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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리턴매치, 누가 웃을까?

2017년 04월 13일(목) 제500호
차형석·김동인 기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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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선은 결국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다”라는 안철수 후보의 장담이 현실이 되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이내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대선 이후 지난 5년 동안 두 후보가 거친 정치 여정을 살폈다.

“내가 노력해서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지난 1월4일 안철수 후보가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당시만 해도 안 후보가 한 말을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1월 초만 해도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7~10%로 오랜 기간 정체해 있는 상태였다. 1월13일 발표한 한국갤럽의 조사를 보면 문재인(31%), 반기문(20%), 이재명(12%), 안철수(7%) 순이었다. 보수층의 표심은 귀국을 앞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있었다. 1위 후보와 격차가 큰 편이었기 때문에 ‘문재인·안철수 대결’에 갸우뚱하는 이가 많았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안철수 후보의 ‘예언’이 현실화했다. 안 후보가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4월 첫 주에 지지율이 요동쳤다. 민주당의 마지막 순회 경선이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던 4월3일 ‘문재인-안철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앞섰다는 보도가 화제가 되었다(<내일신문>-디오피니언 조사). ‘다섯 개 정당에서 모두 후보를 낸 상황에서 현실 가능성이 없는 양자 대결 조사를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다른 조사에 비해 적게 나왔다’는 문제 제기가 문재인 캠프 측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후에도 5자 구도로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추격하는 결과가 이어지자 문재인 캠프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연합뉴스
4월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가 환호하는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4월4일 국민의당 대전·충남·충북· 세종 권역 합동 연설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월7일 한국갤럽 정기조사에 대한 주목도가 무척 높았다. ‘한국갤럽 여론조사’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날 발표된 5자 대결 결과는 문재인(38%), 안철수(35%), 홍준표(7%), 유승민(4%), 심상정(3%) 후보 순이었다. 1위와 2위의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였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맞서 치열한 단일화 논의를 했던 두 후보가 2017년 5·9 대선에서 다시 붙게 되었다. 문재인-안철수 리턴매치다.

촛불 정국 지나며 문재인 상승

2012년 대선이 끝난 후 두 정치인은 각각 당 대표를 맡으며 ‘정치 근육’을 키워왔다. 2015년 2월 문재인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로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정치 행보는 살짝 비켜나 있었다. 문재인 의원은 북방한계선(NLL) 논란(2013년 하반기), 세월호 단식(2014년 8월)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한동안 당권과 거리를 두었다. 안철수 의원은 안철수-김한길 회동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해 공동대표를 맡았고, 2014년 7월에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연합뉴스
4월7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도청을 방문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와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두 사람의 정치적 갈등이 증폭된 것은 2015년 하반기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 대표 시절에 혁신위원회 등을 두고 이견이 컸다.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이를 거절했다. 정치적 공방이 계속되었다.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안철수 의원의 ‘연대 거부·혁신 전대 제안’→문재인 대표의 ‘혁신 전대’ 거부→안철수 의원의 ‘혁신 전대 재요구’→문재인 대표의 ‘혁신 전대 재거부’→안철수 의원의 탈당 등이 이어졌던 2015년 11~12월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의 길로 나섰고 문재인 대표는 총선 직전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고 물러난다.

지지율을 보자면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비해 대체로 우위를 보여왔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적이 있다. 2016년 4월 총선 직후다. 그때 이후로는 안철수 후보가 7~10% 지지율로 정체를 겪었고, 문재인 후보는 촛불 정국을 지나면서 지지율을 늘리며 3월 말까지 30% 초반 지지율을 이어왔다. 그러다가 민주당·국민의당 후보 경선 기간에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맹추격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후보로 확정되었지만 경선이 끝나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는 대조적이다. 문재인 후보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문재인 후보 측은 “경선 이후 조정기를 겪고 있다”라고 말한다. 당내 경선에 대한 주목도가 컸고 후보들 사이에 만만찮은 난타전을 벌여 경선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경선 기간 SNS에서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 사이에 감정싸움이 자주 불거졌다.

ⓒ연합뉴스
4월7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육군 17사단 신병교육대대를 방문해 군 통신장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는 호남 경선 흥행과 더불어 구도 변화의 수혜를 입었다. 1월부터 대선 경쟁에서 탈락한 다른 후보들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과 가까운 한 정치분석가의 말이다. “박근혜라는 강력한 보수 팬덤을 가진 정치인이 사라진 이후 보수층 일부가 배회하고 있다. 이 표심이 처음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향했다가 ‘반풍’이 꺼진 이후에는 안희정 후보로 향했다. 안희정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아지자 안철수 후보로 이동했다.”

반기문·안희정 지지세가 안철수 후보로 이동

그동안 지지율 20%를 넘었던 네 후보의 지지율 추세를 살펴보면 이런 부유층의 흐름이 드러난다(20쪽 표 참조). 반기문·안희정 후보의 탈락 시점이 안희정·안철수 후보의 상승 시점과 맞닿아 있다. 이에 비하면 문재인 후보의 지지도는 다른 후보 탈락의 영향이 적은 편이었다.


여론조사 수치에서 세대별·이념 성향별 지지층의 변화 또한 눈에 띈다. 2012년 11월23일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에 실시한 마지막 한국갤럽 정기조사에서 두 후보의 세대별·이념 성향별 지지층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서는 확연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3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는 20대(56%), 30대(56%), 40대(53%)에서 강세를 보였고 안철수 후보는 50대(42%), 60대 이상(32%)에서 수치가 높았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2002년 11월의 조사와 최근 조사를 비교해보면 보수층 안의 지지도에서 차이가 크다(위 표 참조). 4월7일에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50대(48%), 60대 이상(47%) 보수층(42%)에서 지지가 더 강화되었다. 문재인 캠프의 한 전략가는 “영호남 지역 구도가 과거처럼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역 구도가 무너져가는 과도기처럼 보인다. 반면 지역을 대신해 세대에서 후보 간 지지 구도가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지율 상승에 대한 안철수 후보 측의 분석은 결이 다르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탄핵 이후에는 국민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제1야당이 프리미엄을 가지고 선거판을 끌어왔다면 지금부터는 누가 더 국민 통합을 잘할 것이며 미래지향적일 것인지 판단해 완전히 다른 국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두 당의 경선이 끝난 직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4월7일 충청남도 도청을 방문해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만났다.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과 만나고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화합과 ‘통합 행보’에 나섰다.

안철수 후보는 ‘자강 안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보 확정 이후 현충원을 방문했을 때 전직 대통령 묘역에 앞서 사병과 무명용사 묘역을 찾았고, 4월7일에는 군부대에 갔다. 4월6일 관훈토론회에서는 이전과 달리 “사드 배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론과 배치되는데, 안철수 후보의 입장 변화를 두고 보수층 지지를 구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투표를 30여 일 앞두고 ‘다자 구도 안에서의 양강 구도’가 펼쳐졌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공언한 대로 추격에 성공했다. 성과와 별개로 ‘새로운 지지층’ 유지·강화가 숙제로 등장했다. 호남을 근거로 한 국민의당 지지층과 50대, 60대 이상, 보수 지지층의 결합이 지지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측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안철수 지지도는 소속 정당 지지도(22%)를 크게 넘어선다. 현 시점에서 안철수 지지세는 상당 부분 국민의당 지지층 외곽에 기반하는 것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불확실성 또는 변동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각 후보에 대한 검증 국면, 후보를 낸 다섯 정당의 선거 전략 등 길목 길목에 변수가 많다. 촛불 민심의 향배도 관건이다. 5월9일까지 남은 시간은 짧고도 길다.

ⓒ연합뉴스
2012년 12월15일 광화문광장 유세를 하던 중 깜짝 등장한 안철수 전 후보가 자신이 매고 있던 노란 목도리를 문재인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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