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의 발표를 보면,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한국인은 모두 245명이다. 주소지가 한국인 사람이 159명, 해외 주소를 적은 사람이 86명이다. 차명 대리인을 내세워 실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이 명단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총수 일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명단은 추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파는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 조욱래 DSDL 회장과 그의 장남 조현강씨 등 다섯 명을 1차로 확인해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수영 OCI 회장은 경총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재계 지도급 인사다. 조중건 전 부회장은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효성 가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집안이다.
조세 피난 생태계는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동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 좋은 조세 피난처와 조세 피난 상품 발굴 경쟁이 실시간으로 벌어진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그림자 경제 버전인 셈이다.
그 작동 메커니즘을 일반인들은 파악하기 힘들다. 〈시사IN〉은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Q&A 형식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미국 현지에서 20년 경력의 조세 피난 전문 브로커를 직접 접촉해 실상도 들어봤다(택스 디자이너, “새로운 피난처는 따로 있다” 기사 참조).
ICIJ가 확보한 자료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대신 만들어주는 대행사가 있다. PTN과 CTL이라는 두 대행사 내부 고객 자료를 ICIJ가 입수한 것이다. 페이퍼 컴퍼니 개설 자체로 탈세 혐의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나? 그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 그러나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는 목적은 주로 두 가지인데, 첫째가 ‘비밀 금융’, 즉 비자금 조성이다. 특히 개인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 때에는 주로 이쪽이다. 흔히 생각하는 탈세보다도 더 많다. 비자금 조성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탈세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수영 회장 측은 프라이빗 뱅커의 영업을 도와준다는 생각으로 국내 계좌를 만들듯 만들었다고 해명했는데? 국세청이 밝힐 일이지만, PTN과 CTL 같은 조세 피난 대행사가 하는 업무 성격과는 차이가 있다. 이들은 고액 자산가가 그림자 경제에서 부를 이전·관리하도록 도와주고 수익을 얻는다. 최고의 비밀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큰돈이 되지 않는 단순 계좌를 취급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런 회사들은 실제 자금거래 내역 자료를 축적하지 않는다. 고객의 자금거래 정보는, 꼭 필요할 경우에만 만들고, 만든 자료 역시 별도 공간에 은밀하게 보관하거나 고객과 담당자만 공유하기도 한다. 이번 ICIJ·뉴스타파 분석 자료에도 실제 자금 흐름은 잡히지 않는다. 그 때문에 당사자들은 “페이퍼 컴퍼니는 만들었지만 큰 자금 거래를 하지는 않았다”라는 해명을 내놓을 여지가 있다. 조세 피난 대행사의 비밀 보장 시스템 덕분이다. 결국 비자금 조성과 탈세 여부는 국세청 조사로 밝혀야 할 문제다. 기자회견장 주변에서는 “실명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다가 걸린 사람들이 오히려 ‘순진’하다”라는 말도 나왔다. ‘진짜 거물’들은 다들 대리인 이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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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재벌총수와 일가, 사회지도층 인사 등 상당수 포함"대기업 임원 등이 포함된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물리적인 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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