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과 탄핵 담은 웹사이트, 영국에 전시된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지난해 10월 창간 10주년을 맞아 〈시사IN〉과 디자인 스튜디오 ‘일상의 실천’이 공동 제작한 박근혜 게이트 프로젝트 사이트(geunhyegate.com)가 해외 전시회에 초대받았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디자인 뮤지엄이 3월28일부터 8월12일까지 여는 〈희망과 반대:그래픽과 정치(Hope to Nope:Graphics and Politics 2008-18)〉에 전시됩니다. 일상의 실천 권준호 대표입니다. 초청 계기는? 디자인 뮤지엄은 영국 디자인계의 대표적인 전시 공간입니다. 2016년 촛불, 2017년 대통령 탄핵을 담... 한국에서 성범죄자가 처벌받지 않는 놀라운 이유 이상원 기자 ‘유력한’ ‘존경받는’ ‘인기 있는’…. 미투 운동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에게 붙던 수식어다. 그래서 고발 내용만으로도 전율할 만했다. 그들이 저질렀다고 알려진 성폭력은 대중에게 상상 밖의 영역이었다. 일련의 사건은 베일에 싸였던 저명인사들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현직 검사였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 서지현 검사는 성폭력 피해 사실과 함께 더 중요한 진실을 폭로했다. ‘성범죄에 한해서는, 검사조차 사법 시스템을 믿지 않는다.’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중에게 직접 고발하는 것이야말... “너는 나였다” 동료 죽음에 목소리 내는 간호사들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3월3일 토요일 저녁 서울 광화문역 4번 출구. 300명이 훌쩍 넘는 간호사가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였다. 설 연휴 첫날인 2월15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 추모 집회였다. 낯선 광경을 본 시민들이 한마디씩 했다. “뭐야? 아, 간호사 태움~” “왕따당해가지고….”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가르침 명목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가리킨다. 고 박선욱 간호사가 입사 5개월 만에 목숨을 끊은 원인으로 태움이 지목되었고, 인격 모독이나 집단 괴롭힘에 초점을 ... 당신의 생각보다는 간단하지 않은 풍력발전 이진오 (〈밥벌이의 미래〉 저자) 풍력발전기는 ‘외모’ 때문에 손해를 본다. 보기 좋고 듬직한 것도 한두 개 서 있을 때 얘기다. 여러 개가 떼 지어 있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바뀐다.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설치한다고 산등성이를 따라 풍력발전기가 늘어서 있다고 상상해보자. 매우 보기 흉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 좋은 장소는 비교적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바람이 센 곳 대부분은 척박한 곳이라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어느 곳이든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자연보다 더 아름다운 인간의 구조물이란 게 있을까.풍력발전기는 딛고 설 자리 미국 공화당은 반이민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까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2016년 가을 대통령선거 유세가 한창일 때,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장벽을 세우겠다!”는 말을 연설마다 추임새처럼 넣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거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한 장벽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설치해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겠다고 공언했다. 지지자들은 그때마다 환호했다. 이민자들의 나라이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멜팅폿’이라는 미국 교과서의 설명이 무색할 만큼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민자들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결국 트럼프가 당선했다. 당장 “거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력한... 우리가 알던 그 홍콩이 아니다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3월1일 한국영화 〈1987〉이 ‘1987 逆權公民(권력에 맞선 시민)’이라는 제목으로 홍콩에서 개봉했다. 첫 주의 스코어는 5위였다. 홍콩 사람들은 〈1987〉을 지난해 8월 홍콩에서 개봉했던 〈택시 운전사〉의 속편처럼 인식하고 있다. 〈택시 운전사〉는 ‘逆權司機(권력에 맞선 택시 운전사)’로 개봉했다. 현지어로 발음하면 〈1987〉은 ‘익뀬꽁만’, 〈택시 운전사〉는 ‘익뀬시께이’니, 홍콩 사람들 처지에서는 한국에서 온 ‘익뀬’ 연작인 셈이다. 홍콩은 요즘 여러모로 우울하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가 거셌다. 홍콩 행정... 개헌정국, 처음 가보는 90일이 기다린다 천관율 기자 대통령이 개헌 정국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13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이하 헌법자문특위)의 개헌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정의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금이 개헌 적기다” “이 시기에 개헌이 필요한 이유가 아주 강하게 설명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딱 잘라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 실시를 천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헌법자문특위 관계자는 “대통령 핵심 참모들도 놀라더라. 예상 이상으로 발언 수위가 강했다”라고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발언 공개 여부를 대통령에게 다시 “쌍용차 해고자들은 사회적 재난의 피해자” 전혜원 기자 10년을 기다린 전화였다. 2009년 쌍용자동차에서 일하다 정리해고된 김범철씨(43)는 3월13일 회사로부터 “모레 복직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해고 뒤 일용직으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오던 차였다. 아내는 양복을 곱게 다려두었다. 이틀 뒤인 3월15일 오전 11시, 김씨는 면접장 대신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 섰다. 김씨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면접 잘 보라”는 노모의 전화를 뒤로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우울증이 심한 아내의 미소를 떠올리며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 내내 면접 참가를 권하는 카카오톡... 하이트진로, 준 프리미엄급 소주 ‘참나무통 맑은이슬’ 인기 ADVERTORIAL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참나무통 숙성원액을 블렌딩한 프리미엄 소주 ‘참나무통 맑은이슬’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참나무통 맑은소주의 재출시 요구에 따라 고가의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의 가격적인 부담을 줄이고 대중적인 소주가 지니지 못한 은은한 풍미를 더하여 준(準)프리미엄 소주다. 하이트진로는 3년간의 연구 개발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 니즈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참나무통 맑은이슬’은 주정을 베이스로 하는 소주에 참나무통에서 3년 이상 ... 한눈에 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 혐의 김은지 기자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 뇌물 110억? 김은지 기자 3월14일 오전 9시22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다. 뇌물·횡령·배임 등 20여 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당일 서울 논현동 사저 앞에 지지자들은 모이지 않았고,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외치는 시민들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라는 등의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검찰 조사에 임했다. 앞서 지난 1월 이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전 세계는 지금 ‘미투’ 혁명 중 시사IN 편집국 캐나다 피해자의 입 막는 기득권 연대 밴쿠버·김상현 (자유기고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시리즈 〈시녀 이야기〉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모스는 수상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거릿 애트우드, 이것은 당신을 위한 상입니다. 그리고 당신보다 앞서서, 그리고 당신의 뒤를 이어, 우리 사회의 불관용과 불평등을 고발하고 평등과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운 모든 여성들을 위한 상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책 페이지의 여백으로 밀려 살지 않을 것이며, 이야기들의 간극에서 잊혀 살지 않... 스웨덴에서는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사는가 변진경 기자 성평등지수 세계 4위, 국민행복지수 8위, 이민자통합정책지수 1위…. 세계 최초로 아동 인권이 법제화된 나라, 아빠 육아휴직 3개월이 의무화된 나라,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 출산율을 유지하는 나라…. 스웨덴은 ‘헬조선’으로 표현되는 고된 한국인의 삶 반대편에서 단골로 언급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대안을 찾고 있는 문제에 관해 스웨덴은 완전히 자유롭거나 거의 극복한 것처럼 보인다. 라르스 다니엘손 전 주한 스웨덴 대사(현 유럽연합 스웨덴 대표부 대사)와 박현정 주한 스웨덴 대사관 공공외교... 인구 절반쯤이 55세 이상인 곳에 영화관이 생겼다 차형석 기자 한국의 인구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 횟수(2017년)는 4.25회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국 극장은 452개, 스크린 수는 2766개에 달한다. 하지만 지역 간 영화 관람 불균형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 사람들이 한 해 5.89회 영화를 봤다면, 전남 사람은 2.38회를 보았다. 아무래도 영화관과 거리가 영향을 미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63곳에 극장과 스크린이 하나도 없다. 이런 곳에서는 극장 가는 게 ‘큰일’인 셈이다. 경북 상주시도 영화관이 한 곳도 없는 지자체다. 상주시민이 영화를 보려면 문경·구미·김천이나 대구로...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진정으로 위험한 이유 이종태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 용의를 밝힌 3월8일(현지 시각),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모든 나라들을 겨냥한 조치지만, 일단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부과에서 제외했다. 양국에 혜택을 줬다기보다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재협상에서 흡족할 만큼 양보하지 않으면 양국에 고율 관세를 다시 고려할 ... 고 이한빛 PD의 죽음 1년, 현장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임지영 기자 시작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4월, 과도한 노동과 비정규직 스태프 해고 문제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이한빛 tvN 〈혼술남녀〉 조연출의 죽음을 둘러싼 내막이 세상에 알려졌다. CJ E&M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던 유족들은 회사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유족들의 기부금과 CJ E&M의 출연기금, 시민들의 성금 등이 모여 사단법인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한줄기의 빛 한빛(사단법인 한빛)’이 탄생했다. 사단법인 한빛의 이한솔 이사(28·왼쪽)는 고 이한빛 PD의 동생이다. 사단법인 한빛은 방송사 비정... 여성의 목소리로 민주주의 새로 쓴다 장일호 기자 ‘숭한 짓’의 정체에 대해 이제는 할머니도 말하기 시작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설 연휴 고향에 다녀온 한 회원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 회원의 고향 마을 한의사는 치료를 이유로 여성 노인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 할머니들은 쉬쉬해왔던 서로의 불쾌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게 그 미투인가 보다”라고 이야기했다. 할머니들의 여든다섯 삶에 처음으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할 ‘언어’가 생겼다.정치·사회·문화 분야를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연일 미투 선언이 이어졌다. 선언은 이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만들었다. 안희정 떠나도 충남 인권조례는 남는다 김연희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사건으로 충남 인권조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지난 2월2일 자유한국당이 다수당인 충남도의회에서 ‘충남 인권조례 폐지안’을 가결하자 안 전 지사는 재의결을 요청했다. 안 전 지사는 2월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인권은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을 수 없고, 정쟁이나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돼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6월30일까지 충남도의회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참석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폐지된다). 한때 인권조례의 디딤돌이었던 안 전 지사는 이제 걸림돌이 되었다. 3월9일 ‘충남도 인권조례 폐... 국회로 온 ‘미투(#MeToo)’ 김연희 기자 미투 운동의 불씨가 정치권으로 옮아붙었다. 3월5일에는 현직 국회 보좌진이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미투 운동이 촉발된 이후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국회 내에 만연한 성차별을 증언하는 글이 잇따랐지만 실명으로 피해 사례를 밝힌 건 처음이다. 5급 비서관인 ㅈ씨는 “이전에 근무하던 의원실에서 4급 보좌관인 ㅎ씨가 3년간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라고 털어놓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ㅎ씨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로, 피해자 ㅈ씨도 다른 의원실로 자리를 옮겼다. 3월6일, 채이배 의원실은 보좌관 ㅎ씨를 면직 처리 [단독] 안미현 검사, 강원랜드 수사 외압 더 있었다 김은지 기자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수사한 안미현 검사가 또 다른 수사 외압을 받았다는 정황이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정기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안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염동열 의원(자유한국당) 대면조사에서 이례적으로 배제되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함께 부정 청탁자로 지목된 염 의원은 지난 1월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춘천지방검찰청에 소환됐다. 염 의원은 지난해 12월27일과 1월5일 두 차례 소환에 불응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19일 염 의원의 보좌관 박 아무개씨가 구속 기소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