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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냐’만큼 당연한 ‘어디 노조냐’를 위해서

2017년 03월 03일(금) 제493호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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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비 2만원을 내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노동법 강좌가 있다. 2007년 11월에 시작해 연 2회 열리고 있는 ‘민주노총 법률학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이하 노동법률지원센터) 소속 노무사들이 누구나 꼭 알아야 할 노동법을 사례 중심으로 강의한다. 시간은 평일 오후 7시다. 노동조합 전임 간부가 아닌 노동자 등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3월 하순 ‘제17회 민주노총 법률학교’가 열릴 예정이다.

노동법률지원센터는 하루 20건, 연 4000건에 달하는 노동 상담을 무료로 진행한다(02-2269-0947~8). 부당해고와 임금체불 상담 비중이 높다. ‘민주노총 법률학교’를 기획한 박성우(44) 노동법률지원센터 법규국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기본적인 노동법을 알지 못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6개월 임금 체불을 당하고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모르는 식이다. 사장들도 노동법을 모른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노동법을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동법률지원센터 소속 노무사들은 서울 노원구·구로구 등 각 지역 노동복지센터와 연계해 시민노동법률학교도 수년째 열고 있다. 박성우 법규국장은 “시민들이 노동법을 배우려는 갈망이 크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노동법을 배워보고 싶어서 강의를 들은 한 30대 청년은 노무사 시험에 합격해 연수를 받고 있다. 한 60대 중반 남성은 틀린 맞춤법으로 ‘좋은 교육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강의 평가를 썼다. 박성우 법규국장은 “간혹 ‘선생님 참 아름다운 말인데, 이거 배워서 뭐 해요’라고 묻는 분도 있다. 현실의 많은 문제는 ‘사장님을 고소하세요’라는 해법으로 쉽게 끝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이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신선영

박 국장은 수습 노무사 시절이던 2002년 노무사 업계의 ‘민변’으로 불리는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 설립을 주도했다. 현재 그가 회장을 맡고 있다. 노노모의 소속 노무사 160명은 사용자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다. 그는 이에 앞서 수습 노무사 교육 프로그램인 ‘노동자의 벗’도 만들었다. 스스로를 ‘법규 활동가’로 정의하는 박성우 법규국장은 “법규 활동가 10명보다 조직 활동가 1명이 절실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전국 체불임금이 1조4000억원이다. 밀린 임금만 주면 더 이상 처벌하지 않고 끝낸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도 사업주 처벌은 벌금 2000만원이 고작이다. 법이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작동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다.”

박성우 국장은 ‘벚꽃 대선’이 가시화되었지만 여전히 “(대선 후보 사이에) 노동 의제가 잘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유권자 대부분이 노동자다. 후보들이 적폐 청산을 이야기하지만 노동자들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며 ‘구조화된 적폐’를 마주한다. 그걸 중심에 두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노조 조직률이 10%대인 현실에서 박성우 법규국장은 ‘어느 회사에 다니냐’는 질문만큼 ‘어디 노조냐’라고 묻는 게 상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더해, 노조가 포괄하기 어려운 개별 노동자를 담아낼 ‘새 그릇’도 궁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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