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집 넘치는 한국은 ‘세계문학 공화국’ 백은주 (도서출판b 편집장) 인구 5000만에 불과한 한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세계문학전집’을 가진 나라로 이야기된다. 2005년 즈음부터 시작된 세계문학전집 붐은 2010년에 무려 10여 종에 이르게 되었고, 그 여파 때문인지 문단이나 학계에서도 세계문학과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말 그대로 한국은 ‘세계문학 공화국’이 되었다. 프랑코 모레티, 파스칼 카자노바, 댐 로시 등 주로 서구 이론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로 참조되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왜 한국에서 세계문학이 유행하는지 그리고 한국에서 형성된 세계문학 담론이 무엇을 지향하고 ... 인권에 무지한 북한 인권 전문가 문정우 기자 북한식으로 표현하자면 기자질을 한 지 벌써 33년이 넘었다. 그동안 부끄러운 글을 쓴 게 어디 한두 번일까마는 가능하다면 데이터베이스마다 들어가 꼭 지워버리고 싶은 기사가 하나 있다.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을 인터뷰한 글이다. 전 직장에서는 매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특집을 내보냈는데 나는 이 기획이 싫었다. 너무나 뻔한 현재 권력 구도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 데다 결정적으로는 언론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자리를 항상 같은 인물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바로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다. 나는 김... 유럽연합, ‘잊힐 권리’ 명문화했다 밴쿠버·김상현 (〈디지털 프라이버시〉 저자) 구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여러 온라인 서비스의 이용자라면 최근 ‘서비스 약관’과 ‘프라이버시 정책’을 업데이트한다는 공지 이메일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별 생각 없이 삭제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이번에는 ‘별일’이 있다. 유럽연합(EU)의 새로운 개인정보보호법이 5월25일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법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로 약칭하는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인터넷의 탄생 이후 가장 광범위하고 획기적으로 개정된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 전 환경전문 기자가 정의당을 택한 까닭 천관율 기자 지상파 방송국 간판 기자였다. 앵커 경력도 있다. 환경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4대강 정책 비판 기사를 쓰다가 내근으로 밀려나는 시련도 겪었다. 이 정도 ‘스펙’이면 집권 여당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보장하겠다며 모셔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그는 좀 달랐다. SBS에서 지난 2월 정년퇴직한 박수택 전 기자(60)는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고양시장에 도전한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기초단체장 선거에, 유력 정당이 아니라 국회 의석 6석인 작은 정당으로 나섰다. 굳이 어려운 선택만 ... “천 석이 넘는 기자석이 꽉 찼죠”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4월26~27일 이틀간 김연희 기자는 고양시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로 출퇴근. 남북 정상회담에 취재 등록한 국내외 기자만 3071명. 취재 열기는 뜨거웠지만 특종 경쟁은 없었습니다. 판문점 현장에 파견된 공동취재단(풀단)의 취재를 공유했습니다. 김 기자에게 메인프레스센터 48시간을 물었습니다. 메인프레스센터 처음과 끝 일정은? 첫날 새벽 6시 오픈. 한산. 정상회담 당일엔 이른 아침부터 북적. 1000석이 넘는 기자석이 꽉 찼죠. 4월26일 첫 일정은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상회담 일정 브리핑. 마무리는 4월2... 다시 풀어보는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고재열 기자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는 독특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상인의 현실감각과 선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학자다. ‘메이지유신 기행’과 ‘말라카 기행’을 함께했는데, 여행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여행의 질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상대를 대할 때 그는 탁월한 협상가이지만, 유물과 유적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학자다. 주 교수의 매력은 관심의 폭이 넓으면서도 이해가 깊다는 점이다. 우리 문화의 연원을 깊이 있게 파고들지만, 한편으로는 세계를 누비며 우리 문화와의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그보다 자료를 더 많이... ‘재팬 패싱’에 아베 몰락 가속도 홍상현 (〈게이자이〉 한국 특파원) 4월27일 일본공산당은 판문점 선언을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커다란 진전’이라며 대표자 명의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총선거 이후 야당·시민 연대를 주도하며 아베 신조 총리를 압박하고 있는 일본공산당이 신속하게 반응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다. 국회의원 26명과 당원 33만명을 거느린 일본공산당은 1983년 아웅산 테러 이후 북한 조선노동당과 관계를 단절했다. 대북 관계에서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합의에 기초한 원론적 태도를 취해왔다.일본공산당의 판문점 선언 지지는 ‘국내적 요인’이 더 커 중국에도 부는 평양냉면 바람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4월27일 중국의 관영 매체를 비롯한 각 언론은 정상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첫 화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으로 도배되었다.중국의 대표 관영 뉴스 사이트 인민망(人民網)은 이번 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세히 보도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하고 난 후,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잠시 넘어갔다 온 장면은 놀랄 만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뿐 아니라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한국군 의장대 사열을 한 사실을 전하면 공항과 항구까지 넘기는 그리스 정부 아테네·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아테네 시내에서 방 3개짜리 아파트에 사는 테오 씨(40)는 관광버스 기사이다. 아이는 둘이다. 한 달 전기료로 110유로, 수도세 60유로, 전화와 인터넷 비용 30유로를 지출한다. 여기에 주택 임차료는 800유로, 매달 식비는 400유로 정도 들어간다. 아이들 학교 다니는 돈까지 합치면 한 달에 최소 2000유로(약 258만원)가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테오 씨의 한 달 수입은 1000유로 정도밖에 안 된다. 그리스 경제위기 사태로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아내가 온라인 업체에 취직해 800유로(약 103만... 도보다리 회담의 최종 승인자 [프리스타일] 천관율 기자 도보다리 단독 회담은 4월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였다. 통역이 필요 없는 두 정상은 배석자도 마이크도 없이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40분은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했다. 대성공을 거둔 기획이다 보니 논공 논란도 따랐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4월30일 아침 방송에서 “도보다리 산책 기획자를 알아보니 탁현민이더라”고 말했다. 같은 날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의전비서관실 윤재관 행정관이 도보다리 회담을 기획한 공로로 대통령과 참모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반도의 평화, 그 속도에 놀란 프랑스 파리∙이유경 통신원 프랑스 주요 언론도 4월28일(현지 시각) 1면에 남북 정상회담을 담았다. ‘두 한국의 역사적인 악수(〈르몽드〉)’ ‘새로운 시대의 시작, 함께하는 두 한국(〈리베라시옹〉)’ ‘역사적 만남(〈르피가로〉)’ 등을 제목으로 뽑았다. 프랑스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지도자라며, 한국 현대사를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이번 회담의 역사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모습, 정상회담이 열린 평화의 집에 걸린 금강산 그림, 평양냉면, 만 ‘톱뉴스’에서 메르켈 밀어낸 남북 정상회담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4월27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런데 독일 공영방송 ZDF는 이날 간판 뉴스 프로그램 〈오늘의 저널(Heute Journal)〉의 첫 화면으로 메르켈·트럼프 정상회담을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내보냈다. 뉴스 시작과 더불어 남북 정상회담을 첫 화면으로 내보낸 것은 이를 지켜보는 독일인들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ZDF는 전체 방송 시간 중 약 10분을 할애해 남북 정상회담을 상세히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가 아이들 보는 그림책에 웬 싸움?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지독한 가뭄이 이어지자 서로 자기 논에 물을 대려는 농부들이 싸운다. ‘아이들 보는 그림책에 웬 싸움?’ ‘화단의 풀꽃처럼 아이들 삶에 들어올 수도 없는 벼 키우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런 책을 본 소감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남의 다리 긁는 듯하거나 제대로 뒤통수를 치면서 눈이 번쩍 뜨이게 하거나!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이 그림책은 철저히 어른용 같다. 어른들 일인 벼농사. 1년 생계가 달린 물 확보에 핏발 선 눈으로 달려드는 농부들. “그들은 눈만 마주쳐도, 옷깃만 스쳐도 싸운다. 아래 윗마을 싸움... “나는 이 기록을 음악으로 남겨야 한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➇ 차승우 몇 년 전 어느 날 ‘홍대에 공연을 보러 왔다’며 한 친구가 제주에 있는 내게 짤막한 동영상 하나를 보내왔다. 그 영상에는 모노톤즈라는 새로운 밴드로 돌아온 기타리스트 차승우의 모습이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 노브레인을 결성한 이래 국내 록 음악 신에서 20년 가까이 가장 ‘댄디’하고 뜨거운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왔다. 그는 격렬한 밤의 로커다. 그러나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기타 소리는 내가 아는 차승우의 기타 소리가 아니었다. 그 음악은 듣는 사람을 언제까지나 밤의 대기 위로 둥실둥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비핵화 심보선 (시인·경희사이버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든 길에도 있고/ 사람들이 주고받는 모든 말에도 있고/ 수상하면 다시 보고 의심나면 신고하는/ 이웃집 아저씨의 거동에도 있다(〈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분).’인용한 시인 김남주의 시는 체제 분단이 우리네 삶 구석구석에 미치는 영향을 통렬히 드러낸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다음과 같은 생각에 이르렀다. ‘분단 체제가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인간관계 자체가 분단 체제이다.’ 이것은 시적 메타포가 아니다. 불신과 불통으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은 우리가 나선시에 가면 ‘경제권’ 띄우세요 이종태 기자 ‘남북 경협’은 단지 남한과 북한만의 경제 협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중국 동북지방, 러시아 극동 지역, 몽골, 일본 등이 밀접하게 얽히는 ‘동북아시아 경제권’으로 가는 관문으로 보는 것이 맞다.상대적으로 저개발 지역인 한반도 북부 및 그 북방 지역에 새로운 수송로와 산업 중심지, 노동자와 소비자 집단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된다. 경제대국인 한국과 일본은 그로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 중심에 북한 최북단의 중국·러시아 접경 도시인 나선시가 있다. 나선시를 통한 새로운 물류(물자의 흐름)의 가능성은 이미 입증되었다. 그때는 ‘강남스타일’ 이번엔 ‘한반도 스타일’ 토론토·성우제 편집위원 남북 정상이 악수를 나눈 4월27일 오전 9시29분은 캐나다 동부 시간으로 4월26일 저녁 8시29분이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역사적인 장면을 생중계해줄까 싶어 텔레비전을 켰더니 NHL 플레이오프 경기가 한창이었다. 하키의 나라다웠다. 텔레비전 방송을 보아서는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세계사적인 사건에 캐나다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게 아닌가 싶었다.그게 아니었다. 비록 공영방송이 실시간 중계는 하지 않았으나 CBC 인터넷에는 두 정상이 만나자마자 금세 뉴스가 올라왔다. 이튿날 아침 캐나다 양대 일간지 〈토론토 스타〉와 〈더 글 쉴 새 없이 울린 한국 학자의 휴대전화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필자는 학회 행사 때문에 예테보리를 방문한 가브리엘 욘손 교수를 만났는데, 이날은 운 좋게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그는 스톡홀름 대학의 한국학과 교수로 스웨덴에서 대표적인 한국 전문가로 통한다. 한국 언론에도 자주 나온다. 남북 정상회담 전날인 4월26일(현지 시각) 욘손 교수는 스웨덴 TT뉴스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는 자리에 초대되는 사람, 만찬 음식, 심지어 가구 배치와 선택, 미술 작품까지 모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빈틈없이 ‘면스플레인’ 함부로 하면 안 되갔구나 이오성 기자 ‘슴슴하다’라는 북한 말을 대한민국 표준어 반열에 올린 음식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펼쳐진 평화 국면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먹을거리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누구나 아실 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멀리서 왔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한 그 음식. 평양냉면이다. 그렇다. 실제로 평양냉면은 우리에게 무척 가까운 음식이다. 아니, 이미 가장 ‘핫’한 외식 메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여름철뿐 아니라 사시사철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판문점 선언 이후 문전성시를 이루는 평양냉면집 풍경은, 사실 그리 새삼... ‘산 채로 썩어가는’ 동물을 기록하다 임지영 기자 카메라 앞에 선 한승태 작가(36·필명)가 환히 웃었다. 어색할 때 잘 웃는다는 그가 입을 벌릴 때마다 고른 치아가 드러났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자주 치아가 보이는 걸 보면 습관 같기도 했다. 그의 책에서 마주한 사육 농장의 현실이 떠올랐다. 도망치고 싶은 극한상황에서도 피식 웃음을 주는 문체와 닮았다. 그는 지난 4년간 아홉 군데 농장에서 일했다. 닭·돼지·개 등 ‘식용 고기’를 ‘기르는’ 곳이었다. 한승태 작가는 대학을 졸업한 후 꽃게잡이 배, 자동차 부품 공장, 주유소 등 전국 각지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