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추가 문건에 드러난 정치판사의 오만과 편견 천관율 기자 이것은 기념비적인 사료다. 모든 공공기관은 조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그를 위해 공공기관끼리도 치열한 내부정치를 벌인다고 정치학자들은 본다. 이 고전적인 명제가 기록으로,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확인됐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 문건 196건이 7월31일 추가로 공개됐다. 앞서 6월5일 1차 공개된 문건 98건에서는 보이지 않던 국회와 언론 관계 문건이 다수 드러났다.문제는 이 문건의 작성자가 사법부라는 사실인데, 사법부는 이런 내부정치로부터 차단되도록 특별한 보호를 받는 기관이다. 이른바 권력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진짜 사장님일까? 전혜원 기자 오전 6시. 세븐일레븐 서울 동대문구청점을 운영하는 이성종씨(46)가 매장에 도착해 결제단말기(POS)를 켰다. 이 단말기로 본사는 2시간마다 매장이 영업 중인지 체크한다. 이씨는 심야 시간 미영업 제도를 이용해 오전 0시부터 6시까지는 문을 닫는다. 그러나 연중무휴인 것은 똑같다. 명절에 쉬고 싶어도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없으면 ‘땜빵’을 해야 한다. 무단으로 영업을 안 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본사 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매장을 체크한다. 오전 6시27분 첫 손님이 담배 두 갑을 사갔다. 9평(약 30㎡) 편의... 일본 편의점 가맹점주 노조 만들어 싸운다 전혜원 기자 일본에는 편의점주 노동조합이 있다. 2009년 세븐일레븐, 2012년 패밀리마트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본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본사는 거부했고, 사건은 노동위원회로 향했다. 오카야마 현과 도쿄 도의 노동위원회는 각각 2014년과 2015년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라고 인정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로 구성된 노동조합 ‘편의점 가맹점 유니온’의 집행위원장이자 2003년부터 효고 현에서 패밀리마트를 운영 중인 사카이 다카노리 씨(58)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현재 본사와 단체교섭... 재판도 이제 해봐서 알까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지난 6월부터 ‘이명박 재판’ 법정 중계를 전담하고 있다. 종종 검찰은 이명박 피고인이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공개한다. 대부분 이 피고인이 시치미를 떼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내용이다. 범죄를 증명하는 증거가 이토록 많은데 이 피고인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의 요지다. 내가 주목하는 건 다른 지점이다. “그런 적 없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 사이에서 빛나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특유의 화법이다. 검사가 미국 로펌에서 대미 관계 자문을 받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이 피고인은 “제가 기업을 오래... 구독의 시대에도 명곡은 흐른다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명곡’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본다. 명곡(名曲). 해석하자면 ‘널리 이름을 떨친 노래’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조건 하나가 더해져야 한다. 바로 시간이다. 즉, 명곡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 명성을 쌓은 노래’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글쎄, 정해진 건 아니지만 최소 10년은 되어야 명곡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KBS2 TV 프로그램,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흘러간 노래를 재해석하는 이 프로그램만 봐도 우리가 어떤 시대의 음악을 명곡으로 간주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비단 가요만이 아니... 김현종 본부장의 빛바랜 소신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2006년 2월3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느닷없이 한·미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한 뒤, 오랜 세월이 흘렀다. ‘투자자-국가 중재제도(ISDS)’는 그중에서도 핵심 쟁점이었고, 언제나 미국은 밀어붙이고 한국은 방어하는 양상을 띠었다.대체로 미국에서 좌파는 이 제도가 환경·복지·노동 제도의 공공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우파는 미국 사법권의 훼손 때문에 반대했다.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을 포함한 한국의 우파는 오로지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고 주장했다.상전벽해의 대반전이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교유서가 펴냄 “아우구스투스…… 그래, 마음에 드네. 아주 좋아.” 로마 역사를 다룬 수많은 소설 가운데 ‘지존’은?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로마 공화정 말기에서 아우구스투스 황제 집권까지 무려 130여 년의 세월 동안 주연급만 수십명에 달하는 규모의 캐릭터들이 협력하고 투쟁하며 비장한 말로를 맞는다. 로마 공화정까지 상세하게 서술되었다. 꼼꼼히 읽을수록 더 재미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제7부이자 대단원이 바로 〈... 이열치열 독서법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어빙 고프먼의 〈수용소〉(문학과지성사, 2018)는 ‘총체적 기관(total institution)’에 대한 선구적 연구다. 낯선 용어라고 움찔할 필요 없다. 총체적 기관이란 다수의 개인이 상당 기간 바깥 사회와 단절된 채 거주하고 일을 하는 장소다. 총체적 기관 속 개인들은 외부와 단절된 공통의 일과를 보내며, 이들은 공식적 행정의 관리 대상이다. 총체적 기관의 대표적인 예는 교도소이고, 정신병원이나 수도원(수녀원), 사관학교와 군대도 고프먼의 연구 영역이다. 번역자 심보선의 말처럼 고프먼의 총체적 기관은 미셸 푸코의 패놉티... 회사 스트레스를 통찰로 바꾸려면 백지선 (흐름출판 편집자) 남들이 선호하는 직장에 다니다가도 사표를 던지고 이제 내 삶을 찾겠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부쩍 많이 들린다. 다른 좋은 일을 찾았다면 축하할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표는 최후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회사언어 번역기〉는 대기업에서 전략기획 실무를 맡고 있는 저자 피터(Peter)가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해 ‘브런치북 프로젝트 #2 은상’을 수상한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드 지키기〉에 기반하고 있다. 독자가 주인공이 되어 회사의 부조리한 실상을 느끼고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으로 극화할 것을 저자에게 제안했... 평범한 그는 슈퍼히어로가 되어 황도윤 (자유기고가) 영화 〈킥 애스:영웅의 탄생〉이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능력 없는 히어로라는 점이다. 자칭 ‘킥 애스’인 주인공 데이브는 슈퍼맨 같은 초능력도, 아이언맨 같은 재력도 없는 평범한 소년이다. 데이브는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히어로 놀이를 하다 우연히 갱들의 싸움터에서 사람을 구한다. 이 장면이 SNS를 통해 퍼져 나가 금세 유명해지고 여기저기서 킥 애스에게 도와달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데이브는 겁이 나서 도망가려 했지만 사람들의 간절한 부탁 때문에 무능한 히어로 킥 애스로서 생사를 넘나드는 고군분투를 이어나간... ‘평화 영웅’ 나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강은 인턴 기자 안악희씨(38·본명 최태현)의 본업은 베이시스트다. 성공한 케이팝 스타라면 기획사의 관리 아래 군 입대를 미룰 수도 있지만, 인디 뮤지션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안씨는 20대 초반 군대에 다녀왔다. 제대 후 밴드 투어를 다니면서 해외 뮤지션들은 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봤다. 한국처럼 군대로 인해 그동안의 삶과 ‘단절’되는 곳은 없었다. 투어 이후, 풀지 못한 숙제처럼 징병제에 대한 의문을 품고 다녔다.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2014년 안씨가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하... 이 주의 그래픽 뉴스 - 전력수요량 최예린 기자 국민 세금으로 특실 간 MB 김연희 기자 “내 일은 나올 수 있으시겠습니까?” 7월12일 재판이 마무리될 무렵 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명박 피고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피고인이 평소보다 일찍 재판을 끝내달라고 요청하자 다음 재판에는 빠지지 않을 건지 확인한 겁니다. 재판부가 못 미더워할 만큼 이명박 피고인은 재판에 자주 불출석하고 있습니다. 주 3회 재판 중 보통 한 번은 연기 신청을 합니다. 이 피고인은 5월23일 1차 공판 직후부터 건강 문제를 호소했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잠도 잘 못 잔다는 겁니다. 결국 7월30일 이 피고인은 구속 전 진료를 받던 서울... MB 집사 김백준 “다들 돈 냄새는 금방 맡는다” 김연희 기자 ■7월27일 이명박 횡령·뇌물 등 16차 공판 국정원 자금 상납 혐의에 대한 심리가 계속됐다. 이명박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2억원씩 세 차례, 10만 달러(1억1200만원) 한 차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뇌물죄와 국고 등 손실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 도중 잠시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 언성이 높았다. 판사가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중재하자, 이명박 피고인도 “김 변호사님 웃으면서 하세요”라며 거들었다. 검찰: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7회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겠다. 6회 검찰... 시사IN 제570호 - 이 사람이 인공지능의 미래다 고제규 편집국장 • 발행인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포토IN/100원만 더 주세요 ISSUE IN • '이명박 재판' 법정 중계/ "MB에 30억 지원했다, 그 족속들 파렴치한" • 줄줄이 영장 기각,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 전 경찰청장은 왜 '1등 신문'과 싸우나 • 지방대생의 '문제적 삶'을 말하다 • '기네스북 대학촌'도 방학이면 유령 도시 COVER STORY IN 번역 앱 똘똘해졌죠? 조경현 덕분입니다 인공지능 번역의 혁신을 가져온 신경기계... 기사 후~폭풍 김동인 기자 온라인 서점에 추가 입고 문의가 줄을 이었다. ‘핫한’ 별책부록과 슬픈 표지에 온라인 기사보다 오프라인 잡지가 더 인기를 끌었다. 고 노회찬 의원을 다룬 커버스토리와 기무사의 계엄 문건을 날것 그대로 발행한 별책부록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해시태그 ‘#시사인’을 검색하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이번 주 〈시사IN〉 소장각” “부록 알차다. 인터넷으로 읽을 때보다 더 열받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페이스북 (facebook.com/sisain)에서 가장 많은 독자가 살펴본 ... 독자와의 수다 김동인 기자 독자 번호: 117040289 이름: 김혜령(32) 주소: 서울 강동구 김혜령씨(32)가 〈시사IN〉에 마음을 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기 구독을 결심하기 전까지 김씨에게 〈시사IN〉은 종종 구입해 보는 잡지, 종종 살펴보던 언론 중 하나에 불과했다. 2017년 초, 촛불을 경험하고 나서야 김씨는 정기 구독을 결심했다. 오랜 관찰과 평가 끝에 이 매체가 세상을 읽어내는 방식에 공감과 신뢰가 생겼다고 한다. 김씨는 숫자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통계 연구원이다. 평소에는 숫자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뉴스... 〈시사IN〉의 생존전략 [편집국장의 편지] 표완수 (〈시사IN〉 발행인) “됐습니다. 저희도 할 만큼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들어서고··· 이제 좀 쉬렵니다.” 수년 동안 〈시사IN〉을 정기 구독해온 독자들이 구독 연장을 거절하면서 남긴 공통된 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근 1년 동안 이어진 독자 감소 추세가 이제는 주춤한 상태다. 독자 감소를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규모가 그리 클 줄은 몰랐다. 잡지 발행인으로서 그동안 곳곳에 이런저런 하소연을 했다. 오늘은 그다음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한다. 어려움에 부닥친 〈시사IN〉이 어떻게 대응하고 견디고 있는지.5만9000대를 유지하던 구독자 수가 5만 예테보리 시가 성소수자 위원회를 만든 까닭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지난해부터 예테보리 대학 예술학교에서 평등정책 관련 보고서 작업에 연구보조로 참여했다. 또 사회예술 과목 강의를 동료 예술가와 함께 맡아 진행했다. 수강생은 순수미술·사진·영화과 학부생들이었다. 신설 강좌인 데다 필자와 동료 둘 다 처음 스웨덴 대학생들 앞에 섰다. 강의 진행 내내 도전받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학기가 지난 후 돌이켜보면 호칭 때문에 가장 진땀을 흘린 듯하다. 수강생 중 한 명이 우리가 부르는 호칭에 대해 매번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했다.스웨덴어에는 삼인칭 대명사에 ‘그(Han·남성)’와 ‘그녀(Hon·여성 정원영의 음악에 담긴 슬픔과 아름다움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14 정원영 “결국 너는 떠나갔고/ 두려움은 없었네/ 가슴속에 물이 차고/ 숙제처럼 남겨져 하지만 나 두렵지 않았네/ 다만 긴 세월 흐른 뒤/ 바람도 차고 하늘도 얼어붙은 밤/ 그 밤이 지나도 해는 안 뜨고/ 세상은 어둠뿐일 때/ 니 곁에 아무도 없고/ 나도 거기 없다면/ 그게 두려워/ 너무 두려워.”-정원영의 ‘두려움은 없었네’ 중에서.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원영이 올해 초에 발표한 곡 ‘두려움은 없었네’는 사랑과 이별에 관해 새로운 시선을 던져주는 노래이다. 대부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