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보다 운영이 중요한 ‘규제 샌드박스’ 이나래 (변호사) 지난 12월24일 기획재정부는 외국환거래 규정을 개정한다는 고시를 발표했다. ‘소액 해외송금업자’를 통한 송금액 연간 한도를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다. ‘소액 해외송금업자’란 금융기관이 아닌 회사가 요건을 갖추어 기획재정부에 등록하고 소액으로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업체다. 개정된 외국환거래 규정의 시행 일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예기간 없이 1월1일부터 곧바로 시행되었다.이처럼 새해부터 각종 규제 완화책이 시행되고 있다. 핵심은 올해 상반기에 시행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다. 아이들이 모래밭... 기록은 예술이 되고, 예술은 기록이 된다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사진은 예술과 기록 사이를 오간다. 존 택이라는 작가이자 이론가의 말처럼, 사진은 정체성이 없어서 한때의 기록은 예술이 되고 예술 작품이라고 찍었던 사진은 기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사진 초창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잘 알려진 프랑스의 사진가 외젠 아제(1857~1927)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연극배우를 꿈꾸다 선원을 하고 우여곡절을 거쳐 직업 사진가가 된 아제의 사업소 간판은 예술가를 위한 기록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그는 스스로 한 번도 예술가라고 여긴 적이 없었고 그럴 가능성을 꿈꾼 적도 없었을 것이다.발터 베냐민이 주목한 외젠 직업병은 가족의 삶까지 파괴한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2017년 11월, 우리 병원 산재업무 담당자가 신체감정 의뢰가 있다고 내게 연락을 했다. 신체감정이란 법원의 요청으로 사건 당사자의 건강 문제와 원인 등을 확인·규명하기 위해 촉탁기관이 환자를 직접 살펴보는 절차이다. 2015년, 한 전구공장 철거 작업 이후 발생한 수은중독으로 건설노동자 스무 명이 산재 신청을 했고, 그중 여섯 명이 사업주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수은중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모자 장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 ‘미친 모자장수(Mad hatter)’라는 말이 ‘한국형 고깃집’의 미래는 무엇인가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40년째 고기를 구워온 집이다. 1979년 태능정이란 이름으로 창업해 지금은 ‘배갈비’라는 상호로 문을 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에 있다. 서울 교외에 갈빗집이 들어서면서 외식 문화가 꽃피던 시대의 산증인 같은 곳이다.“한국 사람은 굽는 재미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웃음).” 이 집 김태형 사장은 돼지갈비 하면 한국인의 ‘구이 사랑’부터 떠오른다고 한다. 불에 굽고, 김치류·쌈거리·샐러드와 각종 반찬까지 너끈히 한상차림을 내는 고깃집은, 어쩌면 한국 요식업만이 가진 문화적 자산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돼지갈비는 아버 인도의 착한 기업 ‘타타’를 아십니까?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대략 1000년 전 페르시아, 그러니까 지금의 이란에서 엄청난 난민이 인도로 몰려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수의 난민이 유입되는 걸 반길 나라는 없다. 1000년 전에도 인도는 인구 대국. 인도의 왕은 대놓고 거절하진 못하고 찰랑찰랑 넘치는 우유 한 통을 보내서 자기 뜻을 알렸다. 너희까지 받아들이면 우유 통이 넘친다는 의미였다. 난민 지도자는 이 우유에 설탕을 가득 부어 돌려보냈다. 설탕은 녹았지만, 우유는 넘치지 않았다. “우리를 받아만 준다면 설탕처럼 우유에 스며들어 조용히 살 것이고, 설탕처럼 인도를 달콤하게(부유하게...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 그후 피해자들의 삶 김영화 기자 지난 12월31일 다시 찾은 국일고시원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2.64㎡(약 0.8평)짜리 방들로 쪼갰던 내벽이 철거되자 꽤 널찍한 공간이 나왔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고시원 2층과 3층의 면적은 140.93㎡(약 42.6평)였다. 그곳에 공용 화장실과 보일러실을 빼고 방이 29개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2층에 24명, 3층에 26명, 4층 옥탑방에 1명이 살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라 생활용품뿐이에요.” 철거 작업을 하던 인부 한 명이 마스크를 벗으며 말했다. 잿더미 사이로 빈 소주병, 뜯지 않은 라면 봉지... Amazing Race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예측불허의 전개 상상초월의 형식 임지영 기자 정세랑 작가와는 짧게 두 번 통화를 한 적이 있다. 둘 다 원고 청탁 때문이었는데 한 번은 수락했고 한 번은 거절했다. 두 번 다 인상적이었다. 수락했을 때는 흔쾌히 “와, 재밌겠네요”라고 말했다. 숱한 청탁의 경험이 있지만 그렇게 반응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기억에 남았다. 거절을 할 때는 하고 싶지만 바빠서 그럴 형편이 아니라고 고사하는데, 괜히 하는 말 같지 않았다고 할까. 그가 거절한 이유는 이 책 때문이었다. 단편집의 표제작이 제목인 경우, 그것부터 읽은 뒤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는 습관이 있다. 이 책에선 차례로 그 두... [카드뉴스] 그가 가짜 독립유공자를 파헤치는 까닭 시사IN 편집국 #1. 그가 가짜 독립유공자를 파헤치는 까닭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제590호 '가짜 독립유공자 국립현충원에 누워 있다' 기사를 바탕으로 제작했습니다. #2. 진짜 독립운동가의 아들 김세걸씨 국립현충원에 묻힌 가짜 독립유공자를 찾아내는 데 20여 년을 바쳤다. 그의 아버지 김진성은 임시정부 계열인 국민부 제2중대에서 참사로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3. 1992년 어느 날 노래방 배경화면의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김진성’이라는 묘비가 클로즈업되었다. ‘어, 아버지 유해는 중국에 있는데 어떻게 서울 현충원에 묘지가 있지?’ #4... 칩을 만드는 자, 천하를 가지리라 문정우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자동차와 철강과 같은 오래된 전장에서 관세라는 구식 무기가 날아다녀 얼핏 식상해 보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정면으로 거론된 적은 없지만 양대 진영이 서로 절대로 양보하고 싶어 하지 않는 분야는 따로 있다. 바로 반도체다. 이 싸움은 지난 세기 핵 경쟁만큼이나 절박하다. 21세기의 주도권은 오로지 이 깃발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왜 아니겠는가. 미래의 통신, 교통, 상거래, 금융, 전력망, 군대까지 현대의 모든 핵심 분야를 움직이는 ... 꿈꾸는 케이팝의 지덕체 ‘정국’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지덕체(智德體). 교육론에서 주요 체계로 소환되곤 하는 이 개념은 어엿하게 성장한 성인을 뒷받침하는 마법의 트라이앵글이다. 학문과 상식 등 배움에 필요한 지식과 지성을 뜻하는 지(智), 도덕심에 관련된 덕(德), 그 모든 것이 깃들 수 있는 건강한 몸을 의미하는 체(體). 만약 케이팝 세상에도 이러한 ‘지덕체’ 같은 필수 3요소가 존재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직업명 가수를 부끄럽지 않게 할 만한 ‘실력’, 누군가의 우상이 될 만한 카리스마에서 외모까지 한 사람의 내외와 전반을 아우르는 ‘매력’, 마지막으로 슬프지만 숫자... 호남선 기차에는 왜 눈물이 내렸을까 김형민(SBS Biz PD) 경의선 얘기할 때 등장했던 이름으로부터 시작해보자. 프랑스 회사 피브릴(Fives Lile). 피브릴 사는 1896년 서울에서 의주까지의 철도 부설권을 따낸 데 이어, 서울과 목포를 연결하는 ‘경목선’ 부설권을 요구해왔어. 이 철도는 조선의 곡창지대인 논산평야와 호남평야를 관통하는 알토란같은 노선이었지. 조선 정부는 피브릴의 요청을 이번에는 뿌리친단다. 하지만 대한제국 정부는 경목선을 부설할 여력이 없었어. 나라가 포기한 경목선 부설권을 따낸 건 서오순이라는 사람이었어. “1904년 독립협회 회원인 이윤용을 사장, 서오순을 전... 7만4000년 전 동굴벽화가 준 충격 이상희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에는 예술이 빠질 수 없지요. 인간은 언제부터 예술 활동을 했을까요? 학계에서 오래도록 두루 동의한 예술의 기원은 유럽의 후기 구석기 문화입니다.유럽의 후기 구석기 문화가 왜 특별한지 알려면 그 이전까지의 문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인류가 석기를 만들어 쓴 자료가 분명히 남아 있는 것은 대략 200만 년 전부터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도구를 만들어 썼을 가능성이 높고, 돌이 아닌 재료를 도구로 썼을 가능성도 높습니다만 자연이 아니라 인류의 흔적이 분명히 남아 있는 도구는 돌에서 시작합니다. 석기가 처음 나 예루살렘 사전에 평화는 없는가 예루살렘·텔아비브 천관율 기자 에후드 올메르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이스라엘 총리를 지냈다. 2018년 11월20일 텔아비브. 73세의 전직 총리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 스마트워치를 찬 차림으로 기자들을 맞이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팔 분쟁)의 해법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바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와 나는 영구적 평화조약에 매우 가까이 갔다.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하게 현실적이다.” 이라 샤르칸스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원로 정치학자이자 행정학자다. 미국 명문 위스콘신 대학 종신교수직을 버리고 1975년 이스라... 아이들이 저렇게 떠나면 안 되잖아 [프리스타일] 임지영 기자 새해부터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하긴 싫지만 어쩔 수 없다. 1월1일,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네 살짜리 아이가 죽었다. 경찰에 따르면, 엄마가 새벽녘 바지에 오줌 눈 아이를 화장실에 벌세웠고 몇 시간 뒤 쿵 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 눕혔지만 오후에 숨을 쉬지 않았고 그대로 끝이었다고 한다. 3남매 중 한 명이었다. 뉴스를 접하며 작년 이맘때가 생각났다. 지난해 1월, 광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갑작스러운 출장인 데다 추웠고 이미 현장검증에는 늦은 게 확실해 “망했다”라고 몇 번이나 중얼거렸다. 지지난... [카드뉴스] 쌍용차 10년의 기록 시사IN 편집국 1.쌍용차, 10년의 기록 2009- 2018 〈시사IN〉의 이명익 사진기자는 10년 동안 취재 현장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과 그 이후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의 사진으로 카드뉴스를 만들었습니다. 2. 77일간의 옥쇄파업 시작 2009년 2646명 구조조정, 1666명 희망퇴직, 980명 정리해고. 쌍용차 노조는 공장 문을 걸어 잠궜다. 3. 해고는 살인이다. 64명 구속, 47억원 손배소, 가압류... 전방위 압박에 세상을 떠난 해고자와 가족만 30명. 4. 땅 아래에서 5. 하늘 위에서 스스로를 가둔 해고자들은 공장으... 굽시니스트 올해의 책 by 굽시니스트 현대자동차, 구독형 프로그램 ‘현대 셀렉션’ 서비스 개시 ADVERTORIAL ‘현대 셀렉션’은 월 단위 이용 요금 72만 원(부가세 포함)을 지불하고 이용기간 내 주행거리 제한 없이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중 월 최대 3개 차종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1월부터 10개월간 서울 지역에서 서비스를 실시한다. ‘현대 셀렉션’ 프로그램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치 후(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 이용 가능하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계약-결제-차량교체-반납의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른 이용 신청이 가능하다. 단, 차량 교체는 최소 3일 전에 ... 한 손에 ‘혁신’, 다른 손엔 ‘사회주의’ 베이징·양광모 통신원 1978년 12월18일 제11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제11차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이후 중국은 기적이라 불릴 만큼 달라졌다. 경제 규모는 믿기 어려울 만큼 증가했으며, 국제 위상도 높아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978년 중국 경제의 총생산량은 1495억 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전 세계 경제 총생산량이 8조4619억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중국은 세계경제 규모의 약 1.8%를 차지했던 약소국이자 개발도상국이었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전 세계 경제 총생산량 80조6838억 달러에서 중국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의 성공 비결 선전/글 장일호 기자·사진 이상엽(사진가) 선전시는 인재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다. 벤처 투자를 적극 지원하는 등 민영기업을 유치했다. 민간 싱크탱크인 선전종합개발 궈완다 부원장으로부터 선전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중국 개혁개방 1번지 선전에는 1989년 중국에 최초로 설립된 민간 싱크탱크 선전종합개발연구원이 있다. 2015년에는 선전의 성공에 힘입어 ‘고급 싱크탱크’ 모범기구로 선정됐다. 중국의 거시경제 전략은 물론 지역경제, 도시화, 산업발전 및 정책, 기업전략 및 투자자문 등을 맡아 산하에 8개 연구소와 10개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 자문 성공률은 90%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