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잘 규제하는 방법 이나래 (변호사) 텔레비전이 없다. 그래도 불편하지 않다. 푹(Pooq)·왓챠플레이·넷플릭스·옥수수 등 OTT 서비스(Over the top:VOD의 형태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전송하는 서비스)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본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미스터 션샤인〉도 본방 이후 몇 시간 안에 넷플릭스로 볼 수 있다. 오히려 본방보다 편하다. 중간에 잠깐 멈추었다가 재생하거나 좋아하는 장면만 집중해서 볼 수도 있다. 텔레비전 밖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말재주와 남들로부터 공감받을 수 있는 취향이 있다면 유튜브나 아프리카TV, 팟캐... 식인 풍습은 궁극의 복수?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뼛조각으로 코에 피어싱을 한, 두꺼운 입술과 검은 피부의 사내들. ‘식인종’이라는 단어에 조건반사적으로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진부함과 무책임함으로 점철된 이 묘사가 은연중에 가리키는 곳은 아무래도 아프리카 어디쯤이 아닐까 싶다. 정작 인간이 인간을 ‘고기’로 소비하는 문화가 위세를 떨쳤던 곳은 평화롭기 짝이 없어 보이는 남태평양 지역이었다. 2009년, BBC 다큐멘터리는 바누아투 제도에 속한 어느 섬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섬사람들이 영국인 찰스 밀러 윌리엄스를 초대해, 섬사람들의 조상이 그의 고조할아버... 대통령 지지율 하락 어떻게 볼 것인가 천관율 기자 한국갤럽이 발표한 6월 2주차 주간 정례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업무수행 지지도는 79%였다. 11주 후인 8월 5주차 조사에서 이 수치는 53%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낙폭 26%포인트. 석 달 만에 유권자 넷 중 한 명이 지지층에서 빠져나갔다(아래 〈표 1〉 참조). 낙폭이 크고, 추세에 일관성이 있으며, 악재의 속성이 단발성이 아니라 구조적이다. 여러 질문이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왜 떨어졌나? 더 떨어질까? 얼마나 심각한 위기일까? 통치연합이 해체되는 징후일까, 일시적인 실망일까? 청와대와 여당은 무엇을 ‘평행우주’에도 김세정은 있다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가끔 ‘평행우주의 케이팝’을 상상한다. 우리와 무척 다른 세상에도 케이팝이 있다면? 그곳에도 김세정은 있다. 그는 얼굴이 망가질 듯이 통쾌하게 웃어젖힌다. 썩 예쁜 척하지 않는 목소리로 털털하게 말도 잘한다. 씩씩하고 활기차며 장난기도 많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나이가 훨씬 많은 남성 출연진을 향해 살아 있는 뱀을 맨손으로 들이대며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체험형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를 ‘긍정의 아이콘’이라며 아낀다. ‘이쪽 세계’에서 그는 소속 그룹 구구단의 간판으로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누비고 있다. 김세정이 데뷔... 이 책을 보면 정상회담이 보인다 남문희 기자 다시 ‘정상회담 시즌’이다. 9월18~20일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다. 2000년 6월 열린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07년 10월 10·4 선언까지 7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4·27 판문점 선언까지는 11년 걸렸다. 올해 들어 4월 정상회담 한 달 만에 판문점에서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있었고, 다시 4개월 만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것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지극히 정상적이다. 정상회담 한 번 하는 데 10년 세월이 흘러야 했던 지난 시절이 비정상이었다. 적어도 대한민국 정부가 1989년 수립한... 수저 진화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당신은 마법사인가, 예언자인가 문정우 기자 당신은 어떤 편인가. 세상이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망해간다고 여기는가. 나는 본래 생겨먹기를 낙천적인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응원하던 권투선수가 KO패를 하기 직전까지도 역전승을 하리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아 빈축을 사곤 했다. 쇼핑을 할 때마다 눈에 띄는 족족 물건이 다 좋아 보여 결정 장애를 겪곤 한다.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의 쓴맛을 많이 보고 증상이 ‘호전’되기는 했으나 본바탕은 역시 대책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겨울과 이번 여름을 겪고 나서는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삼한사온과... 왜 예멘 사람들은 난민이 됐을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 가장 비참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곳은 예멘이다. 그러나 그 참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멘의 비극을 보아달라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호소다. 이 무관심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동 어딘가에서 분쟁을 겪는 나라 중 하나려니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제주도에 5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들이 나타나자 예멘은 갑자기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나 이슬람 혐오 논란이 거세지만, 정작 예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전히 우리는 모른다. 내전의 배경은 무엇 국회로 이어진 ‘비동의간음죄’ 논란 이상원 기자 ‘미투 운동’의 출발점은 사법 불신이었다. 여론의 호응을 얻게 된 이 운동은 자연히 제도 개혁을 요구했다. 성범죄 형량을 늘리거나 수사·재판 절차를 피해자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8월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비동의간음죄’를 신설해 피해자의 동의에 반한 성관계를 모두 처벌하는 것이다.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이 제언은 사실 ‘강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흔들 파괴력이 있다. 현행 강간죄의 논란 지점부터 보자. 법 조문상 강간죄 성립은 ... 나에겐 ‘노래’ 하면 최백호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최백호 나에게 가수 최백호에 관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디제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선배 뮤지션이 해준 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하는 것을 보아왔지만 넋을 놓고 그저 듣게 되는 경우는 최백호 외에 없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그 이후로도 몇 사람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던 터라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가수’ 하면 자연스레 나는 최백호가 떠오르게 되었다. 과연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듣는 이의 영혼 깊숙한 곳에 그의 목소리가 닿는 느낌이 든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의 계절 기자들의 시선 시사IN 편집국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이 주의 국민청원 청와대가 9월11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가해자 처벌 강화’ 국민청원에 답변을 내놓았다. ‘23개월 아이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으로, 41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엄규숙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은 “지난 8월부터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이 아동학대를 한 경우 법원의 양형 기준을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중상해는 최고 징역 12년형, 사망 시 15년형까지다. 엄 비서관은 구형에 비해 선고 형량이 낮다는 사실을 밝히고, 제도를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 [카드뉴스] “간장도 텃밭처럼 가꾸어보면 어때요?” 시사IN 편집국 1. “간장도 텃밭처럼 가꾸어보면 어때요?” (〈시사IN〉 573호·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2. 지리산 자락에는 ‘전통식품 명인’이라 오해받는 음식문화 운동가 고은정씨가 산다. 3. 실상사 앞 ‘맛있는 부엌(전라북도 남원시 천왕봉로 783)’ 마당에는 장독이 가득하다. 4. “나는 그냥 사람 굶는 건 못 보는 사람이에요. 있는 반찬으로 상 차리고, 누가 준 굴비라도 있으면 나누어 먹고,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리틀 포레스트’처럼 하면 돼요.” 5. 담근 간장에 들기름만으로 나물을 무쳐도 멋진 음식이 되는데. 이웃끼리 장을 ...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감전사한 사건을 다룬 김동인 기자의 ‘택배 물류센터 알바생의 황망한 죽음’ 기사가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sisain)에서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직원들은 누전 사실을 알고 피했지만 현장 사정에 어두운 아르바이트생이 청소를 하다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독자들의 안타까움이 이어졌다. 아들의 황망한 죽음을 접한 아버지의 ‘아들 또래 친구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언론 앞에 나서게 되었다’는 말에 독자들은 추모의 글을 남겼다. 쿠팡맨의 ‘워크맨’으로 사흘간 일한 김... “우리 집 금기어는 여전히 ‘쌍용차’다” 장일호 기자 첫째 내린이 태어난 2003년 1월9일, 고동민씨는 쌍용차 입사 통보를 받았다. 온 가족이 입을 모아 ‘겹경사’라고 했다. 고씨가 쌍용차 대전 연수원에서 교육받는 동안, 아내 이정아씨는 인천에서 내린을 돌보며 이사를 준비했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다시 평택으로. 어쩌면 그곳에서라면 더는 떠나지 않고 뿌리내려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방을 구했으니 보러 오라’는 고씨의 말에 내린을 업고 난생처음 평택에 가면서도 낯선 줄 몰랐다. 도착한 곳은 전세 1200만원짜리 소형 빌라였다. 고씨는 그곳에서 입사 동기라는 사람들과 함께 이씨... 쌍용차 해고 10년 그들이 들려준 대답 장일호 기자 햇수로 10년이다. 2009년 쌍용차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해고 당사자의 경험과 건강에 대해서는 몇 차례 논의됐다.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고도 한국 사회는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복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놓친 부분도 있다. 해고 이후 서른 명으로 늘어난 쌍용차 희생자 명단에는 해고 노동자만 있지 않았다. 해고자 가족의 삶이 그 명단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9월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당신과 당신 가족은 이런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 돌파구 필요한 북한의 행보 [프리스타일] 남문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베트남 모델을 거론할 때만 해도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말년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힘을 빌려 무너진 산업시설을 재건해보려고 애를 썼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다. 베트남 모델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친미 반중’의 태도다. 미국과 친하고 중국과 대립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통일 직후인 1979년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으며 반중 의식이 강화됐다. 오랜 전쟁 상대였던... 무궁화호에서 삶에 밑줄을 그었다 은유 (작가) 무궁화호 한 칸의 좌석은 72개다. 숫자에 A, B, C, D를 붙여 표기한 KTX와 달리 일련번호로만 좌석번호가 매겨져 있다는 사실을, 보따리를 든 할머니가 ‘기차표’ 들고 자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한 청년이 도움을 주는 장면을 보며 알았다. 알파벳을 모르는 ‘할매’들은 KTX는 어떻게 탈까, 왜 관절도 성치 않은데 할매들은 짐을 이고 지고 다니나 생각하는 사이 두 시간이 휙 지났다. 무궁화호만 닿는 지역에 강의를 가는 건 아마 처음 같다.“옥천에 처음이시죠?” 대합실 계단을 내려오자 아는 얼굴이 보인다. 서울에 누가 온다고 지금 홍대 앞 그 만화 서점은 없지만 임지영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 한 건물 1층에 손글씨로 쓴 종이 하나가 붙었다. ‘감사드립니다. 금일부로 영업을 휴업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해주신 마음 깊이 가슴에 묻고….’ 채 마무리되지 못한 문장의 주인공은 김기성 한양툰크 대표였다. 1997년부터 서울 홍대 앞에서 운영되던 만화 전문서점 한양툰크가 8월15일 문을 닫았다. 7월 말, 가게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지 보름 만이었다. 20여 년 된 서점이 ‘자리를 비우기까지’ 2주가 걸렸다. 김기성 대표는 8월 내내 책을 정리하고 ... 지하철 2호선을 타면 노회찬이 떠올라 김형민(SBS Biz PD) 지난 8월31일, 아빠의 페이스북에는 무심하게 떠오른 누군가의 생일 때문에 가슴을 치고 눈물 바람을 하는 분들로 가득했단다. 그날은 한 달쯤 전 돌연 우리 곁을 떠난 노회찬 의원의 생일이었어.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 “한 달이 넘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일을 어떡하지? 노회찬 의원에게 가보자’ 하고 일어선 뒤에야 당신이 돌아간 걸 깨닫고 엉거주춤 주저앉습니다.” 사실 아빠도 그렇다. 드루킹인지 뭔지 하는 쳐다보기도 싫은 ‘정치 자영업자’와 얽힌 책임을... 시사IN 제575호 - 부동산 딜레마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포토IN/세계 최대 난민촌의 폭우 COVER STORY IN 9·13 대책과 부동산의 정치학 9월13일 정부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대책(9·13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급정책, 조세정책, 금융정책 등 세 축을 손에 쥐고 있는데, 여기에는 '정부의 욕망'이 작동한다. • 종부세라 쓰고 세금폭탄이라 읽던 시절 • "주택 공급 늘어난다는 확실한 신호가 필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