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철옹성 허물어진 6·13 지방선거 김연희 기자 〈시사IN〉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1995년 1회부터 2014년 6회까지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선거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2000년 이후 선거로 특정해 당선자의 출신 정당을 살펴봤다.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네 차례 지방선거를 정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지역은 기초단체 226곳 중 109곳이었다.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당선자를 배출해보지 못한 지역은 45개에 그쳤다(10~17쪽 기사 참조).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109곳 중 53곳’ 거대한 변화의 시작 천관율·김연희 기자 “109개? 그렇게 많아? 전체가 226개인데?”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주일 전, 〈시사IN〉 지방선거 취재팀은 전국 226곳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의 역대 선거 결과를 정리해봤다. 226곳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당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지에서만 알 수 있는 인물과 조직의 힘, 그러니까 정당의 실력이 날것으로 드러나는 성적표다. 전국을 겨우 17조각으로 나누는 광역단체장 지도보다, 226조각으로 나눠서 보는 기초단체장 지도가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단체장까지 선거로 뽑는 대구라서 졌다고? 아니, 좀 더 복잡해 이상원 기자 여기저기서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박수 칠 준비를 하던 손들이 느릿느릿 내려갔다. 입을 벌린 사람들이 많았다. 텔레비전 화면이 다른 지역 결과로 넘어간 뒤에도 옆 사람에게 말 붙이는 이가 없었다.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후보가 눈을 감았다. 몇 초 되지 않는 동안 쉴 새 없이 카메라 셔터 소리가 터졌다. 5분 뒤 자리에서 일어나 몇 사람과 악수한 그는 방으로 들어갔다. 6월13일 저녁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 캠프 풍경이었다. 결과만 보면 ‘예상대로였다’는 평도 나온다. 쏟아져 나온 ‘TK(대구·경북) 제외 여당 ... 여당 원내대표 표정이 어두웠던 이유 이숙이 기자 6월12일 저녁 8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막판 유세가 한창이던 명동은 축제판이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출동해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압승하게 해달라며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이름을 한 명씩 다 호명했다. 자신감과 여유가 충만했다. 유독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표정에선 그늘이 엿보였다. 유세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곧바로 원 구성을 하고 국회를 정상화해야 하는데 야당이 제대로 응해줄지 걱정이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야권 재편의 필요...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장일호 기자가 쓴 와글와글 인터넷 ‘클래스는 영원하다’ 기사(제560호)의 페이스북 (facebook.com/sisain) 도달률이 높았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자유한국당)가 지난 5월30일 토론회에서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과 과거 일련의 왜곡된 성 의식을 보여주는 발언을 꼬집은 기사였다. 6만6527명에게 도달했고 881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김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소방관들에게 갑질할 것을 우려하는 독자의 댓글도 이어졌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을 다룬 김은지 기자의 ‘상고법원 된다면야 재판 거래쯤이야’ ... ‘축구 종가’ 자존심 젊은 피가 지킨다 류청 (〈풋볼리스트〉 취재팀장) 잉글랜드를 축구 종가라고 소개하는 건 식상하다. 종가를 자처하지만 ‘1966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나라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잉글랜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모으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를 보유하고 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초라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금 다를 수도 있다. 잉글랜드는 유럽 예선 F조에서 무패(8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다. 10경기에서 18골을 넣고 3골만 내줬다. 우리가 잉글랜드 하면 떠올리던 데이비드 베컴... 국회에서 여성 정치인을 찾기 어려운 까닭은?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6·13 지방선거 후보자 분석 결과’를 보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전체 후보자의 80.2%가 남성이다. 17곳 광역단체장의 경우 모든 후보가 남성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다른 정당이 내세운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도 2명에 불과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보다 높고 각종 시험에서 여성이 수석을 차지했다는 뉴스를 접한 지도 오래되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여성의 로스쿨 진학률은 44.7%로 역대 최... ‘다크호스’ 그 이상을 원한다 송영주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 벨기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다크호스다. 오히려 팀 전력과 선수들의 면면, FIFA 랭킹(현 3위) 등을 살펴보면 우승 후보에 가깝다. 하지만 대다수는 벨기에를 우승 후보로 보진 않는다. 이는 역사에 기인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벨기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없고, 기대를 모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각각 8강 진출에 머물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까? 다크호스에 만족할 수 없는 벨기에의 전력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벨기에의 ... 독자와의 수다 김연희 기자 독자 번호: 214110323 이름: 한원희(51) 주소: 전남 목포시 한원희씨는 제555호를 즐겁게 읽었다며 〈시사IN〉 홈페이지에 ‘독자와의 수다’를 신청했다. 제555호는 4·27 남북 정상회담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정기 독자인 그는 역사적인 회담을 기록한 사진과 기사를 종이책으로 지인들과 나누고 싶었다. 제555호를 추가로 구매해 지인들에게 선물하려고 목포 시내 서점 등을 모두 뒤졌다. 하지만 구할 수 없었다. 그는 〈시사IN〉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직접 10권을 주문했다. 편집국의 수고를 알아봐준 독자가 고맙고 또 ... 수비 ‘불안 불안’ 했지만 16강 눈앞에 둔 러시아 이재후 (KBS 아나운서) 러시아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최약체로 평가받았으나 조 편성에서 행운이 따랐다. FIFA 랭킹으로만 보면 러시아가 66위, 사우디아라비아 67위, 이집트 44위, 우루과이가 22위다. 8개 조 가운데 A조의 랭킹 평균(50위)이 가장 낮다(한국이 속한 F조의 랭킹 평균은 25위). 러시아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본선에 모두 10번 진출했다(옛 소련으로 7번, 러시아로 3번). 최고 성적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전설적인 골키퍼 야신을 앞세워 거둔 4위이며, 러시아로 재편된 뒤 참가한 3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조별 리... 반미북진가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술잔 오가던 판문점 그날 이후 총탄 오갔네 김형민(SBS Biz PD) 4·27 남북 정상회담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하나를 들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방북’일 거야. 인사를 나누던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이라 할 콘크리트 선을 훌쩍 넘어 북쪽 땅을 밟던 장면 말이야. 동시에 판문점에서도 남과 북이 서로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이 엄존한다는 걸 다시금 상기시킨 순간이기도 하지. 그런데 휴전 이후 오랫동안 판문점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달랐어. 판문점에는 남과 북의 경계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남과 북의 경비병과 기자들은 곧잘 뒤섞였고 서로 농담도 하고 우정을 나누... “잘 안 들리는데요”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구글 트렌드로 안철수가 조금 앞서면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입니다.” 지방선거 이틀 전인 6월11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그림)가 마지막 방송 연설에서 “저와 현직 시장이 초박빙 접전이다. 객관적으로 간단히 확인하실 수 있다”라며 구글 검색량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 개표 결과 안 후보는 97만 표를 얻어, 1위 박원순 후보에게 165만 표 뒤진 3위. “미국이 일방적으로 김정은에 놀아난 실패한 회담.”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나온 다음 날인 6월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북·미 회담 결과를 “트럼프가 국내에서... 타이태닉 찾아낸 우즈홀 연구소가 스텔라데이지 수색할까? 매사추세츠·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지난해 11월 나는 우즈홀 해양연구소를 처음 알았다. 남대서양에서 원인 미상으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를 추적하면서다(〈시사IN〉 제536호 ‘스텔라데이지호를 찾아서’ 기사 참조). 지난해 9월 4개국 67일간의 취재를 떠나기에 앞서 심해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한 사례를 찾아보았다. 에어프랑스 447편의 블랙박스를 심해에서 회수한 사례가 있었다. 2009년 5월31일 228명을 태우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를 향해 출발한 에어프랑스 447편이 실종됐다. 2년 뒤인 2011년 7월 심해 3900m 지점에서 가로·세로·높... KTX 해고 여승무원의 육성 고백 “우리는 국가에 두 번 속았다” 글 전혜원·사진 신선영 기자 2018년 5월26일 토요일 아침 메신저로 기사 링크를 받았다.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국정 운영에 협조한 사례로 ‘KTX 승무원 판결’을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답장을 바로 보낼 수 없었다. 정치적 판결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막상 문건으로 나오니 “그럴 줄 알았다”라고 쉽게 답하고 싶지 않았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친구의 죽음이 원통하고 억울했다. 우리나라 사법부가 사람 목숨을 한낱 거래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문건은 그 판결을 “노동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표현했다. 처음 아이의 ‘관계 근육’ 키우기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소싯적 아이가 한 친구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일이 있다. 그 친구 얘기를 하다가 눈물이 흐르는지 눈가를 가리며 끙 하고 돌아누웠다. 여섯 살 아이의 등짝에서 사연 많은 60대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철렁했다. 나는 그때 ‘돌봄 구력(일명 엄마 구력)’이 한참 딸릴 때였다. 첫아이 키우는 처지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다. 안면만 있던 이웃의 ‘선배 엄마’를 길에서 붙잡고 무작정 물었다. 그이가 해준 말. “‘그랬구나, 그렇구나’ 맞장구 쳐줘라.” ‘그 친구가 그랬구나. 그래서 네 마음이 그렇구나.’ 별말 아닌 것 같지만,... 지방 ‘축소도시’들, 아파트 건설 늘지만 빈집도 증가하고 김동인 기자 ‘원룸, 미투(미니 투룸), 투룸. 주인 직접 임대(부동산 수수료 없어요).’ ‘단기 방 가능, 그날 입주, 원룸 월 10만, 미투 월 13만. 투룸 월 23만.’ 5월29일 경상북도 김천시 자산동. 골목 초입에 위치한 빌라 건물마다 각종 전단지가 도배되어 있었다. 마침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나온 빌라 주민에게 사정을 물었다. “재작년부터 갑자기 이런 전단지가 건물 가득 붙기 시작했다. 나도 이 건물에 보증금 300만원, 월세 25만원으로 계약하고 들어왔는데, 주변 시세가 떨어져서 집을 옮기겠다고 하니 집주인이 월세를 내려주더... 눈물의 월드컵 파란만장 도전기 배진경 (〈포포투〉 한국판 취재팀장) 벌써 4년 전 일이다.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지인들과 사석에서 ‘축구 화병’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 있다. 월드컵을 보면서 화를 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현상이 흥미로워서였다. 어느 감독은 해외 축구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와 전술적 격차를 언급했다. 다른 기자는 영역을 불문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분노의 정서를 짚었다.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집단적 무력감과 우울에 빠진 때였다. 사회 곳곳의 병폐를 축구대표팀 운영(및 심각한 부진)에서도 확인하며 불신과 분노가 커졌다는 분석이었다. 지극히 축구적인 관점에... 희곡에서 읽는 중국 현대사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꾸준히 희곡을 읽어온 독자에게 〈중국현대희곡총서〉는 복음과 같다. 총서를 낸 출판사는 연극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출간해온 연극과인간이며, 이번에 나온 여덟 권은 30권으로 완간될 총서의 1차분이다. 2005~2013년, 중국 관련 전문 출판사인 학고방에서 똑같은 이름의 총서로 라오서·궈모뤄·톈한· 샤옌·천바이천·차오위를 차례대로 번역한 바 있으나, 이들은 대부분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되기 이전에 대표작을 모두 내어놓았거나 문화대혁명기에 붓을 놓았다. 19세기 말 동아시아 3국(한·중·일)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 한국당 차기 당 대표는 홍점표? 변진경 기자 “빠, 빠, 빨간 맛 궁금해 허니~.” 모두가 두근두근 지켜본 결과, 레드벨벳은 TK(대구·경북)에만 깔렸다. 한나라당 시절 홍준표 의원이 타임머신을 타고 6월13일 지방선거 날 도착했다면 잠시 환호했을 수도 있겠다. 당시 한나라당 색이었던 파란색은 이제 더불어민주당의 색이 되어 온 나라를 덮었다. 누리꾼들은 사색이 된 홍준표 대표(사진)의 얼굴 동남쪽 부위(코밑 오른쪽)에 점 하나를 찍고 “자유한국당의 차세대 당 대표 홍점표”라며 놀려댔다. 홍 대표가 그토록 원하던 빨간 맛은 부분 염색에 그쳤고, 민주당 의원들의 파란 머리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