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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인지 잘 알아…죽을까 봐 숨겼다”

2017년 07월 17일(월) 제513호
신한슬 기자 hs51@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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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뇌물 혐의 관련 재판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최순실씨의 지시사항을 적은 업무용 수첩을 최근에야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6월3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0차 공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엎드렸다.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의 증인신문이 진행되던 도중이었다. 재판이 결국 중단됐다.



박헌영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이 검찰에 임의 제출한 네이비색 표지의 업무수첩을 제시하겠다. 지금 보시는 수첩은 2016년 청와대 마크가 있는 수첩이죠?

박헌영:그렇다. 최순실씨가 쓰라고 줬다.

검찰:증인은 최순실씨의 지시로 가이드러너 육성방안 연구용역 제안서, 가이드러너 학교 설립 기획안, 펜싱·배드민턴·테니스 해외 전지훈련 예산안(51억30만 소요 기재) 등 3가지 문건을 만들어 2016년 2월29일 SK를 찾아갔죠?

박헌영:그렇다.

검찰:최순실씨가 “SK와 얘기가 다 되어 있으니 만나서 지원을 요청하면 돈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죠?

박헌영:그렇다(그의 수첩에는 ‘롯데와의 후원 가능 여부 및 금액 타진 협의(2016년 3월25일)’ ‘롯데: 재단에 기부하는 것이니 꼭 건설 아니라도 5월 말까지(4월21일)’ 따위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헌영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 SK는 K스포츠재단의 지원 제안을 거절했다. 최순실씨가 다 얘기가 됐다고 해서 나갔는데, 미팅을 나가자 거절했다는 건가?

박헌영:완전히 거절한 게 아니라 금액을 역제안했고, 저희가 제안한 금액이 많다고 한 것이다.

최순실 변호인:2016년 11월부터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갖고 있던 수첩 2권을 5개월 뒤에야 내놓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박헌영:죽을까 봐 갖고 있었다.

최순실 변호인:죽을까 봐?

박헌영:저를 보호할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 검찰 압수수색이나 조사를 받을 때 너무 죄송하지만 그걸 숨겼다. 3월쯤 되어서 증거로 드려도 될 것 같아 드렸다.

최순실 변호인:즉 증인을 보호할 방패막이라고 생각했다는 건가?

박헌영:보호라기보다는, 최순실씨 지시를 그대로 적은 수첩이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공개하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제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순실 변호인:형사처벌을 받을까 봐 두려웠다는 건가?

박헌영:그건 아니다. 어떤 힘과 돈을 가진 분들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런 것에 공포가 있었다.

최순실 변호인:오늘 법정 신문 내용을 들으면 검찰은 이 증거를 매우 결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증인이 이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면 증거인멸이다.

박헌영:제가 법학자가 아니어서 그것까진 모르겠다.

검찰:증거인멸이라고 말하는 건 증인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다.

판사:부적절한 질문이다. 다른 걸 물어라.

최순실 변호인:이 수첩 내용은 사후에 작성한 것 아닌가?

박헌영:아니다.

ⓒ그림 우연식
6월30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0차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피고인석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엎드렸다.

■7월3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1차 공판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정유라씨를 지원한 경위를 진술했다. 재판이 끝나자 한 방청객이 “제가 박근혜 대통령 딸이다. 엄마!”라고 외치다 퇴정당했다. 재판이 끝나면 판사들이 가장 먼저 자리를 뜨는데, 이날은 방청석 소란을 제지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퇴정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김종찬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5년 8월15일 독일 출장 중 프랑크푸르트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났죠?

김종찬:그렇다.

검찰:당시 박원오는 삼성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하려고 프랑크푸르트에 간다고 말했나?

김종찬:아니다. 그때는 대한민국 승마 선수단을 지원하기 위해 컨설팅 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검찰:거기 정유라씨도 포함된다고 들었나?

김종찬:우리나라 선수니까 가능성은 있다.

검찰:박원오씨는 2015년 8월26일 프랑크푸르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가 컨설팅 계약을 맺는 자리에 증인도 와 있었고, 로비에서 최순실씨를 만나 인사했다고 증언했다.

김종찬:그렇다. 제가 로비에서 최순실씨를 만나 인사했다.

검찰:또 박원오씨는 계약 직전 최순실씨가 전화해서 증인을 계약 장소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김종찬:그렇다. 박원오씨가 최순실씨 전화를 받았다며 저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검찰:증인은 승마협회 전무이면서 2015년 12월까지 실제 지원을 받은 것은 정유라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몰랐나?

김종찬:정유라씨를 제외하고 승마협회에서 해외 훈련을 나간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정유라씨의 독일 훈련에 대해서는 제가 서류만 봤다. 훈련계획서를 매달 받기 때문에 그걸로 갈음했다.



김종찬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지난 재판에서 삼성과 마사회가 정유라 개인을 위해 지원한 건 아닌 것 같고, 처음에는 승마계 전체 발전을 위한 지원이었다고 진술했는데?

김종찬:맞다. 처음에는 그랬는데 마지막에는 이상하게 변질됐다. 원안대로 쭉 갔으면 이렇게 법정에 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최순실 변호인:증인은 박원오씨가 “최순실씨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이 정유라씨를 지원해준 것이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박원오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박원오씨가 정확히 합병이라는 말을 했나?

김종찬:그렇다. 또 기억나는 게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룡’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탤런트 이재룡씨에 빗댄 건지 모르지만…. 이걸 박원오씨가 얘기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알겠나? 정확히 “합병하게 도와줬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7월4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2차 공판

안종범 전 경제수석 밑에서 일했던 방기선·윤인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판이 끝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정할 때 경의를 표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난 방청객 두 명이 재판에 출입을 금지당했다.



방기선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SK, 롯데그룹 총수 비공개 단독 면담을 위한 말씀자료를 만들었나?

방기선:그렇다.

검찰:당시 대통령 말씀자료 내용 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당부’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따로 지시해서 작성된 항목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사실인가?

방기선:그렇다.

방기선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증인이 작성한 대기업 총수 면담 말씀자료 중에 혹시 안종범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수정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나?

방기선:대기업 총수 단독 면담에 대비해 총 세 번 말씀자료를 만들었다. 1차 때는 수정 지시가 꽤 많았다. 특정한 내용을 집어넣으라는 이야기였다. 2차 때는 글씨 크기를 줄이고 내용을 대폭 간소화하라고 했다. 3차 때는 없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7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윤인대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신문

검찰:증인은 2014년 9월, 2015년 7월 방기선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삼성, LG그룹 총수 비공개 단독 면담을 위한 말씀자료를 만들었나?

윤인대:그렇다.

검찰:당시 말씀자료 내용 중 ‘삼성 후계 승계 문제’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현행 법령상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지만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정부 임기 내에 승계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이라고 적었다. 어떤 경위로 들어간 내용인가?

윤인대: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와 삼성그룹 승계 문제가 언론에서 이슈였다. 통상 말씀자료에서 처음에는 논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뒷부분에는 부드러운 내용을 쓴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게 승계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당신 참 힘든 거 안다, 잘되길 희망한다”라고 격려하라는 의미로 제가 적었다.

검찰:윗선의 지시나 가이드라인은 없었나?

윤인대:전혀 없었다.



윤인대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2015년 7월 작성한 말씀자료에서 삼성 관련 현안 내용은 어떻게 작성했나? 삼성으로부터 자료를 받았나?

윤인대:아니다. 모두 인터넷을 검색해서 언론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



윤인대 증인에 대한 검찰·특검 재신문

검찰:대기업 말씀자료 작성 시 다른 행정관들은 각 대기업으로부터 건의나 애로사항을 직접 받아서 썼다고 말하는데, 유독 삼성만 아무런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오지 않아 인터넷을 검색해 작성했다는 건가? 너무 이례적이고 특이하지 않나?

윤인대:이걸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저희들 행정관끼리 하는 얘기로는 “삼성은 좀 다르다”라고 한다. 위에서 ‘고공 플레이’를 하지, 우리 행정관들한테 와서 얘기하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7월6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23차 공판

6월30일 20차 공판에서 중단됐던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의 증언이 계속됐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현식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증인은 2016년 2월24일 SK 임원으로부터 전화와 문자를 연이어 받았다. “가이드러너 해외훈련 계획 관련해 SK와 사업 협력할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히 묻고 싶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전에 최순실씨에게 “SK와 이야기가 다 됐으니 연락하면 돈을 줄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인가?

정현식: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검찰:또한 최순실씨가 5대 거점 체육시설 건립 기획안 작성을 박헌영 과장에게 지시하고, “하남 시설 건립 자금은 롯데와 이야기가 다 됐으니 롯데와 만나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정현식:전화로도 들었고, 만나서도 들었다.



정현식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판사:피고인 중 정현식 증인에게 직접 묻고 싶은 게 있나?

최순실:고영태 아시죠? 고영태가 추천해서 제가 노승일과 박헌영을 썼다. 고영태가 자기가 일을 못해서 박헌영을 더블루케이로 많이 불렀다. 제가 나오라고 한 적은 많지 않다.

정현식:저는 모르겠다.

최순실:SK, 롯데 지원 관련도 제가 직접 아는 게 아니다. 제가 “다 됐으니 가서 받아오라”고 박헌영에게 지시한 적도 없고, 사무총장님한테도 그렇게 말씀드리지 않았다.

정현식:저에게 분명히 가서 만나보라고 했다.

최순실:고영태가 “건설회사가 있다”라고 해서 나가보라고 한 거지, 꼭 “지원하기로 됐다”라고 말한 건 아니다.

정현식:그럼 고영태씨와 노승일씨가 어떻게 SK와 롯데에서 돈을 받아내는 머리를 짜내겠나?

최순실:아니 그건…(웅얼거림).

정현식:당연히 청와대와 직접 통해서 알았을 것이다.

최순실:그 말씀은 너무 나가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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