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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밥 가고 금밥 오라

2017년 04월 28일(금) 제501호
변진경 기자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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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대책’은 1989년 설립된 국제 구호단체이다. 국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구호사업을 벌이고 해외 저개발 국가에 봉사단을 파견해 국제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해왔다. 아동, 장애인, 노인이 주요 구호 대상이었다. 최근 여기에 한 계층이 추가됐다. ‘청년’이다. 기아대책은 4월5일부터 ‘청년 도시락’ 사업을 시작했다.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스펙 쌓기 경쟁 등으로 밥 한 끼 챙겨먹을 돈과 시간과 여유를 잃어버린 ‘흙밥’ 대학생들의 식사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강창훈 국내사업본부장(43, 오른쪽)과 김선 아동복지팀 간사(37)가 이 후원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국가와 거의 모든 NGO 단체는 후원받던 아동이 만 18세가 되는 순간 복지 서비스를 중단한다. 기아대책 결연 아동 500여 명도 지난해 성인이 되면서 후원이 끊겼다. 강 본부장과 김 간사는 늘 걱정스러웠다. ‘이 아이들이 제대로 밥은 먹고 다닐까?’ 지난해 만난 한 대학교수는 이런 말을 전했다. “요새 대학생들 먹는 문제로 걱정이 많아요. 의외로 굶는 학생도 있고요.” 고민이 깊어지던 중 <시사IN>의 청년 ‘흙밥’ 연재 기사를 읽었다. 대학생도 이제 밥 한 끼의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청년 도시락 사업을 구상했다.

ⓒ윤성희

1차 신청자를 모집했다. 대학생 90여 명이 자신의 ‘밥 못 먹는’ 사연을 보냈다. 새벽 1시까지 맥도널드에서 알바하며 한 달 식비 5만원으로 버티는 여대생, ‘최대한 돈을 아끼려고’ 같이 밥 먹자는 친구들을 피해 몰래 집에 와서 밥을 차려먹는 자취생, 식당 밥이 너무 비싸게 느껴져 밖에 나가면 하루에 한두 끼는 꼭 굶게 된다는 청년 등이 기아대책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밥값 걱정에서 벗어나 공부와 취업 준비 등에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 더 확보하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강 본부장은 “청년들의 밥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한 끼 배불리 먹이는 것을 넘어 미래를 향한 꿈과 의지를 채우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청년 도시락 후원 모금은 연중 진행된다(www.kfhi.or.kr/dosirak, 02-2085-8321). 7월에는 2차 신청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신청자들이 재학 중인 대학교의 식당 식권을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후원금이 쌓이고 사업이 확대되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들의 식사를 도울 궁리도 하고 있다. 김 간사는 “식권을 보내더라도 정말 정성스럽게, 청년들이 응원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보내려고 한다. 그렇게 청년들에게 밥 한 끼를 ‘베푸는’ 게 아니라 ‘대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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