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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은 프랑스 대선, 여전히 안갯속에

2017년 02월 21일(화) 제492호
파리·이유경 통신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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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이 안갯속이다. 올랑드 대통령이 불출마한 가운데 좌파인 브누아 아몽, 우파인 프랑수아 피용, 극우파인 마린 르펜 그리고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대통령 선거.’ 70여 일 앞둔 대통령 선거를 두고 프랑스 언론은 이렇게 규정했다. 프랑스 대선은 오는 4월23일 1차 투표가 치러진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7일 1·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프랑스 언론의 규정대로 이번 대선은 예측 불허 형국이다. 지난 1월22일과 29일, 지난해 우파 경선에 이어 좌파 경선이 치러졌다. 집권 사회당 출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불출마를 두고 과연 현 정권의 총리였던 마뉘엘 발스가 좌파 유권자들을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라는 현 정권 지지도(4%)와 그에 따른 좌파의 분열을 극복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이번 좌파 경선에서도 유력한 후보였던 발스 전 총리를 누르고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이 최종 후보로 당선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언론은 발스 전 총리가 사회당 대선 후보가 되리라 예상했다. 아몽 후보도 발스와 함께 집권 사회당의 각료 출신이다. 아몽은 아르노 몽테부르그 후보와 함께 2014년 현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장관직을 사퇴했다는 점에서 현 정권에 우호적인 발스 후보와는 차이를 보였다. 정책과 정견을 따져보아도 두 후보는 명확히 갈렸다. 아몽은 발스에 비해 진보적이다. 발스는 총리 시절 좌파와 우파가 노동법 개정안에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헌법 제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근거로 노동법 개정안을 표결 없이 통과시켰다. 발스는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경우 의회 표결을 거치지 않고 법안을 공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 프랑스 헌법 제49조 3항 카드를 꺼내 통과시킨 것이다. 당시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AP Photo
2월6일 프랑스 공화당의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가족을 허위 고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브누아 아몽 후보는 바로 헌법 제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경제나 안보의 문제로 제한하고, 노동법 개정안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락사와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아몽이 내건 대표적인 정책은 ‘기본소득제’다. 그는 18~25세의 청년에게 월 535유로(약 60만원)에 준하는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기술 발달에 따른 일자리의 감소’를 과감히 인정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와 같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본소득제는 핀란드에서 1월1일부터 시행되어 실업률을 9% 낮추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몽 후보의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한 노트르담데랑드 지역에 예정된 공항 설립 계획에 반대하고, 2025년까지 석탄 연료 사용을 50%로 줄이는 정책 등을 통해 환경주의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우파와 좌파 진영의 후보가 결정되면서 이제 관심은 본선으로 옮아갔다. 좌파인 브누아 아몽, 우파인 프랑수아 피용, 극우파인 마린 르펜 그리고 무소속으로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의 4파전이다. 지난 1월 프랑스 경제신문 <레제코>와 주간지 <파리마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앞서고 있다. 그 뒤를 공화파 프랑수아 피용, 무소속인 에마뉘엘 마크롱, 좌파인 브누아 아몽 후보가 쫓고 있다.

ⓒAFP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
프랑스 언론이 ‘예측할 수 없는 대통령 선거’라고 보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력 대선 후보였던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일명 ‘페넬로프 게이트(Penelope Gate)’에 휘말린 것이다. 지난 1월25일 프랑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그의 아내인 페넬로프 피용을 위장 취업시키고 세금을 횡령했다”라고 보도했다. 피용 후보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아내를 ‘국회 비서’로 채용하고, 2012년 6개월간 각 3900유로, 4600유로의 월급을 받아 총 50만 유로(약 7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겼다. 프랑스에서는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위장 취업이다. 당시 국회 비서인 잔 로빈슨 브에르의 증언에 따르면 국회에서 페넬로프 피용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의 자녀인 마리 피용(2005~2006)과 샤를 피용(2007)도 또한 평균 3000유로의 월급을 받고 채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그들의 역량 역시 의심받았다. 50만명의 공직을 줄이겠다는 정책을 내걸었던 우파의 유력 후보가 자신의 가족을 고용해 여러 차례 ‘정당하지 않은 보수’를 받았다는 점은 프랑스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과반 득표자 없어 결선투표로 갈 듯


‘페넬로프 게이트’의 여파는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과반수가 넘는 유권자들이 피용 후보를 지지했던 일에빌렌 지역에서조차 실망감을 드러냈고,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로 2위를 차지했던 피용이 3위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2월6일(현지 시각) 피용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다.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아주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피용은 가족 채용에 대해 “(관례대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관행이 불신을 야기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용의 간담회 다음 날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페넬로프 피용이 퇴직금 4만5000유로도 받아냈다”라고 보도했다. 페넬로프가 보좌관으로 근무했다고 허위 등록한 기간의 퇴직금까지 챙겼다고 추가 폭로한 것이다. 프랑스 검찰의 수사와 다른 후보들의 ‘자진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프랑수아 피용은 대선 후보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AFP
무소속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유력한 대선 후보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극우파 마린 르펜 후보와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전 경제장관 에마뉘엘 마크롱은 2월4일 프랑스 리옹에서 지지자 1만여 명을 모아 세력을 과시했다. 늘 ‘애매하다’는 의견이 따라붙었던 마크롱의 정책들은 3월 초 구체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국민투표제’를 내세우고 개개인의 역량에 따른 자율근무 시간을 주장하는 등 진보적인 경향을 보이나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길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체제를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극우파인 마린 르펜 후보는 ‘프랑스만을 위한’ 정책을 강조하면서 탈유럽·반이민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4월23일 1차 투표에서는 마린 르펜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르펜도 공금 횡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르펜 후보가 친구이자 보좌관인 카트린 그리제를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등록했는데, 그리제는 유럽의회에서 근무하지 않고 파리에서 국민전선 업무만 처리했다. 유럽의회는 르펜에게 지원금을 부당한 용도로 사용했다며 30만 유로(약 3억7400만원)를 반환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외에도 극단적인 정책으로 인해 1차 투표에서 르펜의 과반 득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5월7일 2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페넬로프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프랑수아 피용과 힘겨운 승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대통령 선거’다. 대선까지 남은 70일은 예측 불허의 변수가 생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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