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의 중앙집권’에 도전하는 블록체인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재무부, 은행에 2차 구제금융 제공 임박. 2009년 1월3일자 타임스.”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제네시스 블록’에 숨겨놓은 암호이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최초 개발자이지만 정체가 베일에 싸여 있다. 일본인인지 아닌지, 개인인지 집단인지 확인된 바 없다. 그는 최초의 50비트코인을 스스로 채굴했는데, 이것을 ‘최초의 블록’이라는 뜻의 제네시스 블록이라고 부른다. 이 암호는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에 실린 기사 제목인데, 기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을 보도하는 내용이다. 그는 도대체 ... 닌텐도 스위치라는 ‘전환’ 이상원 기자 매해 연말 미국 주간지 〈타임〉은 ‘부문별 10대 화제작(Top 10 Everything)’을 뽑는다. 영화·노래부터 팟캐스트·온라인 화젯거리까지 다양한 분야를 돌아보는 지면이다. 지난해 이 매체는 소형 기기(gadget) 부문에 ‘닌텐도 스위치’를 1위로 선정했다. 애플의 ‘아이폰 X’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노트북’ 등 유력 후보를 밀어냈다. 〈타임〉은 “‘언제나 어디서나’라는 접근법이 이 기계를 ‘대박(a true knockout)’으로 만들었다”라고 썼다.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해 출시된 ‘하이브리드 게임기’다. 지금까... 매일매일이 트라우마라는데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제541호부터 제543호까지 이어진 ‘아동 학대 보고서’ 기사를 쓰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 종종 멍해지거나 불안해졌고 한번 화가 나면 잘 가라앉지 않았다. 수면이 불규칙해졌고 주변의 모든 상황이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어른이 아이를, 그것도 부모가 제 자녀를 학대하다가 죽이는 사건을 살펴본 뒤 기사로 풀어내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 취재하다가 수차례 ‘숨이 멎는’ 경험을 했다. 기사에도 차마 쓰지 못한 경악과 슬픔과 절망의 이야기들이 가슴속에서 잘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봤자 고작 한 달, 기사를 작... 덜 다치고 더 죽는다? 이상한 산재 통계 김승섭(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 김승섭의 ‘없음’에서 ‘있음’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저자 김승섭 교수(고려대 보건과학대학)가 이번 호부터 격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사회역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을 데이터로 살펴봅니다. 데이터를 통해 ‘없음’에서 ‘있음’으로 가고자 합니다. 문제 해결은 그곳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첫 번째 글은 한국 산업재해 은폐 실태와 실제 규모를 규명합니다. 학생 한 명이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화상 렴대옥 선수가 마침 웃어주었죠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보수 신문은 ‘육해공 다 열어주나’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저는 반대로 읽었습니다. 막혔던 하늘과 바다와 땅 길이 모두 열렸다고.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참가단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남한을 찾은 이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이명익 사진기자입니다. 지난 호 ‘포토 IN’에 렴대옥 선수를 담았는데? 미리 짠 풀(pool) 기자단에 운 좋게 들어갔죠. 강릉 올림픽 선수촌 입촌 검색대를 통과한 렴 선수가 제 카메라를 쳐다보았어요. 셔터 누르는 소리가 들리자 렴 선수가 활짝 웃더라고요. 옆에 있던 대학생 자원봉사자도 스마트폰을 꺼내 찍었... 북한 선수단에겐 어복쟁반이 딱인데 이오성 기자 냉면 한 그릇을 싹싹 비운 뒤에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았다. 실제로 별 갈증을 느끼지 못했다. “북한 냉면은 한 그릇 먹으면 하루 종일 물 생각이 안 난다”라는 그의 말이 아주 과장은 아니었다. 국물은 간을 한 듯 안 한 듯 순했고, 고기 향이 아주 옅게 배어 있었다. 유명 평양냉면집과 또 달랐다. ‘슴슴하다’라는 북한 말에 어울리는 국물 맛이 있다면 이런 것이리라. 윤종철씨는 서울에서 북한 음식점 ‘동무밥상’을 운영하는 요리사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인 그는 1998년 탈북해서 중국을 거쳐 2000년 한국에 들어왔다. 일용직... ‘연결될수록 우리는 강해진다’ 김현 (시인) 지금 써야 할 글을 쓴다. 뒤로 미루면 뒤로 계속해서 밀리는 이야기라서 그렇다. 조개 줍는 이야기니까.한 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풍자한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과 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라는 문장을 다시금 떠올렸다. 2016년에 나는 한 문예지에 ‘질문 있습니다’라는 글을 발표했다. 역시 여러 술자리에서 본 바 있는 남성 문인들의 젠더 폭력을 증언하고 바꿀 수 있는 건 바꾸기 위해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 글은 단독적인 것이 아니라 연쇄적인 10대는 유튜브로 세상을 읽는다 김동인 기자 교직 생활 33년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김정임 교장(가명·56)은 얼마 전 교장실에 놀러 온 저학년 학생들에게 루빅스 큐브(정육면체 퍼즐)를 쥐여주었다.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쉽지 않은 퍼즐에 끙끙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뜻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교장 선생님, 스마트폰 좀 빌려주세요.” 잠시 큐브를 들여다보던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 접속했다. 유튜브 검색창에 ‘큐브 풀기’를 입력한 아이들은 ‘3×3 큐브 공식’ 영상을 찾아내 곧바로 영상에서 흘러... 트럼프 코드 심사에 대기 중인 대사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넘도록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국들에 미국 대사직이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어 워싱턴 외교가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사직 공백에 따른 우려는 지난해 여름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된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낙마하면서 더욱 고조되었다. 그는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을 지냈다. 지명 초기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와도 어울려 주한 미국 대사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들었다. 한국... 당명의 기원-민주당 쟁투 30년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김경수의 시사터치 김경수 (만화가) 외할아버지 꼭 닮은 아베의 ‘반공 놀이’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월9일 1박2일 일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했다. 방한 첫날 2월9일 평창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3월 중순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22일 평창 동계올림픽 공연에 앞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같은 시각 일본 도쿄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도심 최초 대피훈련이 실시되었다. “평양올림픽” 발언으로 공분을 산... 제 머리 못 깎는 검찰, 답은 공수처뿐 김연희 기자 2월7일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자신이 춘천지검 재직 당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도중 검찰 간부의 외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1월29일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서 검사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감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반면 피해자인 서 검사는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검찰은 자체 조사와 수사에 착수했다.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각각 꾸려 ‘법리의 영역’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천관율 기자 2월8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검색어 ‘정형식’을 치면 결과가 1000건이 넘게 뜬다. 구치소에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항소심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를 두고 분노에 찬 국민청원이 쏟아졌다. 정 판사의 판결에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청원글은 청원자 21만명을 넘겼다. 청원자가 20만명을 넘으면 30일 이내로 청와대가 답변하도록 되어 있다. 답변은 사실상 정해져 있다. 법관의 판결을 감사할 권한은 행정부에 없다. 국민청원이 삼권분립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청원자들로 뒤덮였... 평화가 입항하다 이명익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2월6일 오후 북한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입항했다. 만경봉호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동해 해상경계선을 넘었다. 남북의 바다를 이으며 입항하는 그 순간을 담았다. 고양이, 인간의 거실을 정복하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설 연휴는 3대가 모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지만, 어쩌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세대 전쟁으로 불리는 이 공방은 청년 세대의 선공으로 시작된다. 즉 노인들이 부동산 가격을 높여서 청년을 주거 난민으로 만들었고, 조세 체계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었으며, 은퇴할 나이가 넘도록 일자리를 차고 앉아 청년들을 실업에 빠트릴 뿐 아니라, 노인에게 지급되는 연금도 청년들이 땀 흘려 일한 덕에 마련된 것이다. 묵묵히 조국 근대화를 위해 청춘을 바쳐 일했던 노인들은 이런 공격을 부당하게 느낀다. 이 전쟁은,... 소수자 혐오가 돈 되는 세상 최태섭 (문화평론가) 최근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 중 ‘TMI’라는 단어가 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굳이 알 필요 없는 정보나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 TMI가 치고 들어오는 단계를 넘어서, 사람들이 TMI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출처 A로부터 B라는 정보가 등장하면 언론사 C, D, E, F, G…가 모두 ‘단독’이라는 말머리를 붙여 기사를 낸다. 그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온라인에서 내용과 상관없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어뷰징(a...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부동산 시장 주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토지정의센터장) 2018년 들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한 핫이슈는 단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에 부과될 부담금 규모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한 게 시장을 놀라게 했다. 특히 시장을 ‘충격과 공포’에 빠트린 건 강남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조합원당 부담금이 최대 8억4000만원에 달하는 단지가 존재한다는 소식이었다. 당연히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장일호 기자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앞다투어 ‘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시작한 시기는 보수 정권 집권 시기와 겹친다. 2008년 광주에서 시작된 인권조례 제정 활동은 각 지자체로 퍼져나갔고, 2012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조례 제·개정 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확대됐다. 그 결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인권조례를 제정·운용하지 않는 광역시는 인천이 유일했다. 그리고 2월2일 충청남도가 인천 곁에 섰다. 충남도의회는 2월2일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이하 충남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이재용 항소심 판결의 이상한 점 전혜원 기자 2015년 7월25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를 뜻하는 ‘7-25-15 VIP’ 메모에는 ‘삼성 1. 승마협(회) 2. 재단 문화/체육 3. 경북(창조경제)센터’라고 쓰여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 일환으로 평가되던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된 지 8일 후 독대였다. ‘승마협회’라고만 적힌 부분의 의미는 수첩에 좀 더 자세히 적어놓았다. ‘7-24-15 VIP-③’ 부분에는 ‘3. 승마협회. 이영국 부회장, 권오택 총무이사-임원들 문제. 예산 지원, 사업 추진×. 위 두 사람 문제→교체. 김재열 직계 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