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다루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사회과학자의 문장에는 보통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어떤 연구자도 현실에서 ‘다른 조건’들을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물리학이 가정하는 ‘마찰 없는 표면’과 비슷하다. 울퉁불퉁한 변수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모델을 만든다. 모델이 만들어지면 그때 현실의 울퉁불퉁함을 반영한다. 박원호 교수(서울대)와 조석주 교수(성균관대)는 유권자 행동과 정치제도를 연구하는 정치학자다. 다른 모든 조건을 고정해놓고 하나의 변수를 움직여보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따지는 접근법이 이들의 핵심 전략이다.

다른 모든 조건은 실제로 같지 않으며, 시점도 방향도 예측 불가능하게 변한다. 그럼에도 유권자 지형이나 경선 결과나 문자폭탄이나 후보 단일화나 텔레비전 토론과 같은 특정 변수의 위력과 방향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그 외의 나머지 조건을 고정시킨 채로 해부해야 한다. 이런 ‘비현실적 가정’에 기반한 엄밀하고 제한적인 접근법이야말로,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전체 현실을 더 잘 예측하게 해준다. 두 연구자와 함께 ①5당 대선 후보 확정에 이어(〈시사IN〉 제500호 ‘문재인의 잘못인가 안철수의 행운인가’ 기사 참조) ②본선 텔레비전 토론 ③본선 당일 개표 등 대선의 세 변곡점을 지켜본다. 두 번째 대담은 텔레비전 토론이 네 차례 치러진 후인 4월26일에 120분 동안 진행했다.

 

ⓒ시사IN 신선영박원호
미시간 대학 정치학 박사.
플로리다 대학 정치학과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유권자 투표 행태, 한국정치, 연구방법론이다.

조석주
로체스터 대학 정치학 박사.
예일 대학 정치학과 조교수를 거쳐
성균관대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 비교정치제도다.


네 차례 텔레비전 토론은 어떻게 보셨나.

박원호:후보들이 자료도 없이 그냥 빈손으로 들어오도록 하는 추세인데, 대통령의 실제 직무 환경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좀 어색하다. 극한상황 내구력 테스트인가(웃음). 자료도 다 가져오게 하고 아예 참모도 배석시켜서 토론하는 게 실제 통치능력을 더 잘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조석주:포맷이 너무 비슷하더라. 후보의 가치관과 노선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질문이 있다. 예를 들어 노조에 대한 관점, 동성애에 대한 태도, 전술핵 배치 등등. 지금 방식으로는 이런 질문을 받은 사람만 답하게 되어 있다. 공통질문을 던지고 모든 후보의 답변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는 것도 좋은 평가 방법일 듯하다.

토론 이후 심상정 후보의 상승세와 안철수 후보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박원호: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지지층이 좁은 후보가 넓은 후보보다 텔레비전 토론에서 유리하다.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개인 능력도 있겠지만, 두 후보가 지지층이 비교적 좁고 균질해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고 토론하기도 편하다. 선두권 후보들은 이질적인 지지층을 두루 붙들어야 하니까 더 어렵다. 선두권은 큰 실수만 안 하면 성공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텔레비전 토론은 기존 지지 성향을 강화할 뿐 지지 후보를 바꾸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통념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토론 이후 후보들 지지율이 크게 출렁이더라.

조석주:야구에서 양 팀 투수가 모두 잘 던져서 경기가 0대0으로 끝나면, 투수 실력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게 야구에서 투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텔레비전 토론이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건 서로 최선을 다해서 팽팽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가 크게 망쳐버리면 얘기가 다르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는 텔레비전 토론이 많든 적든 기여했을 것 같다.

박원호:안철수 후보가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물은 장면은 거의 사고라고 봐야 한다. ‘MB 아바타’는 아주 좁은 고관심층에서나 쓰던 말인데, 그걸 생방송에서 자기 입으로 전 국민에게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전반적으로 딱딱하다는 인상을 줬던 것 같다.

박원호:정치인에게 대단히 중요한 능력이 있다. ‘눈앞의 상대와 대화하지만, 동시에 청중에게 연설하는’ 능력이다. 연극으로 치면 대화와 방백(무대 위의 다른 등장인물에게 들리지 않으면서 관객에게만 들리는 것으로 간주되는 대사)을 동시에 하는 능력이다. 정치 이력이 길지 않은 안 후보는, 어떨 때는 상대와 대화만 해서 청중을 소외시키고, 또 어떨 때는 대화 흐름을 놓치고 청중에게만 말한다. 또 안 후보가 기본적인 ‘세팅’이 가장 불리하다. 보수 표, 호남 표, 중도 무당파 표를 전부 방어해야 한다. 지지층의 이질성이 가장 높고, 상대가 ‘지지층을 쪼개는 질문’을 하기가 아주 편하다. 견해를 명확히 하면 떨어져 나갈 지지 블록이 분명히 있고, 그걸 고려해 절충적인 답변을 하면 전반적인 인상이 흐릿해진다. 4월25일 외교·안보 토론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꺼낸 건 상징적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토론거리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지지층 이질성이 높은 핵이나 대북정책 문제를 피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잘 보여줬다는 뜻이다.

조석주:이번은 조기 대선이다. 오래 준비한 후보와 출발이 늦은 후보의 격차가 더 커 보이기 쉽다. ‘MB 아바타’ 질문은 선거 전략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캠프가 준비가 덜 되었다는 징후다. 다른 후보들이 안 후보에게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렇게 평범하게 물을 리가 없다. “햇볕정책에 공과 과가 있다고 했는데, 공이 뭔가?”(홍준표 후보), “햇볕정책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것인가?”(문재인 후보) 양쪽에서 이렇게 지지층을 쪼개고 들어온다. 준비된 답변이 “공과 과가 있다”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 정도밖에 없다면 캠프의 준비 수준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지 기반이 좁은 후보가 토론하기 편하다’는 명제에는 홍준표 후보도 해당되는 것 같다. 귀족노조 척결, 동성애 반대, 북핵 김대중·노무현 책임 등 하나같이 확고한 정통 보수 이슈를 던진다.

조석주:홍 후보는 굉장히 확고한 보수 포지션을 찾아서 간다. 경제가 어려운 건 귀족노조 때문이고,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고용을 유연화해야 풀린다는 얘기를 지금 홍 후보만 한다. 유승민 후보도 안 한다.

박원호:홍 후보의 현실적 목표는 당선이 아니라 선거 비용 보전선인 15% 이상 득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의 크기와도 대략 일치한다. 홍 후보는 정통 보수 의제만 순수하게 내세워서 선거를 치를 수 있다. 그 덕분에 논리 전개가 대단히 쉽고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에이즈는 동성애 때문이고, 흉악범이 나오는 건 사형을 안 시켜서고, 경제는 귀족노조 때문에 망하고, 북한 핵은 햇볕정책의 퍼주기 때문이다. 당선을 노린다면 하기 힘든, 만화에나 나올 수 있는 포지션이다(웃음). 작정하고 타깃 유권자만 정밀하게 공략한다. 15% 득표가 어려워 보일 때도 있었는데, 텔레비전 토론을 계기로 가능성이 올랐다.

조석주:안철수 후보가 빠진 지지율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면, 홍 후보 지지층은 다시 반(反)문재인 전략투표로 안철수 후보에게 이동할 수 있다. 나는 여전히 홍 후보의 득표력이 상당히 제한적일 거라고 본다.

4월25일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와 사형제 이슈를 던졌다.

박원호:다당제가 되면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번 대선 토론이 예고편을 보여준다. 1대1 구도에서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서로 조심스러워하는 이슈들이 있다. 하지만 홍 후보처럼 좁은 유권자 블록, 15% 블록을 노리는 정치세력이 여럿 있을 때는 이런 이슈가 테이블에 올라온다. 자기 타깃층 15%는 결집시키고 상대 후보의 폭넓은 연합은 쪼개는 이슈다. 동성애와 같은 이슈가 대선 토론에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이에 대한 후보들의 노선 차이가 확인되고, 그에 유권자가 또 반응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 대선 토론에서 후보들이 동성애 이슈로 토론하는 자체가 중요한 변화다.

4월25일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 질문을 받고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후폭풍이 컸다(4월27일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의미다”라고 해명하며 성 소수자들에게 사과했다).

조석주:이건 맥락이 헷갈리더라. 군대 내 동성애 문제인지 일반적인 동성애를 두고 말한 건지, 토론 흐름상으로는 양쪽 해석이 다 가능했다. 군대 내 동성애 문제라고 하더라도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대답은 이슈의 민감성을 고려하면 퉁명스러웠다. 사형제 이슈에서는 아주 단호하게 인권을 옹호했는데, 동성애는 반대로 굉장히 단호하게 거부한 것처럼 들리게 말했다. 홍준표 후보가 질문을 하면서 동성애가 군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구체적인 가설을 던졌고, 또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난리라고도 했다. 둘 다 검증된 얘기가 아니고, 동성애에 대한 편견에 기반한 논리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문재인 후보는 무난히 방어한다는 평가인 데 비해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토론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원호:홍 후보의 타깃층에 먹힐지는 몰라도, 굉장히 거친 주장이었다.

조석주:문 후보 발언 직후에 이어졌던 심상정 후보의 1분 추가발언(“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도 호응이 많았지만 나는 아쉬웠다. 군이 군대 내 동성애자를 색출하는 인권유린 사건이 바로 얼마 전에 있었다. 홍 후보의 질문이 이걸 맥락으로 깔고 있다. 지금 현재 기본권이 유린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홍 후보가 그걸 옹호한다고 지적하는 후보가 한 명은 있어야 했다.

그동안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의 전반적 성적은 어땠나.

조석주:큰 실점 없이 무난했다. 다만, 박원호 교수의 비유를 빌리자면, ‘대화와 방백’을 동시에 하는 게 안철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덜 체화됐다는 생각은 든다. 다른 후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문 후보의 장점은 오랫동안 준비한 후보이고 캠프다. 캠프가 공약을 구성할 때 전략적 목표와 유불리 계산이 가장 잘 깔려 있다. 그러면 후보가 그 장점을 살려서, 대화를 하면서도 청중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다른 후보의 질문에 지나치게 얽매인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공약을 유승민 후보가 재원 문제로 때렸다. 이 공약의 득표 능력은 “노인 빈곤이 이토록 심각한데 ‘용돈연금’에 불과한 국민연금을 그대로 둘 거냐” 이 대목이다. 자기 세일즈 포인트를 꺼내는 게 아니라, 상대가 선택한 불리한 전장인 재원 문제에서 계속 방어만 한다. 군복무 18개월 축소 공약도 마찬가지였다. 축소가 가져오는 장점을 말하기보다, 축소의 단점 방어에서 맴돈다.  

박원호:공공일자리 81만 개 공약의 재정 대책을 물고 늘어지는 유승민 후보에 대한 대응도 대체로 비슷하다. 그 질문은 네 차례 토론 내내 나오다시피 했는데, 자기 공약을 세일즈하지 않고 상대의 질문에 너무 얽매인다. 문 후보가 법률가 시절에 변론문을 아주 뛰어나게 썼다고 하던데, 정치 토론도 변론문 쓰듯 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 둘은 의사소통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 그렇기는 해도 지지율에 영향을 줄 만한 중대한 실점은 비교적 잘 피했다.  

심상정 후보가 토론 최대 수혜자인 것 같다.

박원호:일단 지지층이 좁은 후보의 이점이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대화와 방백’을 동시에 하는 훈련이 잘되어 있다. 심 후보가 안 후보에게 “사장님 마인드”라거나 “기술만 있고 인간이 없다”라고 말할 때, 그 주장의 찬반을 떠나서, 토론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화면 너머의 시청자한테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치인도 훈련이 중요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후보다.

조석주:구도도 심 후보한테 유리하다. 심 후보를 공격해서 득을 볼 후보가 없다. 문재인 후보도 심 후보를 때릴 이유가 없다. 질문도 비판도 거의 안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안한 위치다. 중요한 건 올라간 지지율이 실제 표로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인데, 결국은 심 후보가 표를 놓고 경쟁할 상대는 문 후보다. 그러니 심 후보로서는 판세가 ‘문재인 독주’로 빨리 정리될수록 이득이다. 그런데 심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문 후보와 2위의 격차는 좁아지고 그만큼 문 후보의 승리는 불확실해진다. 심 후보는 선전할수록 도로 전략투표로 지지자가 이탈하는 굴레를 쓸 수 있다.

유승민 후보는 전문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반면 지지율 상승은 크지 않다.

박원호:대선 이후 어느 쪽으로 연합 국면이 펼쳐질 텐데,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연합’이든 ‘국민의당·바른정당 연합’이든 유 후보는 중요한 축이 될 잠재력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안보 이슈에서는 너무 냉전적이라는 느낌을 줬다. 사회경제 문제로 토론할 때는 지나치게 집요하다고 할까. 상대의 허점을 드러냈으면 다른 주제로 넘어가도 되는데, 꼭 굴복을 명시적으로 받으려고 밀어붙인다. 대선 주자 토론이라기보다는 원내대표의 비공개 협상 스타일이다. 미진한 문제를 꼭 해결하려는 집요함은 보여줬지만, ‘방백’에서 홍 후보나 심 후보만큼 노련하지 않다.

조석주:포지션이 굉장히 독특하다. 경제정책만 보면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에 누가 더 왼쪽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비정규직 고용을 기간이 아니라 사유로 제한해버리자는 건 경제학계에서도 굉장히 드문 포지션이다. 그런데 사회경제적으로 그 정도로 왼쪽인 유권자 중에서 북한에 대해 유 후보만큼 강경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반대로 안보 문제에서 매파(강경파)인 유권자는 경제 이슈에서 유 후보만큼 왼쪽일 가능성이 별로 없다. 안철수 후보가 성공했던 포지션인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와 유사하긴 한데, 안 후보보다 안보는 훨씬 오른쪽이고 경제는 더 왼쪽이다. 잡은 포지션 자체가 유권자가 별로 없는 곳 같다.

‘쟁점 없는 대선’이라는 비평이 많다.

조석주:사회경제적으로 제법 왼쪽에서 꽤 단단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유승민 후보가 비정규직 사유 제한을 들고 나올 때, 토론에서 전선이 안 생긴다.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셋 중에 거기에 반대하거나 쟁점으로 만들고 싶은 후보가 없다. 사실상 유권자의 85%가 합의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친(親)시장·친(親)기업·반(反)노조 포지션에는 홍준표 후보 혼자 서 있다. 원래는 저 포지션이 유권자의 절반을 넘나들었던 걸 생각하면 지금 대선은 상당히 특수한 구도다.

박원호:꽤 다당제적인 선거다. 2012년 대선과 같은 1대1 구도라면 소외되었을 국지적 갈등들이 불쑥불쑥 전선으로 올라온다. 쟁점이 다양해진 것은 맞는데, 전반적으로 2017년 대선을 대표하는 쟁점이 뭐였다고 정의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의제는 홍 후보조차도 방법만 다를 뿐 동의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변이 깔려 있다. 그건 흔들리지 않는다.

조석주:동의한다. 탄핵이 이슈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대선 전체가 그 자장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탄핵이 없었다면 홍준표 대 진보 계열 후보 1대1 구도가 될 것이, 탄핵이라는 큰 힘이 그 전선을 오른쪽 15% 선까지 밀어냈다. 지금은 문재인·안철수 경쟁이 주 전선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착시일 수 있다. 원래의 주 전선은 지금 오른쪽 15% 선에 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쟁점이 사라진 선거라기보다는, 쟁점에 대한 여론이 대단히 불균형하게 기운 선거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주 전선이 유지되기 때문에 2위 안철수 후보도 3위 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를 시도할 수 없고, 홍 후보가 상승세를 탄다 해도 한계가 있다.

 

 

기자명 천관율 기자 다른기사 보기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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