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은 예상한 대로 고령·친정부·뉴라이트 학자들로 구성됐다. 신형식·서영수·박용운·최대권·이주영·허승일 등은 60대 후반~70대 후반의 은퇴 교수이다. 국사편찬위원회 등 정부 산하기관 소속 학자가 집필진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정경희·이민원은 이승만 연구자이고, 김명섭·나종남·이주영은 뉴라이트 성향인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이다.
희한하게도 현대사 부문 집필자 중에는 사학 전공자가 없다. 대신 법학자·경제학자·정치학자·군사학자가 참여해 집필했다. 법학자 출신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79)는 현대사 집필에는 전공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내가 8살 때 광복이 된 후 6·25, 4·19, 5·16 모두 몸소 체험했고 그에 대한 생각이 다 있다.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사 전공이 따로 어디 있나?”
최대권 교수는 5·16 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거나 ‘세월호 특별법이 헌법 원리에 반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일간지에 기고한 적이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느님 앞에 죄 없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썼다.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희 찬양’ 글을 올려놓았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뒷받침하는 이론가이다. 현대사 부분은 특히 민감한 부분이라 정치적 균형성에 신중을 기했어야 함에도, 집필진 대부분이 우편향·친정부 성향의 행보를 보인 인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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