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또 문건. 2주 동안 특별취재팀은 문건더미에 파묻혀 지냈습니다. 1379개 ‘최순실 파일’에 이어, 400쪽 가까이 되는 ‘안종범 업무수첩’ 단독 입수. 특별취재팀 김은지 기자입니다.


안종범 필체 해독이 쉽지 않았을 텐데?

팀원들과 나눠 꼼꼼히 체크했죠. 수첩 앞장부터 휘갈겨 쓰고, 그중에 VIP(대통령) 지시만 따로 뽑아 맨 뒷장에서 역순으로 정리해놓아 VIP 지시 사항은 그나마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재판에서 안 전 수석 변호인단이 업무수첩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검찰도 어안이 벙벙했죠. 안 전 수석의 변호인단이, 업무수첩을 입수한 절차를 문제 삼아 증거 채택에 반대했습니다. 검찰은 “자필로 쓴 증거마저 거부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비판했죠. 법조계에서는 안 전 수석이 검찰에서 관련 진술을 충실히 했고, 검찰이 수첩에 대한 증거 능력을 충분히 입증한다면, 재판부가 증거로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무수첩 관련해 추가 보도할 내용은?

지난주에 24쪽에 걸쳐 내용을 담았는데, 아직도 더 쓸 게 남아 있습니다. 기사로 말하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관료들 사이에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안 전 수석도 적자생존법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안 전 수석이 쓴 수첩은 가로 7.8㎝, 세로 15.8㎝로 가격은 권당 1000원 안팎입니다. 이 작은 수첩이 박근혜 게이트 실체를 밝히는 스모킹 건이 되었습니다.

기자명 고제규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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