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역동적인 도시 중 한 곳인 뉴욕, 그중에서도 브루클린. 트렌드에 민감한 지역인 만큼 일이나 관계로부터 겪는 스트레스가 크기 마련이다. 이곳 젊은 사람들이 괴로울 때마다 찾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브루클린의 현자’라고 불리는 랍비 마크 카츠다. 그는 이 책에서 그간의 상담 사례를 통해 현대인의 고질병인 ‘외로움’의 다양한 모습을 짚어간다.

랍비 마크 카츠 지음, 곽동훈 옮김, 책읽는수요일 펴냄

이상하게 비슷한 사례가 내 주변에서도 자꾸 일어났다. 불쑥불쑥 책의 내용들이 일상을 침범했고, 그간 추상적인 감정 정도로 여겨왔던 ‘외로움’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한 친구는 직장을 잃었고, 한 선배는 난임으로 휴직을 결심했으며,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옛 남자친구는 이혼을 했다고 하질 않나…. 모든 게 이 책을 작업하던 한두 달 사이에 일어났다. 지난주, 또 다른 친구는 아버지를 잃었다.


외로움이 불현듯 찾아드는 어떤 특별한 때라도 있는 걸까. 그것보다는 각자 삶에서 외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계기들을 하나씩 맞닥뜨리기 마련인 것 같다. 저자 또한 이 책을 준비하는 시기에 이혼 위기를 겪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짜 외로움이 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마크 카츠는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공동체와 동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개인이 외로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알려주기보다, 그 사람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외로움에 빠진 사람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먼저 다가가서 물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심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섣부른 위로는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으니 타인이 겪는 고통의 경중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말며,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그에게 필요한 말로 위로해야 한다고 말이다. 주변에서 자꾸만 외로움의 감정이 터져 나왔던 근 한 달간, 무엇보다 이 충고를 가장 마음 깊이 새겼다.

기자명 박혜미 (책읽는수요일 편집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