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국가 범죄의 최종 완성처” 정희상 기자 전남 진도에서 양봉업을 하는 박동운씨(73)는 김명수 대법원장 앞으로 장문의 탄원서를 보냈다. “법원이 죄 없는 우리 가족에게 간첩 혐의를 뒤집어씌워 일차적으로 죽이고,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오자 양승태 대법원이 2차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일부러 질질 끌어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기각해 또 죽이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되겠습니까.” 진도 자택으로 찾아간 취재진에게 박씨는 대법원장 외에도 지난해 여름부터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앞으로 보낸 각기 다른 수많은 탄원서 더미를 방바닥에 펼쳐 보였다. “저와 우리 가족은 19... ‘황해’에 담은 시절이 역사가 되었다 이오성 기자 2017년 겨울호가 나온 뒤 전성원 편집장이 〈황해문화〉를 발행하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에게 말했다. “늦었지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뭔가?” “이번 호에 최영미 시인의 시를 실었습니다.” 내용을 본 지용택 이사장이 말했다. “이 사람아, 좀 빼지 그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2017년 겨울호 특집은 ‘젠더 전쟁’이었다. 특집 필자는 물론 시, 소설, 포토에세이 작가도 전부 여성으로 꾸렸다. 창간 이후 처음으로 창작 코너 작가들에게도 ‘페미니즘과 젠더’라는 특정 주제를 던져주었다. 그리고 최영미 시인이 문제의 작품... 검찰의 힘 줄여야 국민의 힘 커진다 김인회 (변호사·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임박했다. 가깝게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을 시작한 지 1년 만의 성과다. 검찰 개혁을 처음 시도한 노무현 대통령의 꿈도 일부 실현되었다. 2003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 때부터 헤아리면 15년이다. 길게는 1954년 형사소송법을 제정하면서 미루어왔던 과제를 해결했다.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국회의원들은 경찰이 수사권을 갖고, 검사가 기소권을 갖는 것이 좋은 제도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 파쇼보다는 검찰 파쇼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잠정적으로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것으로 결정했다. 1위를 꺾은 57위의 기적 이상원 기자 대한민국이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6월27일(현지 시각)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앞선 두 경기를 내리 패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반면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팀 독일은 F조 꼴찌로 대회를 마쳤다. 독일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80년 만의 일이다. 독일과 한국의 전력 차이는 FIFA 랭킹 1위와 57위라는 수치 이상이다. 선수단 이름값부터 차원이 다르다. ‘2014 월드컵 올스타’로 선정된 토니 크로스, 마츠 훔멜스, 마누엘 노... 탐사보도 부활시킨 미국의 비영리 언론 김은지 기자 7분48초짜리 음성 파일 하나가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다.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는 아이들의 말소리.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결정한 이민자 부모-자녀 분리 수용이 얼마나 비인도적인지 드러낸,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단독 보도였다. 6월18일(현지 시각) 공개된 이 파일을 며칠 동안 〈워싱턴포스트〉, CNN 등도 인용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을 뒤집어야 했다. 6월20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443GB(기가바이트) 분량인 ‘파나마 페이퍼’ 120만 건을 추가 공개했다. ICIJ는 2016... 정치 양극화는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미국의 대표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14년 6월에 발표한 〈미국인들의 정치적 양극화〉라는 보고서는 큰 충격을 줬다. 보통 여론조사보다 10배는 많은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정치적 양극화의 수준이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이 다양한 통계 지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잘 안 통한다는 점은 생활 속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에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 사이의 이념적 격차는 1970년대까지 갈 것도 없이 1990년대 초반... ‘가정방문’ 관리의 효과 뉴욕·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뉴욕 주정부의 아동가정국(OCFS)은 1995년부터 ‘헬시 패밀리 뉴욕(HFNY)’ 설립을 지원하고 ‘헬시 패밀리 아메리카(HFA)’의 가정방문 프로그램을 장려했다. HFNY는 뉴욕 주 곳곳에 있는 협력 관계의 NPO를 통해 프로그램을 서비스한다. 설립 당시 5군데에서 실시되던 것이 현재 뉴욕 주에서만 42군데로 늘었다. 특히 뉴욕 주 인구의 절반가량이 사는 뉴욕 시는 13군데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브루클린에서만 5곳이다).‘헬시 패밀리 선셋파크(HFSP)’도 협력관계에 있는 NPO 중 하나다. 가정방문사 4명을 포함해 총 5명 가정방문 프로그램, 한국에 확산된다면 뉴욕·임지영 기자 ‘헬시 패밀리 아메리카(Healthy Family America·HFA)’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방문 프로그램이다. 임신한 여성이나 태어난 지 3개월 이내의 신생아 부모가 프로그램에 등록하면 가정방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부모 교육, 우울증 검사 등 양육에 필요한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한다.1992년 시작한 이래 HFA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은 미국 전역 25개에서 624개로 증가했고 현재 35개 주, 캐나다 등지에서 10만여 가구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11년 미국 보건복지부가 HFA를 가정을 방문하니아동학대 줄어드네 뉴욕·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미국 뉴욕 주 뉴욕 시에 있는 브루클린 자치구 북서부 지역에는 110㏊ 규모의 선셋 공원이 있다. 공원 이름을 따 그 지역 일대를 ‘선셋 지구’라고 부른다. 이곳을 지나다 보면 브루클린이 이민자의 동네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모스크와 성당이 지척이고 곳곳에서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들을 수 있다. 5월30일 선셋 공원 서쪽 출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한 가정을 방문했다. 제니퍼 페딜라와 그녀의 딸 메디슨 로드리게스가 ‘커플 옷’을 맞춰 입고 취재진을 반겼다. 몇 가닥 안 되는 곱슬머리를 한데 모아 하나로 묶은 메디슨이 낯가림도 없이 곧장 싱크대 앞에서 애덤 스미스 생각하기 은유 (작가) 아들이 제대하고 나서 나는 ‘싱크대 앞 체류 시간’이 늘었다. 하루 한 끼 정도 집에서 먹는데 제대로 먹여야 할 것 같은 책임감에 스스로 놓여나지 못하고 있다. 마트, 유기농 식료품점, 백화점, 동네 슈퍼를 오며 가며 찬거리를 연신 사다 날라도 냉장고는 금세 텅 빈다. 끼니는 뭐든 먹어치우는 괴물인가. 성인 남자 입 하나 느는 게 수저 한 벌 더 놓는 일이 결코 아님을 실감하는 나날이다.그러면서도 다 큰 아들의 밥을 계속 차려주는 게 옳은가 자책한다. 처음엔 군대에서 고생한 아이가 가여워서 해 먹였다. 당분간이라 여겼다. 그런데 아 재판관은 어쩌다 살가죽이 벗겨졌을까 김형민(SBS Biz PD) 16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헤라르트 다비트(1460~1523)는 브뤼헤라는 도시로부터 회의장과 재판정으로 쓰이는 건물을 장식할 그림을 주문받고 B.C. 6세기의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내놓았어. 당시 돈을 받고 판결을 내린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이 페르시아 왕 캄비세스로부터 끔찍한 처벌을 받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었지. 그림 속에서 처형대 위 결박된 시삼네스는 산 채로 그 피부가 벗겨지고 있어. 살아 있으나 죽느니보다 못한 시삼네스의 고통 그득한 표정과 사형 집행인들의 잔인한 손놀림이 그럴 수 없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지. 캄... 김상곤 취임 1주년 인터뷰 “교육 개혁, 국민 믿고 단계적으로” 변진경 기자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는데 이 말은 중국 고전 〈관자(管子)〉에서 유래했다. “1년의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것만 한 일이 없고, 10년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만 한 일이 없으며, 평생(100년)의 계획으로는 사람을 기르는 것만 한 일이 없다(一年之計 莫如樹穀, 十年之計 莫如樹木, 終身之計 莫如樹人).”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교육의 결실을 맺는 일이 그만큼 어렵고 더디다는 뜻이기도 하다. 곡식이 여물고 나무가 울창해지기까지 지난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듯이 교육 또한 단숨에... 권력 감시 위해 “협력하고 공유하라” 김은지 기자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공항을 나서자 야자수가 눈에 들어왔다. 햇살이 따가웠지만 멀리 비구름도 보였다. 하루에 꼭 한 번씩 내리는 스콜이다. 숙소를 안내해준 가이드는 거리 곳곳 웅덩이를 가리키며 “악어를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농담인가 싶어 검색해봤더니, 도착 사흘 전인 6월10일 플로리다 주에서 산책하던 이를 덮친 ‘살인 악어’에 대한 AP 기사가 나왔다. 저널리즘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이곳에 전 세계 21개국 언론인 1775명이 모였다(이들 중 90% 이상이 미국인이었다). 6월14일부터 17일까지 미국 탐사보도협회... DMZ, 평화와 생태의 땅 될까 이오성 기자 DMZ(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는 역설의 땅이다. 비무장을 표방하지만 그 일원은 수백만 개 지뢰를 비롯해 단위면적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화기로 가득 찬 ‘중무장지대’다. 한반도 허리 250㎞를 동서로 끊어놓은 철조망은 인간의 개발을 막아 이 땅에 둘도 없는 생태의 보고를 만들었다. 면적은 907㎢(약 3억 평)로 한반도 전체 면적의 0.4%에 불과하지만, 생태적 측면이나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10여 년 만에 찾아온 남북 해빙 무드는 이 가치를 극대화했다. 4·27 판문점 선언에... 아이를 위한 나라, 무엇부터 해야 하나 변진경 기자 1940년대부터 국가와 지방정부가 나서 아동 사망 사건을 조사해온 영국과 달리, 한국은 아이가 학대받다 죽어도 아무런 공식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다. 경찰과 검찰이 가해자를 수사하고 언론을 통해 주변 정황이 보도되지만 그 ‘실패’의 과정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공식 절차는 사실상 전무하다.그나마 기록된 보고서 하나가 2014년 초 발간된 ‘이서현 보고서’이다. 울산시 울주군에 살던 여덟 살 이서현양은 2013년 10월 친구들이 소풍을 가던 시각 새엄마에게 맞아 숨졌다. 수차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사례가 접수되었고 부모의 폭행 사실 신고가 학대받는 아동을 구한다 런던·변진경 기자 ‘맨데이트 나우(Mandate Now)’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Mandate Report·MR) 도입을 위해 만들어진 아동보호 입법 압력단체다. 이 단체가 요구하는 ‘아동학대 신고 의무제’는 학교, 어린이집, 스카우트, 종교단체 등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규제 활동(Regulated Activitiy)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아동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하면 지방 당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재 사실상 권고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 신고 의무를, 위반 시 벌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강력하게 바꾸자는 게 맨데이트 나우의 무정산 무양심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베트남 음식에서 난민을 읽다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최근 내 입을 사로잡은 외국 요리는 베트남 쌀국수 가운데 하나인 ‘분짜’다. 이 요리는 북베트남을 대표하는 ‘스트리트 푸드’다. 1990년대 하노이의 한 골목을 거닐다 발견한 분짜는 식당의 외관부터 놀라웠다. 목욕탕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연신 국수를 입에 욱여넣는 사람들이 장관이었다. 한 그릇 요리의 대명사 국수치고는 채소도 풍부했고, 마리네이드된(양념장에 재워둔) 고기를 계속 부채질하면서 구워대는 그 풍경이 발길을 이끌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난 이미 한 그릇을 해치우고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쌀국수를 집어 베트남식 젖국인... 23년 전 ‘그때 그 사람들’ [프리스타일] 정희상 기자 1995년 봄, 홍준표 검사(전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다. 당시 그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안기부에 파견근무 중이었다. 기자는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과정에서 경호 등을 담당한 한국계 야쿠자들을 만나 취재했다. 야쿠자들이 겪은 한·일 회담 뒷거래 의혹을 취재해 보도한 뒤였다. 한 일식집에서 마주한 홍 검사는 “정 기자, 김종필씨가 일본에 숨겨놓은 부동산 소재지를 나한테 넘겨주소”라고 요구했다. 그는 “김종필 같은 낡은 구태 정치인을 추방해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랩으로 전하는 성찰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12 허클베리피“그곳은 꿈꾸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무덤/ 하루에도 몇 구씩 발견되는 싸늘한 주검/ 하늘 아래 가장 높게 솟은 새하얀 구멍/ 꼭대기에 대한 상상은 내겐 오래된 즐거움”(허클베리피 ‘에베레스트’ 가사 중).2016년에 발표된 〈점〉 앨범에 수록된 ‘에베레스트’라는 곡은 인생을 높은 산에 오르는 것으로 비유한 곡이다. 이 곡의 가사는 근래 보기 드물게 높은 문학성으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프리스타일 랩(즉흥으로 라임을 만들어가며 하는 랩)의 실력자로 데뷔 초기 힙합 신에서 두각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