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에게 호남은 중요한 지역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모두 주기적으로 호남을 찾아 중요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광주만 가면 뉴스가 생긴다”는 말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다.

이재명 시장은 1월15일 광주에서 자신의 지지 모임인 ‘손가락 혁명군(손가혁)’ 출정식을 치렀다. 이 시장은 서울이 아닌 광주에서 지지 모임 출정식을 한 이유에 대해 “내 정치적 인생의 출발이 광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도 호남을 방문해 격한 언사를 쏟아냈다. 1월11일 광주에서 18대 대선 패배, 대북송금 특검 등을 언급하며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해 12월26일 광주를 찾아 “나는 1990년 3당 합당을 거부했다. 호남은 3당 합당 이후 고립되었다. 3당 합당과 같은 제3지대 정계 개편에 반대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부겸 의원 역시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대구에서 야당으로 출마했음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2016년 총선 직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이는 전략적인 선택이다. 호남은 그동안 ‘노풍(2002년 노무현 바람)’ 등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일종의 나침반 구실을 해왔다. 모든 경선 주자들이 호남에서의 지지율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그런 호남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의 취약 포인트로 간주된다. 지난해 4월 총선 후유증이 남아 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을 여러 차례 찾아 지지를 호소했지만, 호남 의석은 대부분 국민의당이 차지했다.

그렇다면 호남이 정말 문재인에게 약점이 되는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1월13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39%다. 전국 광역 단위 중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선 1위 주자가 호남에서 39%라면 지지율이 낮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세론을 다지려는 후보와 꺾으려는 후보 모두가 호남의 선택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기자명 김동인 기자 다른기사 보기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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