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서울대저널〉 송재인 기자의 기사(‘로켓처럼 빠른 배송에 총알처럼 잊혀지는 것들’)는 과도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일하는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한 기획물로 시의성과 의미가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했다는 택배산업 덕분에 편리하게 택배를 이용하고 있지만 그 시스템을 지탱하는 택배기사들의 고단한 노동 현실은 대부분 알지 못한다. 산업적 발전의 그늘에 감춰진 택배 노동자의 문제를 포착해 공론화한 문제의식이 이 기사를 높이 평가한 첫 번째 이유다.

이 기사는 내용 면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속도 경쟁에 쫓기는 택배기사의 일상을 생생히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럴 수밖에 없는 택배산업의 구조적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숲(구조)과 나무(사람) 모두를 잘 보여주는 조화로운 구성 방식이다. 다만 택배기사가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물량, 작업 시간 대비 임금수준 같은 사실관계들이 추가됐다면 노동강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기사 내용에서도 현상 설명-원인-대안 제시라는 기사 작성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총알 배송’ ‘로켓 배송’ 같은 구호가 상징하는 택배업계의 속도 전쟁, 이용자들의 쏟아지는 요구 등 택배기사가 직면한 숨 막히는 현실이 잘 드러났다. 원인 분석에서는 업계의 단가 낮추기 경쟁과 대기업의 역할, 지입제 방식의 고용구조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한 점도 좋았다. 특히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오히려 과거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택배 단가 통계는 택배업계의 단가 낮추기 경쟁이 얼마나 살인적인지를 실감케 했다.

무엇보다 현상 나열에 그치지 않고 표준운임제 시행을 통한 택배 단가 현실화와 법적 지위 보장 등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 부분이 다른 기사와 차별화되었다. 그러나 택배요금을 인상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어 아쉬웠다. 또한 기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쿠팡의 사례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의 견해도 반영하는 것이 보도 원칙이다.

기자명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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