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난민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미 전 세계 난민은 6000만명을 넘어섰다. 그중 51%가 아동이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전문가들은 주범이 글로벌 경제위기냐, 신제국주의냐를 놓고 다투는데 종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바로 유엔이다. 난민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는 유일한 국제기구이기 때문이다.
유엔은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열강의 눈치를 보느라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차기 사무총장에 난민 전문가를 낙점한 것이 유엔의 절박한 사정을 대변한다. 난민 문제가 악화된 그 기간 유엔의 중심에 한국인 총장이 있었다는 게 아프다. 난민 문제는 세월호의 국제 버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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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최루탄 가스를 가장 많이 마신 ‘백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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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기자
24년 전 그를 처음 보았다. 그는 백발이었고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최루탄이 날아다니던 광장에서 그는 꿈쩍도 않고 버티다가 쓰러졌다.세상에서 최루탄 가스를 가장 많이 마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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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광장에서 최순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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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슬 기자
극단 ‘경험과 상상’ 배우 김한봉희씨(32)는 11월12일부터 매주 토요일 광화문역으로 가는 5호선 지하철 안에서 진한 아이라인을 그렸다. 배우 김한봉희에서 ‘광화문 최순실’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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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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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정(문화평론가)
사람은 죽는다. 사고로 죽고, 병들어 죽고, 나이 들어 죽고, 굶어 죽는다. 여자도 사람이므로 죽는다. 여자의 죽음에는 한 가지 원인이 추가된다. 때때로 그저 여자라서 죽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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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앞에 선 낡은 비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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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의 숨으로 이승의 여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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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제주올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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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익 기자
“진실이 저 아래에 있는데, 세월호가 저 아래에 있는데 어디서 진실을 찾겠다는 건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인 단원고 2학년2반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가 말했다. 1월9일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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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샤프의 생년월일 ‘9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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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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