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면 정상회담이 보인다 남문희 기자 다시 ‘정상회담 시즌’이다. 9월18~20일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다. 2000년 6월 열린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07년 10월 10·4 선언까지 7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4·27 판문점 선언까지는 11년 걸렸다. 올해 들어 4월 정상회담 한 달 만에 판문점에서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있었고, 다시 4개월 만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것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지극히 정상적이다. 정상회담 한 번 하는 데 10년 세월이 흘러야 했던 지난 시절이 비정상이었다. 적어도 대한민국 정부가 1989년 수립한... 수저 진화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당신은 마법사인가, 예언자인가 문정우 기자 당신은 어떤 편인가. 세상이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망해간다고 여기는가. 나는 본래 생겨먹기를 낙천적인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응원하던 권투선수가 KO패를 하기 직전까지도 역전승을 하리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아 빈축을 사곤 했다. 쇼핑을 할 때마다 눈에 띄는 족족 물건이 다 좋아 보여 결정 장애를 겪곤 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의 쓴맛을 많이 보고 증상이 ‘호전’되기는 했으나 본바탕은 역시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겨울과 이번 여름을 겪고 나서는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삼한사온과... 왜 예멘 사람들은 난민이 됐을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 가장 비참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곳은 예멘이다. 그러나 그 참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멘의 비극을 보아달라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호소다. 이 무관심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동 어딘가에서 분쟁을 겪는 나라 중 하나려니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제주도에 5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들이 나타나자 예멘은 갑자기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나 이슬람 혐오 논란이 거세지만, 정작 예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전히 우리는 모른다. 내전의 배경은 무엇 국회로 이어진 ‘비동의간음죄’ 논란 이상원 기자 ‘미투 운동’의 출발점은 사법 불신이었다. 여론의 호응을 얻게 된 이 운동은 자연히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성범죄 형량을 늘리거나 수사·재판 절차를 피해자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8월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비동의간음죄’를 신설해 피해자의 동의에 반한 성관계를 모두 처벌하는 것이다.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이 제언은 사실 ‘강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흔들 파괴력이 있다. 현행 강간죄의 논란 지점부터 보자. 법 조문상 강간죄 성립은 ... 나에겐 ‘노래’ 하면 최백호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최백호 나에게 가수 최백호에 관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디제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배 뮤지션이 해준 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넋을 놓고 그저 듣게 되는 경우는 최백호 외에 없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그 이후로도 몇 사람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던 터라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가수’ 하면 자연스레 나는 최백호가 떠오르게 되었다. 과연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듣는 이의 영혼 깊숙한 곳에 그의 목소리가 닿는 느낌이 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의 계절 기자들의 시선 시사IN 편집국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이 주의 국민청원 청와대가 9월11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 강화’ 국민청원에 답변을 내놓았다. ‘23개월 아이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으로, 41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지난 8월부터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이 아동학대를 한 경우 법원의 양형 기준을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중상해는 최고 징역 12년형, 사망 시 15년형까지다. 엄 비서관은 구형에 비해 선고 형량이 낮다는 사실을 밝히고, 제도를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 [카드뉴스] “간장도 텃밭처럼 가꾸어보면 어때요?” 시사IN 편집국 1. “간장도 텃밭처럼 가꾸어보면 어때요?” (〈시사IN〉 573호·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2. 지리산 자락에는 ‘전통식품 명인’이라 오해받는 음식문화 운동가 고은정씨가 산다. 3. 실상사 앞 ‘맛있는 부엌(전라북도 남원시 천왕봉로 783)’ 마당에는 장독이 가득하다. 4. “나는 그냥 사람 굶는 건 못 보는 사람이에요. 있는 반찬으로 상 차리고, 누가 준 굴비라도 있으면 나누어 먹고,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리틀 포레스트’처럼 하면 돼요.” 5. 담근 간장에 들기름만으로 나물을 무쳐도 멋진 음식이 되는데. 이웃끼리 장을 ...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감전사한 사건을 다룬 김동인 기자의 ‘택배 물류센터 알바생의 황망한 죽음’ 기사가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직원들은 누전 사실을 알고 피했지만 현장 사정에 어두운 아르바이트생이 청소를 하다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독자들의 안타까움이 이어졌다. 아들의 황망한 죽음을 접한 아버지의 ‘아들 또래 친구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언론 앞에 나서게 되었다’는 말에 독자들은 추모의 글을 남겼다. 쿠팡맨의 ‘워크맨’으로 사흘간 일한 김... “우리 집 금기어는 여전히 ‘쌍용차’다” 장일호 기자 첫째 내린이 태어난 2003년 1월9일, 고동민씨는 쌍용차 입사 통보를 받았다. 온 가족이 입을 모아 ‘겹경사’라고 했다. 고씨가 쌍용차 대전 연수원에서 교육받는 동안, 아내 이정아씨는 인천에서 내린을 돌보며 이사를 준비했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다시 평택으로. 어쩌면 그곳에서라면 더는 떠나지 않고 뿌리내려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방을 구했으니 보러 오라’는 고씨의 말에 내린을 업고 난생처음 평택에 가면서도 낯선 줄 몰랐다. 도착한 곳은 전세 1200만원짜리 소형 빌라였다. 고씨는 그곳에서 입사 동기라는 사람들과 함께 이씨... 쌍용차 해고 10년 그들이 들려준 대답 장일호 기자 햇수로 10년이다. 2009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해고 당사자의 경험과 건강에 대해서는 몇 차례 논의됐다.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고도 한국 사회는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복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놓친 부분도 있다. 해고 이후 서른 명으로 늘어난 쌍용차 희생자 명단에는 해고 노동자만 있지 않았다. 해고자 가족의 삶이 그 명단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9월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 돌파구 필요한 북한의 행보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트남 모델을 거론할 때만 해도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말년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힘을 빌려 무너진 산업시설을 재건해보려고 애를 썼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다. 베트남 모델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친미 반중’의 태도다. 미국과 친하고 중국과 대립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통일 직후인 1979년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으며 반중 의식이 강화됐다. 오랜 전쟁 상대였던... 무궁화호에서 삶에 밑줄을 그었다 은유 (작가) 무궁화호 한 칸의 좌석은 72개다. 숫자에 A, B, C, D를 붙여 표기한 KTX와 달리 일련번호로만 좌석번호가 매겨져 있다는 사실을, 보따리를 든 할머니가 ‘기차표’ 들고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한 청년이 도움을 주는 장면을 보며 알았다. 알파벳을 모르는 ‘할매’들은 KTX는 어떻게 탈까, 왜 관절도 성치 않은데 할매들은 짐을 이고 지고 다니나 생각하는 사이 두 시간이 휙 지났다. 무궁화호만 닿는 지역에 강의를 가는 건 아마 처음 같다.“옥천에 처음이시죠?” 대합실 계단을 내려오자 아는 얼굴이 보인다. 서울에 누가 온다고 지금 홍대 앞 그 만화 서점은 없지만 임지영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 한 건물 1층에 손글씨로 쓴 종이 하나가 붙었다. ‘감사드립니다. 금일부로 영업을 휴업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해주신 마음 깊이 가슴에 묻고….’ 채 마무리되지 못한 문장의 주인공은 김기성 한양툰크 대표였다. 1997년부터 서울 홍대 앞에서 운영되던 만화 전문서점 한양툰크가 8월15일 문을 닫았다. 7월 말,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지 보름 만이었다. 20여 년 된 서점이 ‘자리를 비우기까지’ 2주가 걸렸다. 김기성 대표는 8월 내내 책을 정리하고 ... 지하철 2호선을 타면 노회찬이 떠올라 김형민(SBS Biz PD) 지난 8월31일, 아빠의 페이스북에는 무심하게 떠오른 누군가의 생일 때문에 가슴을 치고 눈물 바람을 하는 분들로 가득했단다. 그날은 한 달쯤 전 돌연 우리 곁을 떠난 노회찬 의원의 생일이었어.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 “한 달이 넘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일을 어떡하지? 노회찬 의원에게 가보자’ 하고 일어선 뒤에야 당신이 돌아간 걸 깨닫고 엉거주춤 주저앉습니다.” 사실 아빠도 그렇다. 드루킹인지 뭔지 하는 쳐다보기도 싫은 ‘정치 자영업자’와 얽힌 책임을... 시사IN 제575호 - 부동산 딜레마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포토IN/세계 최대 난민촌의 폭우 COVER STORY IN 9·13 대책과 부동산의 정치학 9월13일 정부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대책(9·13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급정책, 조세정책, 금융정책 등 세 축을 손에 쥐고 있는데, 여기에는 '정부의 욕망'이 작동한다. • 종부세라 쓰고 세금폭탄이라 읽던 시절 • "주택 공급 늘어난다는 확실한 신호가 필요... 국세청 자료로 본 대한민국 0.1%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학 내에서 불평등과 관련된 대표적인 연구자는 영국의 앳킨슨이었다.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수인 ‘앳킨슨 지수’의 개발자다. 또한 노벨상을 받은 스티글리츠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의 멘토이기도 했다. 그는 심화된 불평등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지적하고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뒤를 이어 스티글리츠는 이른바 ‘1%’에 초점을 맞췄다는 차이는 있지만 불평등이 증가하면 성장이 멈추게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피케티는 불평등의 원인에 관해 분석했다. 그는 과세 자료를 분석해 지난 2 ‘고용·분배 쇼크’라고? 내막을 들여다보니 김용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승-전-소득주도 성장 때리기’가 한창이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의 감소로 대표되는 ‘고용 쇼크’도, 하위 20% 1분위 가구의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소득 감소로 대표되는 ‘분배 쇼크’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탓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은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경제성장이 소득을 가져오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소득이 성장을 주도한다고 주장하는 궤변’이라고 말한다. 소득주도 성장론이 단기적 분배정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이후 예전과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고용 쇼크와 분배 쇼크 정상회담 때문에 가장 고민한 대목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인터뷰를 당했습니다. 인터뷰어는 조상명 독자서비스팀장. 창간기념호이자 추석 합병호인 제576·577호 배송과 관련한 ‘까칠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른 주간지는 9월13일 합병호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굳이 9월21일 마감하는 이유는? 9월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담기 위해. 핫한 뉴스를 빼고 합병호를 제작할 수는 없어서. 마감 뒤 연휴 시작. 독자들은 추석 연휴 뒤에나 받아 보게 되는데? 가장 고민한 대목. 정상회담을 담지 못하면 팥소 없는 찐빵이 아닐까요? 배송이 조금 늦더라도 담고 가기로. 독자들께 거...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 야단쳐야 한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지나가던 돼지도 웃겠다.” 9월10일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의 논평 일부. “원전 포기한 정부가 급기야 삼겹살 구워 전기 쓰자고 합니다”라며 이렇게 말해. 그런데 해당 사업 논의는 이강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전 의원실에서 나왔고, 2014년 시범 보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전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낙선해. ‘들개’ 대변인의 대형 병살 플레이.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 야단쳐야 한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9월13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한 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평양 남북 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