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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공기를 법정에 세우다

2017년 05월 04일(목) 제502호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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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만들 수 있는 대출 통장(마이너스 통장)으로 가장 먼저 비행기 티켓을 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학교 4학년 때 일이다. 학창 시절부터 유난히 일회용품을 쓰거나 음식 남기는 걸 싫어했던 그녀는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법조인 생활 6년째, 학창 시절의 관심은 변호사 활동에서도 이어졌다. 이소영 변호사(32)는 환경 전문 변호사다. 지난해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맡았고, 현재 환경 전문 로펌인 법률사무소 엘프스(ELPS) 소속이다. 이 변호사는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한 토론회에 자주 초대받는다. “환경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로서 책임을 느꼈다. 좋은 정책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싶었다.”

환경 전문 변호사의 구실은 뭘까. 일단 환경 분야를 전문으로 하려는 변호사들이 많지는 않다. 관련법 규제가 느슨해, 기업들이 해당 분야 전문가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직은 규제를 걸림돌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법조문만 이해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물·공기·토양의 성질이 어떤지, 대기오염 물질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문과 출신인 그녀도 화학 공부를 많이 했다. 환경부에 연락해 모르는 걸 물어보느라 공무원을 많이 괴롭히기도 했다. 환경법의 경우 하위 법령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챙겨서 공부해야 한다.

ⓒ시사IN 조남진
지난해까지 일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는 주로 기업이 고객이었다. 환경법을 잘 지키며 사업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을 했다. 환경 전문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지금은 기업만이 아니라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한 소송도 맡는다. 이 변호사는 암 발생률이 유독 높은 마을이나 지역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발병과 오염원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환경성 질환의 특징이기도 하다. 소송이 벌어지더라도 재판에서 이길 확률이 높지 않다. 게다가 환경 관련 소송은 피해액이 크지 않더라도, 소송비용은 적잖이 든다. 역학 전문가나 산업보건 전문의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 등 해외에서는 환경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시민 소송이 활발하다. 이 변호사는 “창의적인 유형의 환경 소송을 개발해 그 영역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기후변화다.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여서다. 자연스레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녹색연합 산하 녹색법률센터 운영위원이기도 한 그녀는 얼마 전 <환경일보>에 연재를 시작했다. 전문가 중심으로 다뤄지는 환경 이슈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싶었다. 또 지난해부터 환경 분야 전문가들과 모임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할 수 있는 정책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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