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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돌아본 인권위 ‘흑역사’

2017년 07월 17일(월) 제513호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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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중단되었던 제주인권회의가 7년 만에 열렸다. ‘다시 인권이다-인권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전국 인권 연구자·활동가·정책 담당자가 모였다.

7년 만이다. 그사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났다. 2010년 열린 뒤 중단되었던 제주인권회의(한국인권재단·국가인권위원회·제주도 공동주최)가 지난 6월29일부터 7월1일까지 다시 열렸다. ‘다시 인권이다-인권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는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지난 시간 퇴보했던 한국 사회의 인권 논의를 제자리로 돌리는 신호탄처럼 보였다. ‘촛불 시민혁명과 인권’ ‘재난과 안전에 대한 권리-세월호 사건과 인권’ ‘개헌과 인권’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전국 인권 연구자·활동가·정책 담당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역시나 국가인권위(인권위) 평가가 가장 뜨거운 주제였다. 인권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정권 눈치를 보며 제구실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권위의 권고 수용률을 정부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식으로 인권위 위상을 높이는 안들이 논의 중이다(<시사IN> 제510호 ‘그런 비판 하는 인권위로 돌아올까’ 기사 참조).

인권위도 발맞춰 업무혁신 TF를 띄웠다. 3주간 활동 끝에, 지난 6월29일 인권위는 현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제주인권회의를 찾은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6월30일 개회사에서 “인권위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제주인권회의가) 중단된 듯한 약간의 자책감도 든다.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역할을 하려고 한다.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도입이다”라고 말했다. 7월1일 열린 분과 세션 ‘국가인권위의 역할과 과제’에서 이발래 인권위 법제개선팀장은 인권위를 헌법기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물 인권위’ 극복을 위해 위상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한 셈이다.

ⓒ제주인권회의 제공
6월29일부터 7월1일까지 열린 제주인권회의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세션의 발제자로 나선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인권위부터 먼저 개혁하라고 비판했다. “새 정부의 인권위 위상 강화를 법률 강화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인권위는 권고로 우리 사회 인권의 가치와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권고는 인권위가 신뢰를 회복할 때 힘을 가진다. 경찰도 외부 인사로 개혁위원회를 꾸렸는데, 지금 인권위는 셀프 개혁만 하면서 헌법기관화를 외친다.” 


“인권위의 인권침해 사례도 진상조사해야”

토론자였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도 인권위의 ‘흑역사’를 성토했다. “헌법기구화가 원론적으로는 맞는데, 지금 인권위가 헌법기구화하면 괴물이 된다. 자체 TF로 ‘주요 현안에 적절히 적시에 대응하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과거에 대한 충분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객석에서도 “성찰 없는 과제 나열이다” “과거 인권위의 인권침해 사례도 진상조사해야 한다”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와 같은 지적이 나왔다.

사회를 맡은 심상돈 인권위 정책교육국장은 “곧바로 헌법기관화가 되면 괴물이 될 거라는 지적은 일정 부분 인정한다. 여러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부)는 “지난 7년 동안 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을 했다”라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인권위를 바꿔보겠다고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이 자리가 기쁘다. 단순히 2008년 이전으로 회귀하자는 게 아니라, 인권위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뭔지를 되찾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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