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이 돋보이는 이유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지난 9월18일~20일 열린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로써 필자는 2000년 6월 1차, 2007년 10월 2차에 이어 평양에서 개최된 세 차례 정상회담에 모두 참석하는 영예를 누렸다. 1·2차 평양 정상회담 모두 성공적이었지만 이번 3차 정상회담은 특별히 돋보였다.우선 형식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북측이 보여준 환대와 배려는 과거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여준 개인적 환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2박3일간의 북한 체류 기간 내내 김 위원장은 국정을 몰디브의 새 대통령을 소개합니다 이종태 기자 지난 9월 말, ‘인도양의 낙원’ 몰디브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연합 후보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54)가 현직 대통령 압둘라 야민에게 압승을 거뒀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구 40만명을 조금 웃도는 이 나라에서 솔리 후보는 13만4616표(58.4%)를 얻었다. 야민 후보가 얻은 표는 9만6132표(41.6%)에 그쳤다. 인도 정부가 너무 기뻐했다. 표정 관리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개표 직후 인도 외무부가 나서서 “이번 몰디브 선거는 이 나라 민주 세력의 승리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가 지켜지고 있다... ‘잃어버린 9년’이 참 무섭구나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2007년 창간호 때 첫 조사. 11년간 이어진 한국 사회 신뢰도 조사.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언론의 부침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2018 〈시사IN〉 신뢰도 조사’ 가운데 언론 분야를 분석한 장일호 기자입니다. 올해도 가장 신뢰하는 매체로 JTBC가 꼽혔다. 2007년 첫 조사 때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은 KBS 〈뉴스 9〉. 손석희 사장 등장 이후 JTBC 〈뉴스룸〉이 1위. 이번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공중파 방송의 신뢰도 하락 지속. 지난해부터 새 사장이 선임되는 등 내부에서 개... 당신들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살고 있다 [프리스타일] 이종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당시, 남북문제를 잘 이끌어나가길 간절히 바랐다. 기대의 근거도 있었다. 그는 2002년 북한 최고 지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만났다. 정치적으로도 거침없는 입장이었다. 이른바 보수 우파라는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북한에게 대한민국을 넘긴다’라며 딴지를 걸지는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로 시끄럽던 2016년 말 인터넷에는 ‘문재인이 김정일에게 쓴 편지’라는 게시물이 떠돌았다. 편지의 필자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면서 심지어 ‘남북’을 ‘북남’으로 표현한다. ... 주말엔 역시 독서지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빚의 만리장성 디니 맥마흔 지음, 유강은 옮김, 미지북스 펴냄 “지금 중국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이유는?” 중국이 ‘머지않아’ 경제 부문에서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신화를 믿고 있다면, 이 책을 손에 잡는 게 좋다. 중국에서 10여 년 동안 경제 전문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저자가 고위 관료는 물론 일반 서민들까지 면밀히 취재해 중국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신뢰가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 샅샅이 보여준다. 세계 최고의 속도로 증가해온 거대 부채 덕분에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이 가능했지만, 이는 결국 ‘미래의 고통’... [어린 왕자]의 비밀을 아시나요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어린 왕자〉(열린책들, 2015) 권말에 쓴 옮긴이 해설에서 “현재 한국에는 100여 종이 넘는 〈어린 왕자〉가 출간”되었다면서, 그 자신도 “한국어 결정판 〈어린 왕자〉를 상재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 대열에 뛰어들었으나, 곧 “번역에 결정판 같은 것은 없다”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는 고백을 했다. 어쩌다 새로운 번역본을 내면서 ‘결정본’이니 ‘정본’이니 하는 수작을 내거는 출판사들이 있는데, 그러는 작자들은 다 사기꾼이다. 저런 발상은 국어도 텍스트 해석도 모두 고정되어 있다는 무모한 전제에서 나온 것이... 곰 인형을 사들고 집으로 가는 길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로빈은 자주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그럴 때마다 친구가 맞장구를 쳐주었다.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되지.”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둘은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하루하루가 금방 가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로빈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안 할 수가 없게 되었어.” 기숙학교에 간다고 했다. 거기 가면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래도 널 잊지 않겠다고, 로빈은 약속했다. 친구는 그 말을 믿었다. 하루 ... [그래픽 뉴스]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최예린 기자 미국에서 ‘로비’ 하면 대한민국이죠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매년 9월 전 세계 이목이 뉴욕의 유엔본부로 쏠린다. 유엔총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여러 국가 정상의 연설이 중계되고 정상 간 릴레이 회담도 열린다. 미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는 미국 정치인이나 기업인을 만나 교류 확대,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하고 당부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영상으로 보는 국가 간 외교의 모습이다. 정상회담이나 유엔총회 같은 이벤트는 외교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는 있어도 외교의 전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밑 외교’를 이해해야 정확한 맥락을 짚을 수 있을 때가 많다. 외국 정부나 기업은 국방·금융·무역... 누군가와 항상 함께한다는 느낌 은유 (작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엠티에 ‘시간이 되면’ 같이 가자는 문자가 ‘콩(공유정옥 활동가)’에게 왔다.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1023일 농성을 마친 기념으로 농성장을 지켰던 이들이랑 강릉 바닷가에서 2박3일 편안하게 쉬다 올 예정이란다. ‘시간이 되나’ 머리를 굴려본다. 시간과 돈을 거래하는 시대. 시간이 화폐다.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돈으로 보상되는 일 위주로 시간을 살뜰히 썼구나 싶다. 그건 잘 살았다기보다 초조하게 살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건 다르다. 사적 여행도 아니고 공적 기자들의 시선 - 지뢰 제거 작전 시사IN 편집국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역사 속 오늘 한국의 1990년대를 상징하는 배우 최진실의 10주기 추도식이 10월2일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에서 열렸다. 최씨의 두 자녀와 어머니, 방송인 정선희씨 등 친지들이 모여 고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훔쳤다. 1988년 삼성전자 광고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고 말하는 신혼 여성으로 출연해 ‘최진실 신드롬’을 일으킨 최씨는 드라마 〈질투〉(1992년), 〈별은 내 가슴에〉(1997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1994년) 〈마누라 죽이기〉(19... 말보다 중요한 실천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단서는 변호사의 귀띔이었다. “안종범 피고인이 늘 특별접견실에 나와 있더라.” 김은지 기자는 한 귀로 흘려듣지 않았다. 다른 피고인들은 어떨까?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신동빈 등 국정 농단 주요 피고인들이 변호인 특별면회를 남용한다는 팩트를 확인했다. 정확한 데이터도 구했다. 지난 9월14일 발간된 제575호에 김 기자의 특종이 실렸다(‘박근혜의 슬기로운 감방생활’). 10월9일 〈동아일보〉는 ‘[단독] 최순실, 수감 669일간 553회 변호사 접견’을 보도했다. 김 기자가 25일 전에 보도한 〈시사IN〉 ... 바다를 점령한 쓰레기더미 이오성 기자 일본 규슈 가라쓰 시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바닷가에 한국에서 건너온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한국산 식용유 통, 페트병, 라면 봉지, 편의점 도시락 용기까지···. 사람들은 고대로부터 해류를 타고 이어진 한·일 교류의 증거라며 감격스러워했지만, 내 눈엔 쓰레기더미일 뿐이었다. 그리고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한반도 면적의 7배나 되는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플라스틱 바다〉는 1997년 이 쓰레기 섬을 최초로 발견한 찰스 무어 선장과 신문기자 출신 커샌드라 필립스가 쓴 책이다. 지금도 계속 덩치를 키우고 있... 다시 듣게 된 그 이름 ‘헨리 조지’ 문정우 기자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1970년대만 해도 참 배가 고팠다. 친구들끼리 캠핑을 가서 라면이라도 끓이면 아귀다툼이 벌어졌다. 젓가락을 들고 돌진해 사정없이 밀치며 입천장이 까지든 말든 라면을 최대한 목구멍 안으로 빨리 밀어넣으려고 애썼다. 개중에는 코펠에 침을 뱉는 녀석도 있었다. 더러우면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자기가 다 퍼먹을 테니. 나이가 들어서도 동물 세계에서 흔한 ‘형제 살해’와도 같은 살벌한 환경에서 살았다고 생각한다. 형제 살해란 한배에서 태어나거나 한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들끼리 먹이를 두고 다투다가 약한 개체를 ... 초상권과 몰래카메라 이상엽 (사진가) 요즘 한국 사회를 흔드는 이슈 중 하나가 ‘몰래카메라(몰카)’이다. 매번 수만명의 여성들이 모이는 집회의 피켓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호도 몰카 얘기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몰카는 단지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 개인 인권과 사생활을 파괴하는 ‘포르노’로 둔갑되어 매매된다는 점이 문제다.그런데 집회 사진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몰래카메라 찍지 말라는데 넌 또 찍네.’ 사진기자를 겨냥한 이 문구는 불법적인 몰래 촬영과 공공장소의 집회 촬영이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항의하는 의미인가?아마도 최초의 몰카 사진가라면 저 유명한 독일인 소녀와 사자가 집으로 가는 길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한 소녀와 사자가 푸른 언덕 위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소녀는 사자에게 꽃을 건네며 부탁합니다. 안녕! 우리 집까지 함께 가줄래? 사자는 소녀의 뒤를 따라 걷습니다. 어느 학교 앞을 지나갑니다. 기지개를 켜며 가는 소녀와 달리 거리를 걷던 어른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아납니다. 심지어 어떤 어른은 너무 놀라 정신을 잃고 맙니다. 아이들도 제각각입니다. 사자를 반가워하며 달려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아빠로 보이는 어른이 아이를 붙잡고 말립니다. 어떤 아이는 사진을 찍고 어떤 아이는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맙니다. 주인공 ... 기억해두자, 서사무엘이라는 가수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가끔씩 쇼케이스 사회를 본다. 대개 신보를 소개하는 자리인데 물론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는 의미다. 뭐, 기준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아니다. 그 뮤지션의 전 앨범이 좋았을 경우에만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다. 최근에도 이런 뮤지션을 한 명 만났다. 바로 서사무엘이다. 서사무엘은 음악 좀 듣는 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뭐랄까. 그런 뮤지션 있지 않나. 90%는 채워졌는데 나머지 10%, 즉 기회라는 이름의 운만 맞는다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게 확실한 뮤지션. 서사무엘이 ... “총리 답변 들어보니 친북 좌파 정부 아니네요!”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나가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일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내놓은 주장. 민주당 의원으로서는 할 만한 이야기지만,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을 발췌해서 그대로 읽었다는 것이 함정. 박 전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당시엔 그토록 평화와 남북 경협을 갈망하던 자유한국당 인사들이 지금은 ‘퍼주기’ ‘위장 평화쇼’ 같은 말밖에 못하는 이유는? “직원 휴게실에 있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관... [카드뉴스] 전두환씨가 법정에 서야 하는 까닭 시사IN 편집국 1. 전두환씨가 법정에 서야 하는 까닭 (〈시사IN〉 575호·정희상 기자) 2. 〈전두환 회고록〉 중에서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3. 1980년 5·18 당시 조비오 신부는 계엄군의 헬기 기총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4.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 “전씨가 회고록에서 삼촌을 비난한 것도 문제지만 헬기 기총 사격을 부인했다는 점은 더 큰 문제” 5. 헬기 기총 사격은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신군부의 변명을 무너뜨린다. 6. 헬기 기총 사격은 광주 시민에 대해 신군부가 ...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해서? 이윤승 (서울 이화미디어고 교사) “역시 프랑스는 대단하다.” 동료 교사가 기사를 보고는 감탄한다. 대체 무슨 기사를 보고 놀란 것인지 물으니, 프랑스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고 한다.‘대체 프랑스가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국보다 학생 인권을 훨씬 더 보장해주는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런 법률이 제정되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았다.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이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것은 7월30일이다. 한국 기사를 검색해보니 그때 이미 여러 언론에서 보도됐다. 그런데 9월 초에 새로운 소식인 것처럼 또다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