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그를 처음 보았다. 그는 백발이었고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최루탄이 날아다니던 광장에서 그는 꿈쩍도 않고 버티다가 쓰러졌다.
세상에서 최루탄 가스를 가장 많이 마신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그는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에 나선 이후 광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이명박 독재보다 더 나쁜 게 박근혜 독재 정권이야.”
여든다섯 백기완은 철인이다. 항상 촛불을 들고 맨 앞에 선다. 결코 물러섬이 없다. 하지만 ‘백발의 청년’도 세월호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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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에서 최순실이 되었다
촛불 광장에서 최순실이 되었다
신한슬 기자
극단 ‘경험과 상상’ 배우 김한봉희씨(32)는 11월12일부터 매주 토요일 광화문역으로 가는 5호선 지하철 안에서 진한 아이라인을 그렸다. 배우 김한봉희에서 ‘광화문 최순실’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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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손희정(문화평론가)
사람은 죽는다. 사고로 죽고, 병들어 죽고, 나이 들어 죽고, 굶어 죽는다. 여자도 사람이므로 죽는다. 여자의 죽음에는 한 가지 원인이 추가된다. 때때로 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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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세월호의 국제 버전이다
난민은 세월호의 국제 버전이다
문정우 기자
유엔 난민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미 전 세계 난민은 6000만명을 넘어섰다. 그중 51%가 아동이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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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앞에 선 낡은 비장함
동상 앞에 선 낡은 비장함
황현산(문학평론가·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아들을 낳기 위해 돌부처의 코를 떼어다 갈아 마시는 풍속이 있었다. 성스러운 권력이라 하더라도 거대한 힘이 물질로 형상화하면 이렇듯 성적 상상력도 그 품에 끌어안기 마련이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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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의 숨으로 이승의 여신이 되다
저승의 숨으로 이승의 여신이 되다
서명숙(제주올레 이사장)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농사지을 땅은 변변치 않은제주의 해안마을에서 제주 여성들의직업적 선택지는 오로지 해녀뿐이었다.생과 사를 넘나드는 그 직업이어찌나 힘들고 고달팠던지해녀들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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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저 아래 있는데…
진실이 저 아래 있는데…
이명익 기자
“진실이 저 아래에 있는데, 세월호가 저 아래에 있는데 어디서 진실을 찾겠다는 건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2학년2반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말했다. 1월9일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