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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오른 황 대행, 대선 출사표 던지나

2017년 02월 21일(화) 제492호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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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10∼15.9%로 상승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새누리당 지지층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대선 출마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2월9일 국회 본회의장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였다. 질문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답변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윤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부총리의 직함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물었다. 유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권한대행 겸, 이후 제 직함(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변했다. 30음절에 이르는 직함 이야기에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이 웃은 것이다.

국회에서 이런 코미디 같은 문답이 오간 것은 최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11월30일 알앤써치의 조사였다. 그때는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12월9일)되기 전이었다. 이때만 해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답한 응답은 1.9%로 미미했다. 그러던 지지율이 2월 둘째 주에 발표된 여러 조사 결과를 보면 10~15.9%로 상승했다. 황교안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군부대·시장 방문 등 현장 행보를 30여 회나 이어갔다. 야권에서 ‘대통령 코스프레’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지지율은 10%대로 올라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2월1일) 이후 황교안 권한대행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시사IN 이명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월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고 있다.

2월1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전국 성인 1007명에게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조사 기간:2월7~9일, 표본오차:±3.1%포인트, 95% 신뢰 수준, 응답률:2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www.nesdc.go.kr 참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29%), 안희정 충남도지사(19%), 황교안 국무총리(11%), 이재명 성남시장(8%),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7%),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1%) 순서였다. 그 전주 조사와 비교하면 안희정 지사가 9%포인트 상승하면서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보였고, 황교안 권한대행도 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이는 대부분 새누리당 지지층 내 상승분이다. 반기문 불출마 선언 이후 마땅한 당내 주자가 없어 황교안 권한대행으로 더 집중된 듯하다”라고 밝혔다. 지난주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반기문 29%, 황교안 36%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황교안 57%로 나타났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새누리당 지지층(57%), 대구·경북(23%), 60대 이상(28%),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층(24%)에서 강세를 보였다. 바른정당 지지층(10%)에서는 전국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다 보니 새누리당 지도부가 황 권한대행에 대한 ‘러브콜’을 내비쳤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출마는 본인이 결심할 일이라고 하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황 대행을 대통령감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2월9일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위기관리를 해야 할 황 권한대행이 언론에서 얘기하는 대권 놀음을 즐기는 것 아니냐. 황 권한대행은 지금이라도 대선 출마 입장과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내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미약한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의 권한 대행할 장관 나오나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인용해 60일 이내 대선이 치러지면 선거일 30일 전까지 공직을 사퇴하면 된다.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대행한다.


하지만 법적 문제와는 별개로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2월5일 발표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국정 공백 문제와 대선 관리를 위해 출마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응답이 69.1%에 이르렀다. ‘출마하는 게 좋다’고 응답한 이들은 24.2%였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국정 공백 최소화’를 공언해온 황교안 총리로서는 대선 출마 시 이런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택할 경우에 야권은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만큼 국정 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만성 담마진’이라는 피부질환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점, 부산고검장 퇴임 후 ‘전관예우 특혜’ 의혹 등 과거 청문회에서 거론된 문제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보수 후보 중 지지율 1위로 나오고 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 본인은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지난해 12월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선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밝혔는데 이후에는 여지를 두는 답변을 했다. “지지율 보도는 저와 직접 관계가 없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다(1월23일 신년 기자회견).”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2월6일 국회).” 2월10일 국회 비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고 넘어갔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행의 대행을 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권한대행(오른쪽)이 1월26일 경기도 연천군 제25보병사단을 방문해 부대장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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