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인권이란 무엇일까 나경희 기자 77명을 죽인 청년은 자신의 손에 난 상처를 걱정했다. 방아쇠를 당길 때 튄 피해자의 뼛조각이 스친 자국이었다. 저자인 예이르 리페스타드는 2011년 노르웨이 오슬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의 변호를 수락하며 그의 상처 난 손과 악수한다. 리페스타드는 브레이비크가 왕성한 식욕으로 피자와 콜라를 먹어치우는 것을 보며 문득 깨닫는다. “브레이비크는 살아 있다. 생명이야말로 내가 변호할 의무가 있는 바로 그것이 아닌가? 브레이비크는 생명을 무시하고 파괴했지만, 바로 이 생명의 일부다.” 그러나 ‘노르웨이 역사상... 헤겔이 ‘어용 철학자’라고?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날씨가 더우면 읽는 책이 얇아지고 주제도 가벼워진다. 더위가 닥치기 전에 두껍고 무거운 주제의 책 세 권을 미리 읽었다. 첫 번째 책은 남기호의 〈헤겔과 그 적들〉(사월의책, 2019). 헤겔은 마르크스에 의해 관념론(정신이 곧 실체) 철학을 대표하는 반동적인 철학자로 낙인찍혔다. 이후로 헤겔에게는 프로이센의 왕정복고를 지지했던 어용 철학자이자 ‘국가야말로 시민의 자유와 이성이 완벽하게 실현된 현실태’라고 강변했던 국가 철학자라는 악명이 줄곧 따라다녔다. 지은이는 이런 오해를 교정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서구 철학계에서 헤겔... 몸으로 들어온 ‘그놈’ 예술적으로 몰아내다 임지영 기자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니터에는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이 일시 정지 상태였고 ‘그날이 오면’의 악보가 피아노 위에 펼쳐져 있었다. 수십 장의 아크릴 그림이 붙어 있는 천장에 눈길이 갔다. 미켈란젤로를 따라 했다는 오재형 작가(34)의 말에 웃음기가 섞였다. 그림으로 시작해 피아노, 영상을 넘나들며 다양한 창작 활동을 벌여온 ‘예술잡상인’의 작업실 풍경이다. 그중엔 공황장애를 다룬 그림도 있다. 작가의 경험을 반영한 작품이다. 한때 그는 창밖으로 그림같이 펼쳐진 북한산에 올라가 막걸리를 따라 놓고 산신령에게 절을 하기도 ... 아이들은 뛰는데 성교육은 걸음마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아이 아빠가 옷을 고르며 “남자는 핑크지” 했다. 아이가 나무랐다. “그거 편견이야.” 얼마 전 휴대전화를 바꿀 때에도 이 말을 했는데 당시 아이는 시큰둥하고 나만 웃었다. 그렇다. 우리 부부는 은연중에 ‘성별 고정관념 뒤집기’라는 20세기형 의식과 실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씩씩한 여자아이를 격려하고 차분한 남자아이를 칭찬하는 식의.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는 이미 그런 구분 자체를 넘어서 있는데 말이다. 내가 “그냥 아재 개그”라고 하자, 아이가 “아재가 무슨 죄냐”며 “솔직히 엄마 개그가 더 구리다”라고 덧붙인다. 쩝, ... 결착 옵션 검토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카드뉴스] 다윗의 돌멩이를 꿈꿨던 노동운동가 유동우 시사IN 편집국 정희상의 ‘괄호 속의 현대사’ #1 다윗의 돌멩이를 꿈꿨던 노동운동가 유동우 #2 그는 어릴 적부터 가난했다. 1949년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나무를 해다 팔면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열아홉 살에 상경해 섬유공장에서 하루에 12시간씩 일했다. #3 이러다 죽겠다 싶어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를 맞이한 건 열악한 노동환경과 확연한 계급 격차였다. 자포자기한 그는 잠시 성직자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곧 전도의 대상이 이 땅의 노동자 그리고 자신임을 깨달았다. #4 깨달음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섬유공장의 ... 세월호와 함께 떠난 막내를 그리는 노래 나경희 기자 외삼촌이 노래방을 운영했다. 학창 시절 외삼촌의 노래방에 꼬박꼬박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 대세는 고음이었다. 가수 김경호, 그룹 ‘야다’와 ‘더 크로스’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공개 오디션을 통과해 한 소속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노래방 독학파’가 어릴 때부터 준비해온 친구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해 무대 뒤에서 공연이나 이벤트를 운영하는 실무를 배웠다. 입사한 공연·기획 대행사에서 한창 일하고 있을 때였다. 2014년 4월16일, 권오현씨(33)는 전남 여수로 출장을 가고 있었다. 천안을 ... 50대의 삶에서 ‘여성’을 길어 올리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또 들어왔다. 오늘도 거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고양이 한 마리. 털이 하나도 없어서 쭈글쭈글하고 까칠하게만 보이는 녀석이, 닫힌 집안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길이 없다. 고양이의 못생김이 손에 묻어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글로리아(줄리앤 무어)가 미간을 찌푸리며 손끝으로 녀석을 잡아 바닥에 내려놓는 첫 장면. 어쩌면, 슬프게도, 지금 그의 처지가 녀석을 닮았다. 50대라는 나이가 고양이처럼 삶에 숨어들었다. ‘쭈글쭈글하고 까칠하게만 보이는’ 자신의 초상이 내가 보는 거울 속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난민은 우리 사회 미래와 관계된 문제” 김연희·김영화 기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난민정책 주무부처이다. 난민 심사를 담당하고, 난민 관련 제도를 총괄한다. 2017년 9월부터 본부를 이끌고 있는 차규근 본부장은 국적·난민 문제 법률 전문가로 변호사 출신이다. 앞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개방직으로 모집한 법무부 국적·난민과장 자리에 지원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일했다. 6월5일 차 본부장을 만나 예멘 난민 문제와 한국 난민정책에 대해 물었다.국적·난민과장으로 일했던 10년 전과 2019년 국내 난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2013년 난민법이 제정되면서 난민과가 독립했지만 그 정우성, “난민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 장일호 기자 우후죽순 임시방편으로 지어진 집들은 한눈에 다 담을 수 없었다. 많을 때면 한 달에 1000명 이상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국경을 이루는 나프강을 건너왔다. 제멋대로 어깨를 겯고 선 지붕과 골목 사이에서 맨발로 뛰놀던 아이들이 튀어나왔다. 낯선 이를 마주한 아이가 미소를 보내왔다.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이면 그들이 박탈당한 미래를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고 싶었다.지난 5월19~23일 정우성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는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했다. 2017년 12월에 이어 1년6개월 만이다. 정씨 ‘스토킹 처벌법’이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 막는다 김동인 기자 원룸 빌딩 1층 출입구 방향을 바라보는 CCTV는 총 5대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출구에서 집까지 불과 150여m. 신림역에서 이곳으로 걸어오는 동안 마주친 CCTV만 스무 대가 넘었다. 그중에는 경찰에서 실시간으로 감시 중인 방범 카메라도 있다.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골목 입구에는 신림동 자율방범대 본부가 위치해 있다. 감시체계가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었지만 범죄를 막지는 못했다. 5월28일 오전 6시20분 무렵. 조 아무개씨(30)는 이곳 골목길을 따라 귀가하던 한 여성의 뒤를 쫓았다. 원룸 빌딩 복도까지 쫓아 올라...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단편영화제 18년째 후원 ADVERTORIAL ‘후원은 하되 관여는 하지 않는다’…매해 최다 출품 등 영화제 성장에 기여 제18회 영화제 27일(목) 개막…여성감독 특별전 등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 아모레퍼시픽(대표이사 회장 서경배)은 한국 최고의 단편영화제로 자리매김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대한 후원을 올해도 계속한다. 단편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재능 있는 신인감독을 발굴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지 어느덧 18년째다. 2000년대 초반, ‘장르’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색다르게 보자는 이현승 감독의 제안에 당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던 감독들이 힘을 모았고, 문화예술의 저... 여름가발 하이모가 쿨하게 쏜다! 하이모, 쿨 서머 이벤트 진행 ADVERTORIAL 국내 대표 맞춤가발 전문기업 하이모(www.himo.co.kr) 가 다가오는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스타일링을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쿨 서머 브리즈(Cool Summer)’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하이모 여름 가발 2개를 동시에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첫 번째 가발에는 10%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두 번째 가발에는 구매 금액에 따라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행사 대상 제품은 하이모 여름용 가발인 ▲UV쿨(UV-COOL) ▲UV슈프림(UV-SUPREME) ▲한산모시명작 ▲썸머쿨(SUMMER COOL) ▲미라... 게임빌, 자체 개발 기대작 ‘엘룬’ 국내 상륙 시동 ADVERTORIAL 게임빌(대표 송병준, www.gamevil.com)이 신작 ‘엘룬(Elune)’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내달 17일까지 사전 예약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게임빌의 자체 개발작으로 앞서 대만·홍콩·마카오에 출시해 호평을 받은 게임이라서 국내 유저들의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엘룬’의 국내 사전 예약은 자체 사전 예약 페이지(http://elune.gamevil.com)를 통해 참여할 수 있으며, 구글 플레이에서도 사전 등록할 수 있다. 자체 사전 예약에 참여하면 4성 영웅인 ‘미호’를 비롯해 성장씨앗 종합 세트, 전설 장... 50년 동안 이어온 산책 같은 성묘… ADVERTORIAL 광릉추모공원은 서울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포천시 내천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선 7대 왕 세조의 무덤과 동일한 능선과 배산임수의 명당에 자리잡고 있어 명당 중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30만 평의 대지 위에 모든 자리가 남향인 이곳은 4계절 언제 오더라도 입구에서부터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며 부모님께로 걸어가는 길, 부모님 곁에 머무는 시간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까지 모든 순간들이 산책과 힐링의 시간이 되어준다. 광릉추모공원에는 이곳만의 추모공간인 타임캡슐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타임캡슐은 생전의 부모님이 자식... 심리상담소에서 겪은 일 [프리스타일] 나경희 기자 잠들기 전 미드(미국 드라마) 한 편씩 보는 게 소소한 취미다. 요즘 보는 드라마는 〈슈츠(Suits)〉다. 무슨 일이든 자신만만한 대형 로펌 변호사와 뭐든지 한번 읽으면 달달 외우는 천재가 만나 종횡무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벌써 9년째 롱런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인데, 곶감 꼬치에서 곶감 빼 먹듯 한 편씩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법정 드라마이지만 법정 풍경보다 더 재밌는 건 캐릭터다. 사실 내가 두 주인공보다 더 아끼는 조연이 있다. 독특한 외모와 취향이 콤플렉스인 ‘루이스 리트’는 항상 실수하고 뒤늦게 깨닫는다... “미디어 속 무슬림은 아주 일부분일 뿐” 김연희 기자 아크람 알자디 씨(25)는 2014년 2월 한국에 왔다. 예멘에서 내전이 발발하기 7개월 전이었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장학금 제도에 합격한 그는 서울대학교에 진학해 경제학을 공부했다. 당시 체코와 인도가 지원하는 국가 장학금도 동시에 합격했지만, 한국의 경제 성장 모델을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다. 배운 걸 활용할 기회는 수년째 지속되는 전쟁으로 기약 없이 미뤄졌다. 지난 2월 졸업한 그는 현재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아랍어를 가르치고 있다.예멘 난민 500여 명이 제주도로 온 2018년, 이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반응 그들은 내게 ‘환대’가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김국희 (제주 예멘인 한국어교실 교사) “일주일에 한 번, 예멘에서 온 친구들의 한국어 수업에 갑니다.” 이 문장을 편한 마음으로 말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보니 가족에게도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제주 내 작가들과 전시를 기획하고 글을 쓰며 지내다 결혼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게 되어 이사·임신·출산·육아를 밀린 숙제처럼 해치우고 있었다. 아이를 가진 엄마가 이토록 모든 일에 조심스럽고 보수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이전에는 실감하지 못했다. 어떤 일이든 겁 없이 덤비 시사IN 제614호 - 혁신인가 약탈인가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기자들의 시선 • 포토IN/기쁨을 만끽하라 COVER STORY IN 혁신과 약탈 사이 어디로 모실까요 타다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은 택시업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앞으로 닥칠 사회적 변동과 혼란의 단면을 보여준다. 혁신 또는 약탈이라는 주장 사이에서 전문가들도 다른 해법을 내놓는다. • 표로 읽는 '택시의 현주소' ISSUE IN • "검찰 견제 위해 공수처 설치 시급" • 사라진 기록 망가진 사건 • 욕하고 때리더니 목... [카드뉴스] 이희호 이사장이 ‘다스(das)’라 불린 까닭 시사IN 편집국 1. 이희호 이사장이 ‘다스(das)’라 불린 까닭 2. ‘이제 우리는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습니다.’ 이희호 이사장은 6월 10일 9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면한 지 꼭 10년이 지났다. 3. 새로운 모임에서 자기소개 할 차례가 되면 ‘히히호호’ 크게 웃고 시작했다.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에게 “이름이 희호라서 그렇다”고 말하면 모두가 그를 따라 웃었다. 4. 어느 날 큰오빠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를 우연히 읽게 됐다. “아버님, 계집애를 전문학교 공부를 시켜서 뭐 하시려고…” ‘계집애’라는 말을 곱씹으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