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명 사망, 224명의 직업병 피해자를 낳은 삼성 반도체·LCD 공장.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2년간 일하다 스물세 살에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씨의 부친에게 ‘입막음’으로 500만원을 건넨 삼성. 500만원. 그들이 생각한 사람의 목숨 값. 누군가의 생명 같은 사랑하는 딸, 언니, 누나, 동생, 친구의 목숨 값 500만원. 망자에 대한 윤리, 망자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는 비인간성.


“저도 아이 둘 가진 아버지로서 가슴이 아프다. 모든 일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이재용 부회장, 2016년 12월6일).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 그 뻔뻔한 태도에 묻고 싶다. 그것이 마음 아픈 사람의 태도이고 책임을 느끼는 사람의 행동인지. 당신의 눈에는 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지.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이 사람들의 갈기갈기 찢긴 마음을 조금도, 아주 조금도 느낄 수 없는지.

 

ⓒ신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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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최은영(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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