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일으키지 않고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해야 할 싸움을 피하지 않는 과정 속에 정의가 깃든다. 학교에 투입된 1600명 경찰에 맞서 ‘벗’들은 서로의 팔과 팔을 엮었다. ‘바위처럼’ 굳세야만 저항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라고 노래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개인들이 모였기에 가능한 싸움이었다. 민주주의라는 비효율의 세계는 관계의 평등과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굴러간다는 것을 이들이 증명했다. 2016년 대통령 탄핵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화여대’라는 네 글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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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깃발 들고 함께 울다
웃기는 깃발 들고 함께 울다
변진경 기자
지난 11월14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서 수상한 깃발 하나가 휘날렸다. 검은 장수풍뎅이의 몸통 아래 궁서체로 단체 이름을 새긴 이 깃발은 예고도 없이 광장에 나타났다 홀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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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결사의 자유를 되찾아오다
집회·결사의 자유를 되찾아오다
김은지 기자
걸어서 2분, 100m 거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번번이 막혔던 길이다. 세월호 유가족, 촛불 시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은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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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공장의 하루하루
지식 공장의 하루하루
엄기호(국민대 사회학과 강사)
한국에서 공부란 지식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피부에 새기는 일이다. 배움은 심연, 영혼에 닿지 않고 표면, 피부에 머문다. 지식을 익혀서 다루는 법을 배우지 않고 노예의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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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은 없다, 촛불은 있다
1번은 없다, 촛불은 있다
김연희 기자
2016년 7월12일 이후 경상북도 성주는 전과 같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오늘 참외 몇 박스 땄어예?”라고 인사하던 주민들은 한여름 내내 참외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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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조국 하나의 그리움
두 개의 조국 하나의 그리움
장일호 기자
조금은 예측 가능했으면 좋았을 텐데. 태어났을 때는 몰랐지. 동토 위를 삶의 근거지로 삼게 될 줄은. 사할린으로 오기까지, 사할린에서 살기까지. 조선인이었다가 일본인이 되었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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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무덤에 사죄하라
그의 무덤에 사죄하라
김연희 기자
물대포 조준 사격으로 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아간 공권력은 그의 시신까지 노렸다. 지난 9월25일, 농민 백남기씨가 사망했다.백씨가 눈을 감자, 경찰은 서울대병원을 둘러쌌다. 부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