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계절, 각 후보의 지지자들 사이 온라인 대전도 뜨겁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3월24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한 포럼에 참석했다. 그런데 4월6일 〈CBS 노컷뉴스〉는 ‘이 포럼에서 안 후보가 함께 사진을 찍은 청년 6명은 폭력조직원이며, 그중 4명은 경찰 관리대상’이라고 보도했다(사진).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조폭과 연관 있다고 하면 전 국민이 웃을 것이다. 정치인은 현장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사진촬영 요구를 받는다”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안철수 조폭’이란 키워드가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머물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개 국어를 조합한 언어 유희가 쏟아져 나왔다. “gang철수의 쇠정치” “boss층 흡수하고 자gang론 가자” “철수 형님의 死차 혁명” 따위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모두까기’로 곳곳에서 갈등을 빚었다. 지난달 “문재인 후보의 정권교체는 뇌물 공화국이었던 노무현 정권 2기에 불과하다”라고 말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4월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당규대로 당원권을 정지하겠다”라고 말했고, 같은 날 4월4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사장과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4월6일에는 페이스북에 “안철수는 박지원의 각본에 춤추는 인형에 불과하다”라고 썼다. 결국 홍 후보는 4월7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비호감도 1위’를 차지했으나, “갤럽은 안 믿는다”라고 내뱉었다. 극우 매체인 〈뉴데일리〉는 4월6일 이런 홍 후보의 말투가 ‘노무현을 연상시킨다’라고 ‘칭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을 계속했다’며 ‘박근혜 화법’이라고 썼다.
〈뉴데일리〉가 박근혜 화법을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낯설고 흥미롭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화술을 ‘언어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라고 상찬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나온 이 기사는 “지시형으로 끝나는 대통령의 화술은 메시지가 명확하다” “방대한 내용을 압축해 지시하는 데, 전달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 비결도 분석했다. “‘이공계 출신’의 명료함이 반영됐”다고 한다. 해당 기사에는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주문 사항을 수석 및 장관들은 토씨 하나 놓칠까 열심히 받아 적기 바쁘다”라는 ‘복선’도 등장한다.
수석들이 바쁜 벌꿀처럼 써둔 ‘명료한 언어’는 뉴스를 낳았다. 4월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Choinomics→근혜노믹스 or 창조노믹스”라는 구절이 적혔다.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의 성(Choi)을 따지 말고 본인 이름을 넣으라는 지시다. 한 누리꾼은 “‘Choi는 최경환이 아니라 최순실이다. 최순실노믹스’를 의식한 것 같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