능을 가진 천연유래추출물이 피부 겉에서 이중으로 작용해 종합적으로 피부 관리가 가능한 제품이다. 비타브리드는 세계 3대 소비재 품평회인 벨기에 몽드 셀렉션에서 2년 연속 그랜드 골드상을 수상한 브랜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미국 명품백화점 ‘바니스 뉴욕... 기술력 바탕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효성 ADVERTORIAL 효성의 주력사업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는 2010년 이후 부동의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실적의 배경에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의 품질 확보에 주력해 온 전략이 주효했다. 조현준 회장은 평소 ‘자체 개발한 원천 소재는 혁신 제품의 근간이며 경쟁기업보다 앞설 수 있는 경쟁력 창출의 핵심’ 이라는 R&D 철학을 밝혀왔다. 효성은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다. 독자 기술로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개발해 글로벌 No.1 제품으로 인정받은... 양한모의 캐리돌 만평 양한모 기자 기사 후~폭풍 신한슬 기자 주진우·김은지 기자가 단독 보도한 ‘안미현 검사 보고서와 메신저가 증언하는 외압의 실체’ 온라인 기사가 포털 사이트와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 주목받았다. 안 검사는 2월4일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과정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이름이 들어간 증거 목록을 빼달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것을 빼야 한다면 그것을 빼야겠다고 마음먹으신 분들이 하셔야 된다고 봅니다’라는 결연한 메시지에 격려가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베스트 댓글은 “안미현 검사님 신뢰가 간다. 응원합니다” “여검사... 독자와의 수다 김은지 기자 독자 번호:117110080 이름:허신행(36) 주소:경기도 의정부 매일 밤 10시 정도면 여섯 살 아들이 〈시사IN〉을 가리키며, ‘신문 읽어달라’고 한다.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며 침실 협탁에 놓인 〈시사IN〉을 집어 들고 기사 하나를 골라 소리 내어 읽는다. 아직 한글을 모르는 율이는 기사를 듣다 잠들기 일쑤다. 아빠 허신행씨가 밝힌 〈시사IN〉의 교육적 효과 두 가지 중 하나다. “우선 아이가 빨리, 그리고 깊이 잠든다(웃음).” 또 다른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아들 또래의 아이가 있는 친구 가족과 모였다. 어쩌다 소방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