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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주고 집도 주는 그렇고 그런 사이

2017년 04월 18일(화) 제500호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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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 디자이너는 검찰 조사에서 최순실씨에게 옷값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디자이너를 청와대의 아무도 없는 방에 데려가 현금 봉투로 옷값을 주기도 했다.

■ 4월3일 25차 공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최순실씨에게 연설문과 말씀자료를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불렀다.


정호성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판사:특별검사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제3자 뇌물죄로 기소했는데 본 재판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죄로 기소되어 있다. 검찰에서 의견 정리를 해서 알려달라.

검찰:전 대통령이 아직 수사 중이라 기소할 때 함께 정리하겠다.

판사:정호성 증인 들어와서 증인석에 앉으라. 증언 중 일부가 증인이 기소된 공무상 비밀 누설과 관련될 수 있다. 그 부분 증언을 거부하겠나, 선서하고 사실대로 말하겠나?

정호성:사실대로 말하겠다.

ⓒ그림 우연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맨 오른쪽)은 최씨와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통화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증인은 1998년쯤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2016년 10월까지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또는 부속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연설기록비서관이 작성한 연설자료, 행정 보고문서 등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순실은 언제 처음 알았나?

정호성:1998년에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대통령님을 모시게 되면서다. 그때는 정윤회 비서실장의 부인으로 알았다.

검찰:최순실은 대통령과 1998년 이전부터 사적 관계가 있었는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나?

정호성:당시에는 몰랐다.

검찰:안종범은 언제부터 알았나?

정호성:2006년쯤이었던 것 같다. 당시 대통령님께 조언해주는 교수나 전문가가 여럿 있었다. 그때 안종범 수석께서 자문 교수로 도와주었다.

검찰:안종범에게 최순실의 존재나 비선 실세의 존재를 알려준 적 있나?

정호성:없다.

검찰:대통령 지시로 18대 대선 준비 과정에서 연설문과 말씀자료 등을 최순실에게 보내 의견을 들은 적 있나?

정호성:네.

검찰:당선 이후에도 대통령이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한 적 있나?

정호성:네. 처음에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올라온 자료를 대통령님께 그냥 드렸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단어, 뉘앙스 하나에도 신경을 쓰시고 본인이 직접 고치셨다. 수석들에게도 좀 더 완성도 있는 자료를 올릴 것을 강조하셨다. 그 과정에서 저에게 최순실씨 의견도 한번 들어보고 반영하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 대통령께 드리는 자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언을 반영했다. 대통령께서 국정 운영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시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검찰:말씀자료 이외에 외교문서나 현안에 관해 최순실의 의견을 묵살한 적 있나?

정호성:의견을 묵살하지는 않았다.

검찰:증인은 각종 연설문 및 말씀자료,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표, 아베 일본 총리·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의 말씀자료 등 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각종 보고서 47건을 최순실에게 전달했다. 매 건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대통령의 포괄적인 지시에 따른 것인가?

정호성:그렇다.

검찰:최순실이 문건이든 자료든 귀찮으니까 보내지 말라고 요구한 적 있나?

정호성:최순실씨 본인도 자기 생활이 있기 때문에 여러 문서를 보내는 것에 대해 힘들어했다.

검찰:최순실이 먼저 어떤 자료를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나?

정호성:있다.

검찰:그런 요구가 있을 때 국가 기밀이라서 안 된다는 식으로 거부한 적 있나?

정호성:기본적으로 국가 기밀 사항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안 된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다.

검찰:최순실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문건을 유출한 적 있나?

정호성:없다.

검찰:최순실이 자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KD코퍼레이션이 대통령 해외 순방에 참여할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요청해, 이 업체 대표인 이종욱에게 연락한 적 있나?

정호성:그렇다.

검찰:최순실에게 이러한 요청을 받았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나?

정호성:이전 정부와 달리 우리 정부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최대한 도와주려는 정책적 기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전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을 대통령 해외 순방에 포함시킬 때 필터링을 한 뒤 극소수만 선정했다. 반면 우리 정부에서는 나쁜 사유가 없는 한, 신청을 하면 대부분 선정되도록 바꾸었다. 대통령님께서 직접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셨다. (기업에서) 신청만 하면 되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께 보고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검찰: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굳이 증인에게 KD코퍼레이션 대표의 연락처까지 주면서 최순실이 부탁할 필요가 없지 않나?

정호성:부탁이라기보다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수준이었다.


정호성 증인에 대한 최순실 변호인 신문

변호인:대통령 취임 이후 증인은 최순실과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통화했나?

정호성:그것보다 많이 했다.

변호인:최순실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이사장 등 임원 명단을 증인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한 적 있나?

정호성:기억이 별로 없다.

변호인:대통령이 최순실 이외에 각층에서 임원을 추천받은 바 있나?

정호성:대통령님께서는 인사 관련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는다. 추천받으면 당연히 검증을 거친다. 추천은 어떤 사람이든 할 수 있다.

변호인:미르·K스포츠재단 임원도 각계각층에서 추천받았나?

정호성:그건 제가 모른다.

■ 4월4일 최순실 뇌물 혐의 등 1차 공판

박영수 특검팀이 기소한 최순실씨의 뇌물수수죄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최씨는 지난해 검찰 특수본이 기소한 사건 2개(미르·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난 2월 특검에서 기소한 사건 2개(삼성 뇌물수수, 이화여대 학사비리 관련)로 총 4가지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팀에서는 삼성 수사를 지휘한 양재식 특검보와 파견검사 4명이 법정에 나왔다.


판사:오늘은 첫 공판기일이다. 검찰로부터 공소사실 설명과 변호인에게 인정 여부를 듣는 모두 절차를 진행하겠다.

특검: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해 첫 번째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죄다. 정유라 승마 지원 관련 뇌물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동계영재센터) 지원, 그리고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관련 뇌물죄로 구분된다. 피고인은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 청탁의 대가로 코어스포츠(최순실 소유 독일 회사)에 용역대금 명목으로 213억원 지급을 약속하고 77억9700만원을 수수했다. 동계영재센터는 16억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은 204억원을 출연금 명목으로 공여받았다.

판사: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입장을 말해달라.

변호인:지금 박근혜 정부 붕괴 이후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본격화되었다. 재판장님께서 지고 있는 짐이 너무 무겁다. 정치적으로 독립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최순실은 2017년 3월31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처신으로 인해 일어난 참변으로 받아들여 참회하고 있다. 아울러 선의를 베푼 삼성 측에도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특검에서는 강압적인 분위기라 진술을 거부했지만 이 법정에서는 사실을 모두 말하겠다. 특검이 추가 기소한 삼성 뇌물죄 혐의의 핵심은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두 가지다. 요약하면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한다.

ⓒ그림 우연식
최씨는 특검이 옷값 대납 사실을 밝히자 발끈했다.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틀을 벗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사
:최순실 피고인, 공소사실 부인하는 것 맞나?

최순실:네. (울먹이듯)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특검은 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팩트를 뇌물죄로 정해놓고 거기에 따라서 진술을 요구했다. 저는 삼성같이 큰 회사의 경영이나 지배 구조는 알지도 못해서 진술을 거부했다. 특검이 너무 강압적이고 언어폭력적이고, 인간 취급을 하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서도 제가 개인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데 증거가 없다. 대통령과 공모해서 재단 돈을 빼돌리려고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이 법치주의가 안 되고 있다. 저는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죽으려고 했다. 제가 잘못한 건 더블루케이,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서 잘못된 사람들을 만난 거다. 안종범 수석도 여기서 처음 뵈었다. 3자가 공모했다고 하는 게 너무 억울하다.

판사:이제 특검이 준비한 서증조사(증거 내용 설명)를 진행하겠다.

특검:임○○이 특검 조사 때 작성한 진술서와 진술조서이다. (이하 진술서와 진술조서 내용) 임○○은 2013년 12월부터 대통령의 의상을 만드는 사무실에서 일한 디자이너이다. 고영태의 제안으로 시작했고 월 400만원을 받았다. 의상 사무실 사장은 최순실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2014년 12월 고영태와 최순실 사이가 틀어진 이후에 최순실이 의상 제작 사무실을 따로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대통령이 외국에 갈 때마다 최순실이 전화를 걸어 의상 제작을 지시했고 2016년 8월까지 자주 전화를 했다. 2016년 9월 최순실이 독일에 있을 때도 원단을 다른 색으로 바꾸라고 연락이 왔다. 항상 최순실이 전화를 걸었는데, 발신자 표시제한으로 와서 임○○은 최순실의 번호를 몰랐다고 한다. 가봉을 위해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만날 때도 있었다. 그때는 이영선 경호관의 차를 타고 들어갔다. 창문을 커튼으로 가려 밖에서 보이지 않았고 따로 비표를 받거나 한 적은 없다.

지난해 10월, TV조선에서 영상이 공개된 사무실이 바로 임○○이 의상을 제작하던 곳이다. 급여는 매달 25일 최순실에게 받았으며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는 윤전추 행정관에게 받았다. 받은 돈의 출처는 정확히 모르지만 최순실인 것 같다고 진술했다. 대통령 의상의 원단 비용은 재킷 한 개가 대략 5만원이고, 재킷 총 250개 정도를 제작했다. 2013년 12월부터 의상 제작비로 3억원 정도 들어간 것으로 안다.

2016년 10월 JTBC에서 태블릿 PC가 보도되고 TV조선에서 CCTV 영상이 나간 이후에 윤전추에게 연락이 왔다. 작업 지시서와 패턴을 다 달라고 하여 라면 한 박스 분량을 챙겨 윤전추에게 주었다.

다음은 홍○○이 특검 조사 때 작성한 진술조서이다. (이하 진술조서 내용) 홍○○은 1998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의상을 제작했다. 최순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홍○○은 오○○ 컬렉션 근무 당시인 1997~1998년께 최순실이 박근혜를 모시고 왔다고 답변했다. 오○○ 컬렉션은 강남의 돈 많은 사모님, 상위 1%를 타깃으로 하며 한 번에 의상 비용이 대략 500만원 정도 든다. 당시 옷값은 오○○ 사장이 최순실에게 받았다. 항상 현금으로 계산했으며 신용카드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통령 취임 전에는 옷 제작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 주로 갔다. 그곳에서 의상 대금을 받을 때는 최순실이 2층으로 가서 현금이 든 봉투를 주었다.

대통령 취임식 의상도 홍○○이 만들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는 것이라 두 달에 걸쳐 신중하게 제작했다. 재킷과 코트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최순실이 비싸다면서 100만원만 주었다.

이후 옷을 맞추러 청와대에 들어가면 보통 최순실이 그곳에 있었다. 월급 300만원은 청와대에서 받고 매달 1000만원가량 드는 사무실 운영비는 최순실에게 받았다. 2013년 3월부터 10월까지 최순실에게 8000만원을 받았다. 청와대에 가서 최순실에게 받았다. 아무도 없는 방으로 데려가 문을 닫고 현금이 들어 있는 봉투를 주었다.

변호인:특검에서 열심히 설명한 요지는 대통령 의상비를 최순실이 댄 것 아니냐, 결국 대통령과 경제적 공동체 아니냐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증거만으로는 충분히 입증이 어렵다. 최순실이 임○○에게 돈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최순실에게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 최순실은 대통령에게 받아서 정산했다고 한다.

또 특검법에 보면 대통령 의상 관련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 수사기관이 대통령 의상 제작에 대해서 상세한 내용까지 조사하나. 놀랍다. 이것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다.

특검:경제적 공동체 개념을 전제로 기소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조사한 건 공무원인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의 뇌물수수 공모를 입증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인지 조사한 것뿐이다. 그리고 옷값 대납 관련해 최순실과 대통령을 조사하려 했지만 진술을 하지 않거나 조사를 받지 않았다. 저희가 입증하려는 취지는 다 되었다.

최순실:(벌떡 일어나더니) 경제공동체를 전혀 안 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말이다. (특검 조사에서) 저에게 처음부터 경제공동체를 인정하라고 했다. 강압적으로, 대통령과 한 몸이라고, 아니 부부 사이도 한 몸이 될 수 없는 건데… 인정 안 하면 사회생활도 하지 못할 거라고 굉장한 협박을 받았다. 제가 거기부터 진술 거부를 하기 시작했다. 옷, 의상 이런 거는 대통령을 발가벗기는 것이다.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틀을 벗기는 것이다.

변호인:특검에서 경제공동체 주장도 안 하고, 기소도 안 했다는 건 대통령과 최순실 사이가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건가?

특검:(어이없다는 듯) 뇌물수수의 공동정범을 입증하기 위해 경제공동체가 꼭 필요한 개념이 아니다. (이 사건은)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승마 지원, 동계영재센터 지원 등을 요청하면 대통령이 이재용에게 그대로 요구한다. 그리고 이재용으로부터 최순실이 금품을 제공받는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왜 최순실의 요청대로 이재용에게 뇌물을 요구하는가, 여기에서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가 상당히 중요한 간접사실이 된다.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그중 하나가 옷값 대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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