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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역주행 10년’ 되돌리는 게 시대정신이다”

2017년 04월 13일(목) 제499호
이숙이 기자 sook@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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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 대통령은 당선과 함께 임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정당이 인수위 구실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정당이 미리 정부 조직도 짜고 개혁 과제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희상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이 <대통령>이란 책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 절묘한 시기에, 맞춤한 필자가, 딱 필요한 주제를 다뤘다는 생각에서다. 6선인 문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 때 국회의원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국회부의장과 야당 비대위원장 등을 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다섯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또는 정반대 위치에서 관찰하는 흔치 않은 ‘행운’을 누린 셈이다. “‘간접’ 경험으로만 보면 나만큼 대통령 노릇을 잘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웃는 그는 “숨겨둔 발톱이 없어서” 자신은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한다. “어쩌다 저런 대통령을 뽑았을까”라는 자괴감과 “다음엔 누굴 뽑아야 하지?”라는 설렘 반 걱정 반이 교차하는 2017년 봄, 대통령 전문가가 풀어내는 대통령론을 들어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구속됐다. 이런 불행이 더 이상은 없도록 대통령 잘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박근혜 탄핵을 외치는 촛불 민심을 보다 더럭 겁이 났다. 내 나이 일흔둘인데 그사이 국민에 의해 나라가 뒤집어지는 걸 본 게 네 번째다. 열다섯 살에 겪은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 그리고 2016년 촛불. 그런데 4·19는 박정희 쿠데타로, 1980년 서울의 봄은 전두환 군부에 의해, 1987년 6·10 항쟁은 양김 분열과 노태우 당선으로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환장할 노릇이지. 이번 촛불의 결과도 또다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갈까 봐 걱정이 되어 급히 책을 써내려갔다. 대통령, 제발 잘 좀 뽑자고.

ⓒ시사IN 이명익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가?

일단 권력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이른바 깡. 지도자라면 어떤 일이 닥쳐도 온몸으로 겪어낼 각오가 있어야 하고, 때로는 ‘선빵’을 날릴 만큼 담대함도 가져야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그게 없어서 중도하차했고, 문재인 후보도 5년 전에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 식으로 방어용 말하기를 구사하곤 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

다른 대선 후보들은 어떤가?

그만둘 후보들은 그래서 그만둔 거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깡이 없어서. 묘(고양이)과 동물들이 보통 자기 발보다 더 긴 발톱들을 숨기고 있다가 배고플 때나 위협을 받을 때 결정적으로 드러내는데, 그게 바로 권력의 생리다. 발톱이 없는 사람들은 절대 대통령을 못한다. 누구보다 대통령에 대해 잘 알지만 절대 대통령은 못하는 나처럼(웃음).

안철수 후보의 권력의지도 부쩍 강해진 것 같다.

많이 업그레이드됐다. 처음엔 “정치가 문제니 정치를 없애자, 국회 의석을 줄이자”는 둥 반정치 아마추어의 모습을 보이더니 요즘은 “문재인 이길 사람 나밖에 없다” 같은 얘기를 스스럼없이 할 정도로 깡이 세졌더라. 그런데 시대정신이 누구한테 더 닿아 있느냐로 보면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더 가까운 듯하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는가?

김영삼 후보는 군정 종식, 김대중 후보는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한 인물이었고, 노무현 후보는 권위주의·금권정치·지역주의로 상징되는 3김 정치를 청산하자는 시대정신에 가장 적합해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럼 이명박과 박근혜도 시대정신에 들어맞아서 대통령이 된 것이냐”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물론이다. 다만 당선된 후 그 시대정신을 거꾸로 이행했거나 깡그리 잊어버린 게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키워드는 ‘경제’였는데, 이는 단순히 지표상의 성장이 아니라 아랫목의 온기를 방안 전체로 돌게 하는, 요컨대 경제민주화였다. 김대중 정부 때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노무현 정부 때 연평균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지면서 일반 국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회사를 경영하는 CEO처럼 이윤만 창출하려는 프로젝트를 남발하다 5년을 허비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런 시대정신을 파악하고 김종인 전 의원 등을 영입해 ‘경제민주화’ ‘복지’라는 키워드를 선점했다. 그래놓고는 당선되자마자 그 공약을 폐기해버리고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한마디로 국민을 속인 거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적폐 청산이 될 수밖에 없다. 역주행한 10년을 바로잡는, 민주주의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정의와 공평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드는 게 촛불 민심이고 그게 시대정신이다.

적폐 청산을 위해 보수와 진보, 여와 야를 나누지 말고 모두가 함께하자는 ‘대연정’은 노무현 대통령도 내세웠던 카드다.

당시 탈권위주의, 탈금권정치를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 노무현 대통령이 3김 청산의 세 번째 키워드인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며 제안한 게 대연정이었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선거법 개정에 야당이 협조한다면 대통령 권한을 전부라도 내놓겠다는 통 큰 제안이었다. 그런데 이미 임기 3년차가 지나는 시점이었고, 당시 박근혜 대표가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오히려 여당 지지층 안에서 역풍만 일었다.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함께 가자는 말은 정치의 제1명제이고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이번 경선에서 후보가 쓸 카드는 아니다. 우리 당 경선에서 최종적으로 뽑힌 후보가 4월4일부터 해야 할 말을 미리 써서 피를 본 경우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청와대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연합뉴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맨 위쪽부터) 20여 년을 거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병폐가 충분히 드러났다는 게 분권형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권력의지가 있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 그리고 주목할 게 또 있나?

운이다. 이를테면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가 여권 성향의 492만 표를 가져가 DJ(김대중) 당선에 기여할 줄은 그 얼마 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2002년 정몽준 후보의 지지 철회가 오히려 노무현 후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것도 공학적으로는 예측이 안 되는 일이었다. 용장이 지장을 못 이기고, 지장이 덕장을 못 이기듯, 덕장이 복장을 못 이긴다. 운이 좋다는 것은 어찌 보면 시대정신이 함께한다는 얘기도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후보 때는 위의 조건들을 두루 갖춘 것으로 여겨져 선택받은 것 아닌가? 결국 기존 대선 후보 검증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얘기일까?

학예회식으로 묻고 답하는, 기계적으로 질문과 답변 시간을 배분하고 제한하는 토론회는 사실 검증이 아니다. 이정희 후보와 일대일 토론을 열 번만 제대로 했으면 박근혜 후보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을까?(웃음) 아무튼 각 당의 본선 진출자를 뽑는 경선부터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도록 토론 방식 등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정당이 거른 후보에 대해서 일단 기본 자격은 갖춘 것으로 신뢰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데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건 대통령이란 자리를 대하는 유권자들의 시각이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내가 부릴 왕머슴이다. 대통령을 뽑을 때는 왕머슴이 나를 대신해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지, 거짓말을 하거나 엉뚱한 짓을 하지는 않을지 과거 이력부터 품성, 능력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불쌍하다고, 언변이 좋다고, 고향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덜컥 머슴을 뽑았다간 5년 내내 재산 축내고 온갖 패악질을 당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원 시절부터 봤는데 문제를 못 느꼈나?

외교통상위를 같이할 때는 나름 똑똑했다. 어학도 능란하고 품위도 있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18년간 로열패밀리로 크면서 배운 통치술이 몸에 밴 것 같다. 인수위원회 시절 야당 대표 자격으로 박근혜 당선자를 만났는데 그때부터는 불통인 게 서서히 느껴졌다. 그래서 취임하고 첫 번째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내가 계속 강조한 게 “소통하십시오, 소통 안 하면 망합니다”였다. 첫 번째 비서하고 소통하세요, 두 번째 여당하고 소통하세요, 세 번째 야당하고 소통하세요, 마지막으로 언론·국민과 자주 만나세요. 허준의 <동의보감>을 인용해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말까지 했다. 인간은 유기체라 통하면 병이 안 나지만, 막히면 아프고 죽는다고 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은 자기가 왕이라고 생각한 거다. 그래서 소통은커녕 밥도 혼자 먹고. 좋게 보면 자존심인데 나쁘게 보면 열등감이다. 지금도 이 시련기를 극복하면 반정을 거쳐 다시 왕위에 복귀하리라 착각하는 것 같다.

왕이라고 생각하니 비선에 더 의지했을 수도 있겠다. 책에 노무현 정부 때도 유시민, 문성근씨 등이 대통령에게 따로 문자나 보고서 등을 보냈다고 써 있던데.

어느 대통령이든 비선은 있다. 공식 라인 밖에서 의견을 듣는 지인들이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은 그런 의견들을 공적 라인 안으로 가져와 검토하게 만든다. 노무현 대통령도 외부에서 접한 의견 중에서 경청할 만한 내용이 있으면 가끔 나에게 건넸는데, 논리며 문장이 그렇게 깔끔하고 똑 소리 날 수가 없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서슴없이 둘 다 장관시킬 거다(웃음).

이번 대통령은 당선 이후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인수위 기간도 없고.

아이가 태어나면 100일 안에 사람이 되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100일 잔치를 하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기본이 갖춰졌다는 걸 축하하는 건데, 정권도 마찬가지다. 임기 시작하고 100일 안에 국정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춰놓아야 하고, 핵심적인 개혁정책은 지지율이 높고 권력의 구심력이 가장 강한 임기 1년 안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김영삼 대통령이다. 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숙청 등 굵직한 개혁 과제를 취임 첫해에 추진했고 당시 지지율이 80%를 넘었다. 이렇게 임기 첫 1년 안에 주요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무엇보다 인수위 역할이 중요하다. 인수위 기간에 우선 추진할 공약을 추리고 정부 조직 개편과 청와대 참모진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장·차관급 100여 명을 포함해 고위직 인사 500명가량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통령 당선과 함께 임기가 시작되는 거라 인수위 구실을 정당이 50% 이상 해줘야 한다. 대통령 후보를 낸 정당들이 미리 정부 조직도 짜고 개혁 과제들도 정리해서 그 당의 후보가 당선되면 바로 가져다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도 자기 캠프 사람만이 아니라 정당 인맥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고. 어찌 보면 이번이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실험하는 계기일 수도 있다.

자칫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한테 새 정부 장관들의 제청을 받아야 할 상황인 것도 아이러니다.

그래서 이번처럼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도 인수위를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지금대로라면 새 대통령이 지명하는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 제청권을 행사할 때까지 새 정부의 내각은 공석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수위 기간에는 예외적으로 총리 ‘후보자’가 장관을 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임 대통령의 궐위로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도 짧으나마 인수위를 운영하도록 해 그 기간에 조각을 할 수 있게끔 만들자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정부조직 개편안을 엉망으로 내놓는 바람에 관련법 통과에 52일이나 걸렸고 결국 임기 초 100일을 까먹었는데, 새 정부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차기 정부가 1년 안에 추진해야 할 개혁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첫째가 개헌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는 데는 이제 여야가 없다. 그 전에도 많이들 느꼈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지긋지긋해진 것이다. 제왕적 권력을 대통령과 총리로 분산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에서 뽑은 총리에게 내치를 맡기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는 외교·국방 같은 것만 맡기자는 얘긴데, 국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국민이 동의하겠나?


뭐 무서워서 뭐 못하는 격이면 안 된다. 무엇보다 국회도 국민의 대표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입법 기능에 국한되어 있고 예산권과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이 워낙 세서 제대로 된 삼권분립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국회를 파트너가 아닌 통치의 대상으로 생각하면서 국회혐오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아예 견제가 불가능하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까지도 파트너가 아닌 시녀처럼 취급할 정도였다. 여당에서 조금만 다른 소리가 나오면 참지 못하고 ‘배신자’다 뭐다 콕 집어서 내치고 국회의장한테도 친박들 앞세워 별별 욕을 해대고…. 국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건 결국 한 가지 의도에서다. 여야가 계속 물고 뜯고 싸우는 모습을 보일수록 청와대 지지율은 반사적으로 올라간다는 정치적 셈법 때문이다. 이런 걸 경험해서인지 김형오·정의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국회의장을 지낸 분들이 더 분권형 개헌에 적극적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보낸 총리가 끊임없이 갈등하면 어떡하나?

대통령에게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줘도 되고 견제안을 건건이 문서화할 수 있도록 해도 되고, 분권을 강화하면서 협치할 수 있는 방안은 많다. 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미국 연방제 수준으로 경찰·교육·재정 등의 자치권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개헌에 대해 대선 주자들의 생각은 조금씩 다른 듯하다.


그건 의회에 맡겨야 한다. 국회에 여야 합의로 개헌 특위가 만들어져 있고, 개헌안이 국회의원 3분의 2만 넘으면 바로 국민투표로 넘어간다.

개헌 다음은 뭔가?


검찰 개혁과 사회적 대통합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경찰에 독립적인 수사권을 주고, 검찰은 기소권만 가지는 식으로 검찰권을 축소시켜 적폐의 상징인 검찰 개혁을 이뤄야 한다. 또한 사회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데,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고 노조는 노동유연성을 양보하는 식의 사회적 대타협을 차근차근 이뤄나가야 근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비슷한 취지로 노사정 위원회를 가동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한 일자리 감소나 양극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창구로 노사정위가 만들어졌다. 사회적 대타협이 쉽지 않은 문제라 삐걱거려도 계속 끌고 가며 발전시켰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완전히 역주행했고 대한민국은 헬조선이 됐다. 10년 전으로 원상회복하는 것만으로도 반은 개혁이다.

노무현 정부 때 검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자율 개혁을 맡겼다가 실패했다고 보는 사람들은 과감한 인적 청산을 주문하기도 한다.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은 과거 ‘권력을 지키는 개’라는 비난을 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나를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마라”고 했다가 되물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적 청산에 나서면 시원하긴 하겠지만 보복의 악순환만 초래한다. 시간이 걸려도 결국 시스템으로 견제하게 만드는 것, 그게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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