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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박근혜는 사익 추구한 적이 없다?

2017년 03월 20일(월) 제496호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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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박 인사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을 받았느냐’고 주장하면서 탄핵 심판의 본질을 호도한다. 하지만 탄핵 심판은 형사재판과 달리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를 저질렀는지가 핵심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돈 한 푼 먹었습니까?”(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 돈 먹었다는 것 하나도 없죠?”(김문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 인사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을 받았느냐’를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을 팩트 체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나?

특검은 최순실씨가 1990년께 어머니 임선이씨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대신해 서울 삼성동 사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했으며, 2013년께부터 약 4년간 대통령 의상 제작비용 등 약 3억8000만원을 대납해줬다는 등의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논쟁 중이다. 이 부분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탄핵 사유나 형사사건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



ⓒ시사IN 양한모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도왔나?


헌법재판소(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보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로부터 774억원을 출연받아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도록 안종범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 이때 최씨가 추천한 인사들이 두 재단 임원진이 되도록 해 최씨가 두 재단을 장악하게끔 도왔다. 박 전 대통령은 최종변론 의견서에서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도로 문화재단과 체육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두 재단의 명칭과 이사진, 사무실 위치, 출연 금액까지 지시했고, 이후 재단의 사업 운영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이는 <시사IN>이 입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헌재는 안종범 업무수첩을 증거로 채택한 바 있다. 또 이승철 전 전경련 부회장 역시 헌재에 출석해 청와대 지시로 두 재단을 설립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가 미르재단 설립 전 세운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와 K스포츠재단 설립 전 세운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더블루케이가 광고를 수주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도록 도왔다(최씨는 이 회사들을 통해 두 재단을 이권 창출 수단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사기업인 KT에 특정인 2명을 채용하게 하고 광고 관련 업무를 맡기라고 요구했다. 이후 플레이그라운드는 KT로부터 68억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현대자동차그룹에 플레이그라운드 소개 자료를 전달했고, 플레이그라운드는 9억원에 달하는 광고를 현대차로부터 수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와 사기업 포스코가 스포츠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더블루케이가 선수 에이전트나 운영을 맡도록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로 하여금 최순실씨 지인이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회사 KD코퍼레이션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하는 등 직간접으로 최씨의 사익 추구를 지원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해당 기업들을 도운 행위를 부정하지 않았다. ‘유명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유능한 인재가 모인 회사’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고 들었다고 변명하면서도 왜 하나같이 최순실씨와 관련된 회사만 도왔는지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최씨가 추천한 인사를 공직에 임명했고 이 중 일부는 최씨의 이권 추구를 도왔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위가 최씨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행위로 공정한 직무 수행이라 할 수 없다고 보았다. 헌재는 또 박 전 대통령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규정한 헌법 제7조와 국가공무원법·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봤다. 헌재는 정호성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또는 방치 아래 2013년 1월께부터 2016년 4월께까지 인사 자료, 국무회의 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은 문건을 최순실씨에게 유출한 것 역시 국가공무원법상 비밀 엄수 의무를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를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했으며, 이런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헌재는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 조사, 청와대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을 봐도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으며, 이 같은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판단했다.



금품 수수 의혹은 탄핵 사유의 핵심인가?

박 전 대통령과 대리인단은 재산상 이익을 한 푼도 취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느냐’는 탄핵 심판의 핵심 쟁점이 아니다. 헌재는 △공무원 임면권 남용 △언론자유 침해 △세월호 참사 관련 생명권 보호 의무와 직책 성실 의무 위반 △최순실씨에 대한 국정 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이라는 4개 쟁점에 대해 판단을 내렸다. 국회 탄핵소추안이 기업들의 재단 출연 등과 관련해 뇌물죄 또는 제3자 뇌물죄를 적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헌재는 뇌물죄나 제3자 뇌물죄를 판단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친박 인사들이 ‘박근혜가 돈 한 푼 받았나’라고 주장하는 것은 탄핵 심판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강일원 재판관이 탄핵 심판 과정에서 수차례 강조했듯이, 탄핵 심판은 형사재판과 다르다.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 유죄라는 확신이 들 만큼 각각의 혐의가 입증되어야 한다. 반면 탄핵 심판은 징계 절차다. 위헌·위법 행위가 대통령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지가 핵심이다. 박 전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을 뒤섞으려 했다. 최순실씨 국정 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을 포함한 탄핵 심판의 쟁점을, 엄격한 입증이 요구되는 뇌물죄 적용 여부로 축소해 탄핵의 부당함을 부각하려는 것이었다. 친박 인사들 역시 초점을 형사사건으로 돌려 탄핵의 부당함을 부각하려는 동기가 있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했는데?


특검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을 뇌물죄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동계스포츠영재센터 출연을 제3자 뇌물죄로 봤다.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가 입증되거나, 최씨가 받은 돈이 곧 박 전 대통령이 받은 돈이라고 볼 만큼 둘의 관계가 특수하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뇌물죄 적용 여부는 검찰 수사와 법원에서 다툴 전망이다. 향후 뇌물죄가 재판에서 인정되지 않더라도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와는 관계없다. 특검이 뇌물죄로 본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은 탄핵 소추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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