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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 반박해도 한 번은 인정해야…

2017년 05월 04일(목) 제503호
이숙이 기자 sook@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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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양한모
대선 주자들의 텔레비전 토론을 보다 하버드대학 대니얼 샤피로 교수의 TED 강연이 떠올랐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인연을 이어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인정(appreciation)’이다. 인간은 먹고 자고 누고 따위 자연적 욕구만큼이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그 관계가 오래가지 못하고 파탄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와 동료들은 여러 실험을 했는데 그중의 하나가 부부간 대화 내용을 분석해 이혼 확률을 가늠하는 것이다. “오랜 연구 끝에 내린 우리의 결론은 5:1 법칙이다. 부부가 각자 자기주장을 하다가도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배려하거나 동조하는 표현이 다섯 번에 한 번 이상 나오면 그 부부는 해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보다 아래면 헤어질 확률이 높은데, 심지어 이제 막 결혼식장을 나선 신혼부부를 상대로 실험을 한 결과 ‘1년 이상 못 가겠구나’ 하는 관측이 나왔고 실제로 그렇게 되더라.”

강연을 듣다 더럭 겁이 났다. 나와 남편, 나와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딸아이, 나와 매일매일 부대끼는 동료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 틀에 넣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러고 보면 세상의 수많은 사건 사고가 인정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지 않는가. 최근 기자 사회를 우울하게 만든 한 언론사 선후배 간의 폭행치사 소식도 그런 듯하다.

볼 때마다 개운치 않은 대선 주자들의 텔레비전 토론도 마찬가지다. 누구는 숫자에 밝고, 누구는 국정 경험이 풍부하고, 누구는 전달력이 좋고 등 나름의 강점이 분명히 있건만, 어지간해서는 상대방의 처지나 장점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공격 일변도다. 다들 집권하면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말치레라도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걸까.

텔레비전 토론을 잘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문재인 캠프에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1, 2위 격차가 벌어지면서 진보 성향 유권자가 안심하고 심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심 후보를 공격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그런데 문 후보가 정말 당선돼야 한다면 유권자들이 또 알아서 판단을 할 것이다. 선두 주자라면 오히려 품 넓은 면모를 보이며 상대 후보들을 인정하고 가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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