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해피투게더〉의 제작자 (주)다리의 장영승 대표는 원래 벤처 1세대 기업인 출신이다. 운동권 후배들을 이끌고 ‘나눔기술’을 창업했던 장 대표는 ‘캔들미디어’ 대표를 마지막으로 벤처업계를 떠났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가장 존경하는 벤처인으로 꼽기도 했던 장 대표는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공연기획자로 거듭났다. 그런 그가 제작하는 첫 번째 연극 〈해피투게더〉는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국민 부랑시설’이던 부산 형제복지원에는 1987년 3146명이 수용되어 있었다. 직원 구타로 원생 1명이 숨지자 35명이 탈출해 복지원 비리가 알려졌다. 매년 정부 예산 20억원을 받았던 이 복지원에서 12년 동안 531명이 사망했는데 적지 않은 인원이 구타 후 사망해 암매장되었다. 시신 중 일부는 의과대학에 해부학 실습용으로 팔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복지원 원장은 2년6개월 형을 받았을 뿐이다. 장 대표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불행과 우리의 행복은 연결되어 있다. 연극으로 사건을 재구성해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1월15일~12월15일,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동그라미극장)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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