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키즈’라 할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5년 역시 그 판박이가 될 거라는 점을 정권 초기 진작에 알았다. 꼭 경험을 해봐야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심이 없으면 경험하지 않고도 알 수 있다. 오히려 더 안 좋게 끝나리라는 예상이었는데, 지금의 양상이 그렇다. 남북관계는 사라진 지 오래고, 살가운 것처럼 보이던 한·일 관계는 지금 막가파가 따로 없다. 김영삼 때는 한·미 관계였다면 이번에는 한·일 관계다. 누구는 김영삼 시절의 ‘데자뷔’라 하기도 한다. 민족이라는 지렛대를 포기한 채 동맹의 선의에만 기대었던 순진한(?) 정권의 말로라는 점에서 닮았다.
민족이 없는 동맹관계의 서러움은 북한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장성택 방중 기간 터진 중국 시양그룹 투자 사건에 북·중 관계의 내면이 잘 드러나 있다. 북한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해 협상 고지를 장악하려 한 중국의 언론 플레이였겠지만, 진위도 분명치 않고 설사 사실이라 해도 동족으로서 서글픔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 있다. 시양그룹이 옹진 광산에 투자해 북한 측과 75:25로 지분을 나눴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시양 측이 75, 북한 측이 25다. 그런데 이것도 후한 편이란다. 대체로는 80:20이다. 한마디로 북한에게는 원석 값만 쳐주고 나머지는 전부 가져가버리는 계약을 그동안 중국이 북한에 강요해온 셈이다. 중국 이외에 마땅한 투자자나 판매처가 없는 북한으로서는 울분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제발 더 이상의 시행착오가 없기를 바란다. 민족이 없는 동맹관계의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무려 10년의 세월을 허송했으면 이제 충분하지 않나? 그나저나 이번에는 꼭 책임을 물었으면 한다. 한 번 실패한 길을 더욱 나쁜 형태로 되밟아 뻔한 실패를 가져오게 했다면 더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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