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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케팅도 이제 양지로 가고 싶다

2016년 11월 02일(수) 제476호
이종대 (데이터블 대표)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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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은 검색 결과를 조작하거나 ‘물타기’ 정보를 뿌리는 등 어둠의 영역이 크게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온라인 사익 추구 활동이 최근 변화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도 다루시나요?” 몇 년 전, 소셜 빅데이터 분석 회사 창업 멤버로 일하던 무렵 고객들에게 자주 들었던 질문이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 당시 기술팀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으로 답했다. “네이버는 API 정책상 제약이 커서 블로그나 카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기 어렵고, 카페는 로그인해야만 수집 가능한 데다 로그인이 자주 풀리고 법적 문제도 있다.”

이 이야기가 고객들에게 얼마나 순진하고 가소롭게 들렸을지 알게 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네이버를 다루느냐”라는 말의 정확한 뜻은 ‘네이버 검색 결과 조작도 해주느냐’였다. “카페나 블로그도 다루느냐”는 검색 결과를 빠르게 바꿔줄 수 있는 이른바 최적화 블로그와 카페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냐는 소리였다. 다시 풀어 말하면, “너희 회사도 검색 결과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조작해줄 수 있니?”라는 질문이었다.

검색 최적화(SEO:Search Engine Optimization)라는 미명하에 진행되는 국내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의 실상은 이렇다. 고객들은 흔히 네이버 검색 결과 상위에 뜨는 부정적인 포스팅을 지워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바이럴 마케팅 대행업체 측에서는 사전에 비용을 지불해 확보한, 검색 결과 상위에 잘 노출되는 ‘최적화 블로그’를 활용한다. 예컨대 해당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들이 포함된 ‘물타기’ 포스팅을 마구 올리는 것이다. 최적화 블로그는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고객사 측에서 보기에 좋지 않은 글을 순식간에 검색 순위 밑으로 밀어내버릴 수 있다.

ⓒYTN 갈무리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포털 검색 광고란을 조작.
블로그만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카페나 네이버 ‘지식인’ 검색 결과도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고객사 홍보팀이나 대행사와 연계해 언론사에 열심히 보도자료를 뿌려 기사 검색 결과를 조작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특히 최근에는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 개편으로 이전처럼 최적화 블로그를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카페를 통째로 사서 검색 결과를 조작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었다. 한 유명 게임 카페는 갑자기 자동차 팬카페로 탈바꿈하면서, 기존 카페에 작성된 글이 무단 삭제되었다. 이에 항의하는 회원들이 강제 탈퇴 처리되면서 물의를 빚었다.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되고, 만들어진 지 5년 이상 된 카페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오래전부터 ‘키워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검색 최적화(SEO)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미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검색 결과를 조정하지 않는다. 구글 검색 결과에 잘 반영되는 기본 요건에 충실할 뿐이다. 적절한 키워드를 선정하고, 검색 엔진이 주로 잘 수집해가는 몇몇 사이트 위치에 키워드를 적절히 배치하며, 외부 링크와 연결을 영리하게 설정하는 식이다. 원칙적이고 정형화된 덕분에 구글 검색 최적화 여부를 판별해주는 사이트도 생겼다. 반면 네이버에서는 이런 작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 조작에 나서는 수많은 대행사들과 머리싸움을 하면서 수시로 검색 알고리즘과 원칙을 변경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왕훙’ 경제권이 18조원 규모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포털형으로 진화한 우리나라 검색 엔진 회사에 먼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카페·지식인·블로그, 뉴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포털에 사용자와 콘텐츠를 가둬둘수록, 광고 매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된 블로그·카페는 검색 결과에 가산점을 받는다. 블로그 이웃을 많이 맺어서 플랫폼을 옮길 가능성이 낮을수록, 방문자가 많아 더 많은 검색 트래픽을 유도할수록, 더 많은 회원을 오랫동안 확보할수록 검색 결과 노출에 용이하다. 포털 처지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다.

ⓒ연합뉴스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포털 검색 광고란을 조작하는 범죄에 대해 경찰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럼 사용자 문제일까? 일반 사용자들은 검색 키워드에 따라 나오는 결과를 수용할 뿐이다. 남은 건 광고주와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다. 자사 관련 키워드를 넣었을 때 좋은 검색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노출이 곧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현재 온라인 마케팅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것은 광고다. 노출을 극대화하고,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며, 사용자의 행동을 더 많이 이끄는 다양한 광고 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기반 광고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RTB(Real-Time Bidding) 프로그래매틱 광고, 동영상 및 이미지 기반의 푸시 광고인 인터스티셜 광고, 콘텐츠 전후 맥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네이티브 광고 등이 각광받고 있다. 새로운 광고 기술의 등장으로 모바일 광고 시장은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전체 국내 광고 시장의 14%인 약 1조5000억원 규모를 차지한다. 광고주의 모바일 광고 예산 확대는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혁신하려는 애드테크(Ad-Tech) 회사에 중요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광고주와 대행사도 더 나은 수단과 방법을 찾기 위해 뛰는, 혁신의 동반자인 셈이다. ‘검색 결과 왜곡’에 책임을 묻기에는 이들도 억울하다.

결국 남는 것은 온라인 공론장의 문화다. 온라인 공간은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남들의 시선이나 평판을 의식한다. 이런 문화 탓에 사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온라인 활동은 최적화 블로그 및 카페 거래, 블로그 협찬 논란, 검색 조작 등에서 볼 수 있듯 음지로 숨어든다.

ⓒ연합뉴스
중국 온라인상의 유명 인사를 뜻하는 ‘왕훙’들이 한국의 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 조짐이 있기는 하다. 페이스북·유튜브·아프리카TV 같은 개인방송이나 인스타그램 포스팅으로 인기를 확보한 개인들이 적극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SNS상에서 인기를 얻어 영향력이 있는 사람, 즉 인플루언서들이 모여서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하고 광고 수익을 거두는 메이크어스·트레져헌터·샌드박스네트워크·다이아TV 같은 MCN(multi-channel network)이나, 인스타그램 인기인들을 커머스 플랫폼으로 묶어내려는 서울스토어·셀럽21·아이오앤코 같은 인플루언서 커머스 업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사용자들이 좀 더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개인들의 상업 활동이 서서히 양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웃 나라 중국은 이런 흐름에서 더 앞서 나가고 있다.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이라 불리는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이 만든 콘텐츠와 상품이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왕훙 경제권은 이미 10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8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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