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데모크라시알레코스 파파다토스 외 지음, 정소연 옮김, 궁리 펴냄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민주주의가 당연하지 않았다는 걸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지나온 역사의 결과이며 앞으로도 지켜야 할 가치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이때 무엇보다 ‘꼰대’처럼 보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저자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이 책은 민주주의의 탄생 과정을 그린 그래픽노블이다. 주인공은 고대 그리스의 평범한 청년 레안드로스. 유명인을 내세우지 않은 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민주주의란 전진과 후퇴의 반복 속에서 뿌리내리는 과정임을 설득한다. 저자는 “민주주의는 지나간 일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매일의 투쟁이다”라고 말한다.

된장 쉽게 담그기이순규 지음, 헬스레터 펴냄쩜장이라는 게 있다. 보통의 된장은 간장을 가르고 난 메주 건더기로 만든다. 간장을 가르지 않은 메주로 만든 게 바로 쩜장이다. 이 메주를 파쇄하고 숙성시켜 보리밥·천일염·고추씨 가루를 배합해 만든다. 된장보다 색이 진하고 깔끔한 뒷맛이 일품이다. 쩜장은 저자의 ‘시어머니표’ 된장이다. 전북 군산이 고향이었던 시어머니는 서남해 일대에서 전수돼온 쩜장을 평생 담갔지만 제조비법을 남기지 않고 돌아가셨다. 남양주로 귀농까지 해가며 쩜장 복원에 나선 필자는 결국 수년간 도전 끝에 성공을 맛봤다. 쩜장은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며 일반에 알려졌다. 쩜장을 비롯해 된장·고추장·쩜장고추장·간장·청국장 등의 표준 레시피를 공개한다.

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지음, 김세나 옮김, 미래의창 펴냄
자동차는 20세기 물질문명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산업과 기술발전, 고용, 노동 과정부터 ‘높은 배기량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려는’ 문화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자동차를 둘러싼 담론들은 풍부하고 유려하다. 이런 자동차의 세계에 뭔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고, 배기가스 없는 전기자동차와 무인차가 시장을 엿보고, 심지어 ‘소유’가 아닌 ‘공유’로 자동차를 이용하려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역동적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까?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저자는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거침없는 논의로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리처드 루브 지음, 김주희 외 옮김, 즐거운상상 펴냄아이들을 자연에 풀어놓으면 마냥 좋아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벌레가 있다며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가려 하지 않았다. 곤충이 많다며 들판을 뛰려 하지도 않고, 벌에 쏘일 수 있다며 산을 오르려 하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애니메이션 〈라바〉에 나오는 벌레 캐릭터를 좋아하지 실물은 좋아하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의 이런 성향을 저자는 ‘자연결핍장애’라고 불렀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노는 것을 비생산적이라 여기고, 거칠고 생소하고 위험하다고 보며, 텔레비전에서 다 볼 수 있는 것을 불편을 겪으면서 체험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고 능동적으로 즐거움을 만들어내게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당신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이원재 외 지음, 서해문집 펴냄
“이대로 5년이 흐른다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저자들은 똑같은 질문을 들고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 11명을 만났다. ‘헬조선’ 담론이 바닥을 치던 2016년 상반기였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전직 부총리(이헌재), 뇌공학 과학자(정재승), 리버럴 사회학자(조한혜정), 탈북자 출신 기자(주성하)처럼 ‘평생 같은 자리에서 만날 일 없을 것 같은 사람’들 사이에 통하는 키워드가 있었다. ‘가부장적 권위주의 국가 모델(박정희 모델)’과 ‘시장 만능주의 국가 모델(IMF 모델)’이 우리 과거를 규정했고, 이제는 수명을 다했다는 인식이 그것이었다. 11명 인터뷰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래의 키워드가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과정이 흥미롭다.

안드로메다 성운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 아작 펴냄〈안드로메다 성운〉은 지구인들이 쏘아 올린 성단선이 연료가 부족하면 행성의 중력 궤도를 따라 ‘위성’이 되어 구조선을 기다리면 된다고 묘사했다. 소설이 완결된 해인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다. 상상은 재빨리 현실이 되었다.별들이 간직한 지식을 찾아 나선 우주탐험가들. 외계에서 만난 미지의 생명체와 공포. 과학이 이룩한 새로운 경지의 예술들. 〈안드로메다 성운〉은 고전적 SF 소설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 소설이 그리는 세상은 공산주의적 유토피아 사회다. 폭력과 전쟁은 사라지고 생명에 대한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세계. 우주를 횡단하는 것보다 대담한 상상이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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