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었기에 하루가 꽤 괜찮아졌다 서효인 (시인·〈릿터〉 편집장) ‘한국 문학 파이팅.’ 필자 중 한 명이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다행히 여름은 문학과 친한 계절이다. 극단적인 날씨, 몰입하기 좋은 소설이 특히 그렇다. 올해도 여름을 앞두고 많은 소설이 출간되었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한국 소설 여섯 권을 소개한다. 문예지를 만드는 작가·평론가·시각문화연구자가 각각 삶을 버티게 하는 소설, 나 자신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 소설, 끔찍함을 보여주는 소설을 추천해왔다. 아침부터 종일 일이 너무나 많았다. 도서전 준비에 동원되어 몸은 녹초가 되었는데, 어떤 저자로부터 꽤 날카로운 메일을 받았다. ... 경제 개방과 체제 유지, 어떻게 둘 다 잡았나 호찌민·글 이상원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값져 보이는 장식품이 거실에 가득했다. 비서 세 명은 두 시간 동안 서서 시중을 들었다. 배석한 부회장과 현지 기자, 통역도 내내 눈치를 살폈다. 11명이 모인 호찌민 시 중심가의 저택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이는 집주인 응우옌박푹 회장(74) 한 명이었다.현재 푹 회장의 공식 소속 단체는 호찌민 과학기술경영컨설팅협회다. 협회는 베트남 전역의 큰 행사를 주관하며, 이 행사에는 정부 고위 관료들이 대거 참석한다. 공학박사인 푹 회장은 공산당 고위층과 직접 소통하면서 베트남 정부의 건설·기술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인물이다. 현지 기 민주당 당권 놓고 ‘친문’ 단일화 눈치 게임 이상원 기자 8월25일 열릴 전당대회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7월10일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7월20일과 21일 후보자 신청을 받은 뒤 7월26일 예비경선을 치른다. 전국 중앙위원 470여 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예비경선에서 당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8명을 추려낸다. 8월25일 대의원 현장투표(45%), 권리당원 여론조사(40%),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각각 10%, 5%)를 합산해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관심은 단연 당 대표 선거에... ‘섹시와 청순’ 그 이상의 설현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2016년에만도 20편 넘게 CF를 찍었다고 한다.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보험, 인터넷 쇼핑몰까지 정상급 스타의 종목을 두루 섭렵했다. 설현은 국민적인 스타다. 보통 이 정도 스타는 어떤 인간상을 대표하게 마련이다. 세련된 여성이나 도회적 인간, ‘국민 여동생’, 천재적 재능의 스포츠 스타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설현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섹시와 청순, 귀여움을 모두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를 ‘천의 얼굴’이라 부르진 않는다. 오히려 섹시와 청순, 귀여움 사이의 백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팬들은 그를 조금 더 알고 있다. 팬 ... 빗소리가 넓어지는 밤의 버스에서 김현 (시인) 오늘은 빗소리를 들었다. 장마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은 근사하다. 야근하고 운동하고 지친 몸을 버스에 싣고 집으로 오는 길에 알 수 없는 상념에 젖어 밤바다를 생각했다. 자연의 힘이다. 때때로 우리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인간이 가진 한계를 가늠한다. 인간은 자연에 비견할 수 없을 만큼 비(非)상상의 존재이다. 자연은 인간을 자연스레 상상의 동물이게 한다. 차창에 송골송골 맺힌 빗방울을 보다가, 창밖으로 멍하니 시선을 던지다가 누구나 한 번쯤 해봄 직한 공상의 나래를 펼쳤다. 지금 타고 있는 버스가 ‘우리 집’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노동시장 조감도 전혜원 기자 대기업 공채라는 바늘구멍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기에는 너무 좁다. 바늘구멍 밖은 지나치게 황량해서 장시간·저임금 노동은 기본이다. 이 노동시장에서는 시장 원리가 거의 무제한으로 적용되어 불법 파견이 횡행한다. 직원이 갑자기 출근하지 않아도 곧 다른 직원으로 대체되기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서 평생직장이라는 안도감은 없지만, 근속 연수에 따라 가파르게 오르는 임금 곡선과 각종 복리후생, 강한 노동조합은 분명 한쪽 세계에만 있다. 둘은 한국에 존재하는 두 노동시장, 이른바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이다... 민통선 따라 평화와 통일을 향해 이오성 기자 해발 1049m 고지의 풍경은 기이했다. 초록빛 수풀과 검은 철조망이 묘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포화와 냉전의 세월을 아랑곳 않고 백두대간 줄기는 철조망을 넘어 북쪽으로 너울 치며 뻗어갔다.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만큼 북한 산하가 지척이었다. 고개를 뒤로 돌리니 강원도 양구군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펀치볼 마을이 펼쳐졌다. 화채그릇(펀치볼)처럼 움푹 파인 독특한 지형이 그림 같은 곳이다. 양구군 해안면 현리에 있는 을지전망대는, 철조망만 걷어내면 퍽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나 다름없었다. 북한 땅이... 이인영 의원이 민통선 대장정 나선 이유 이오성 기자 길 위에서 그는 달리 보였다. 아무 데나 철퍼덕 주저앉아 청년들에게 농담을 던지고, 가방에서 주섬주섬 먹을 걸 꺼내 나눠주었다. 걷기 여행에 푹 빠진 동네 아저씨 같았다. 몇 해 전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뒤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인영 의원은 접경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여의도 말고 이런 곳에서 정치를 하면 한국 정치에도 평화가 깃들지 않겠느냐”라며 웃었다. 여의도 정치에서 이인영 의원은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는 3선 의원이다. 1987년 6월 항쟁과 이후 통일운동을 이끈 전대협... 뉴욕 시의 ‘아동보호’ 호평받는 이유는? 뉴욕·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뉴욕 시 아동서비스국(ACS)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동 관련 행정 부서 중 하나다. 5개 자치구(맨해튼·브루클린·퀸스·브롱크스·스태튼 섬)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안전과 복지를 담당한다. ACS 소속 직원 1100여 명 중 700명이 아동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CS는 지난해 5만6435가구를 대상으로 학대 및 방임 조사를 벌였다(2016년 8월~2017년 8월). 조사 과정에서 지역의 비영리단체(NPO)를 통해 연간 2만여 가구에 약 200개에 이르는 보호·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초... “베트남 전쟁의 당사자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 호찌민·글 이상원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한국에서 베트남의 대표 이미지는 ‘전쟁’이다. 수천 년간 얽힐 일 없던 양국에게 베트남 전쟁은 가장 강력한 접점으로 남았다. 베트남 내에서도 전쟁은 첫손에 꼽힐 만한 현대사의 주요 사건이다. 호찌민 시에 있는 전쟁박물관에서 쩐쑤언타오 관장(아래)을 만났다. ‘베트남이 보는 베트남전’은 대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에게도 참고가 될 만하다. 이 박물관은 어떤 곳인가?1975년 ‘미국과 괴뢰정부의 범죄 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세웠다. 1990년 ‘침략전쟁 범죄 전시관’이라고 개명했고, 1995년 ‘전쟁박물관’이 되었다. 박물관 목적은 침 Boys, be 대위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베트남 북한식당 폐업에 박근혜 정부가 개입했나? 호찌민·글 이상원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 있던 마지막 북한 식당 ‘류경식당’이 지난해 문을 닫았다. 수년간 인기를 끌던 곳이라 관심이 모였다. 한국 언론은 ‘영업 부진’을 폐업 이유로 꼽았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베트남 당국의 임대계약 갱신 거부’ 탓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베트남 사정에 밝은 현지 기자는 “누군가 개입했다면, 베트남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베트남 교민 매체인 〈신짜오 베트남〉은 2016년 2월26일 ‘북한 식당 이용을 자제합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북한 식당이) 번 돈은 김정은 수령에게 ‘영헌공’ 보기가 부끄럽지 않을까 김형민(SBS Biz PD) 막스 베버는 권력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지. “권력이란 타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는 힘이다.” 동서고금을 망라하고 권력을 쥔 자는 ‘타인의 의지에 관계없이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했지. 우리 역사에도 그런 권력자가 한두 명이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누구일까? 아빠는 우리 역사 최강의 권력자 중 하나로 최이(崔怡)가 떠오른다. 고려 최씨 무인 정권의 두 번째 집권자. 고려 무신 정권 시대를 통틀어 최장기 권력자이며(무려 30년) 몽골의 침략으로 온... 끈질긴 목격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을 외치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이야기를 전할 때면 늘 냉소적인 댓글과 마주치곤 했다. “당당하면 가면 벗고 하지.” 직원들은 당당하고 확신에 차 있지만, 회사가 목소리 내는 이들을 어떻게 본보기로 찍어 누르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대한항공에는 노동조합이 3개 있는데 2개는 조종사만 조직 대상으로 삼는다.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 직원 대부분이 입사와 동시에 자동 가입되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조합원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평가는 좀처럼 듣기 어렵다. 노조를 바꿔보려 했던 직원들은 해고되거나, 인사평가로 저성... 시사IN 제566호 - "비핵화, 해법 있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포토IN/끝나지 않은 기억, 4·3 ISSUE IN • '이명박 재판' 법정 중계/ 삼성이 돈 건네자 밝게 미소 지은 MB? COVER STORY IN 주목할 만한 헤커 박사의 '해법'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기류에 빠진 모양새다. 북한 핵 시설에 정통한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의 민수용(民需用) 전환을 제안했다. • 방북과 '관세 전쟁' 두 사건의 함수는? ISSUE IN... 해고자 119명이 보내는 구조 요청 장일호 기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김주중씨가 적어낸 긴급생계비 지원서 내용은 단출했다. ‘해고 기간 55개월, 국가가 제기한 손배 14억7000만원, 퇴직금 가압류, 부동산 가압류.’ 김씨는 2014년 노란봉투 캠페인으로 조성된 기금 중 긴급생계비를 지원받은 329가구 가운데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해 7월7일 윤지선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활동가는 김씨로부터 짧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고맙습니다. 잘 쓰겠습니다.”윤 활동가는 김씨가 당시 남긴 서류와 문자메시지를 찾아보다가 결국 눈물을 쏟았다. 김씨가 SOS를 보 숫자로 본 ‘이명박 재판’ 김연희 기자 417호. ‘이명박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417호에서 일주일에 3회가량 진행되고 있습니다. 417호는 전두환씨와 노태우씨가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로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6개월을, 박근혜 피고인이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곳입니다. 전직 대통령의 재판에는 관심이 몰리는 만큼 방청석 150석 규모의 대법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피고인 재판정은 썰렁합니다. 방청객 20명가량과 기자 4~5명이 드문드문 앉아 있을 뿐입니다. 67억7400만원. 다스가 미국 로펌 아킨 검프에 지불한 수임료는 0원입니다. 아킨... 공공·민간 손잡고 아이 손 잡아주네 뉴욕·글 임지영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1874년, 미국 뉴욕 시 맨해튼에 살던 아홉 살 소녀 메리 엘런이 오랜 기간 신체적으로 학대당한 사실이 이웃의 신고로 드러났다. 12월에도 맨발로 다니던 메리는 아홉 살이지만 다섯 살 체구였다. 가해자는 양어머니였다. 메리의 친아버지는 전쟁에서 사망했고 친어머니는 고아원에 그녀를 보냈다. 이후 맨해튼에 사는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양부는 입양 직후 사망했고 그의 부인 메리 코널리는 재혼했다. 메리는 법원에서 말했다. “저는 제 나이를 모릅니다. 엄마는 거의 매일 나를 채찍질하고 때렸습니다. 채찍은 항상 내 몸에 검고 파란 상처... 기사 후~폭풍 정희상 기자 김종필 전 총리의 죽음으로 지난 기사까지 다시 주목받았다. 2016년 11월 김형민 PD가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에 쓴, 김 전 총재와 조선 시대 유자광을 비교한 기사이다.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 sisain)에 다시 소개된 ‘쓰러졌다가 벌떡 일어나 역사의 죄를 짓는다’ 기사가 5만여 명에게 도달했다. ‘Sang Kim’ 독자는 “참 기가 막힐 정도로 맞아떨어지는 닮은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역시 허언이 아니로군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김 PD의 연재 코너는 에버그린 콘텐츠 (꾸준히 소... 기자들의 시선 - 블랙박스 시사IN 편집국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이 주의 공간 전 세계가 간절히 바라던 구조작전이 성공했다. 타이 북부 치앙라이 주 탐루엉 동굴에 갇혀 있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 소년 12명과 엑까뽄 찬따웡 코치 등 13명 전원 이 7월10일 구출됐다. 고립된 지 17일 만이다. 다국적 구조팀의 노력, 아이들을 다독인 코치의 리더십, 아이들의 끈기와 용기가 전 세계에 감동을 주었다.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코치와 아이들 3명이 난민 출신 무국적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적 없는 ‘국민 영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