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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들이여, 단결하라!

2017년 09월 13일(수) 제521호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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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원 등록금은 학부보다 1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대학원생은 학부생의 절반밖에 안 되는 학점을 수강한다. 자, 내 등록금 480만원은 어디로 갔는가?

480만원. 내가 수료한 대학원의 한 학기 등록금이다. 나는 일반대학원 인문계열 전공이라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이공 계열이나 예체능 계열, 그리고 교육대학원 같은 특수대학원의 경우는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매달 들어가는 책값·교통비·생활비까지 고려하면 대학원생들은 매년 준중형 승용차 가격에 준하는 비용을 지출하며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 BMW(Bus·Metro·Walking)를 타고 다닌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대학원은 학부의 시설과 인력을 공유하며 운영된다. 학부생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내가 다니는 대학만 해도 대학원 건물을 평생교육원 및 음악원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석사과정 때 내가 있던 공동연구실 바로 아래층에는 음악원 연습실이 위치해 있어서 밤늦게까지 중후한 튜바 소리며 드럼인지 심벌즈인지 거친 타악기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논문을 쓰다 졸지 말라고 학교 측이 대학원생을 ‘배려해’ 풀어놓았다는 소문이 자자한 모기떼도 극성이었다.

ⓒ김보경 그림
모기떼가 창궐하는 공동연구실이나마 있는 것을 감사해야 할 만큼 한국 대학원의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교내 연구 공간이 부족해서 도서관 열람실의 빈자리를 옮겨 다니는 ‘메뚜기’ 대학원생이 대부분이다. 비싼 찻값을 감수하고 근처 카페의 단골이 되거나, 몇몇이 공동으로 공간을 임차해 연구실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비싼 임차료 때문에 대학가 근처에서 밀려나 도시 변두리에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연구에 필요한 자료가 모여 있는 대학 도서관과도 그만큼 멀어진다. 책과 자료와 노트북을 마음대로 놓을 수 있는 자리 하나는 대학원생에게 세끼 끼니만큼이나 소중하다.

혹자는 이렇게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수백, 수천명에 달하는 대학원생에게 모두 자리 하나씩을 내줄 수는 없는 거 아니냐.’ ‘학부생들은 도서관 공용열람실에서도 불평 없이 잘만 공부하지 않더냐.’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대학원 등록금은 학부보다 1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대학원생은 학부생의 절반밖에 안 되는 학점을 수강한다. 자, 내 등록금은 어디로 갔을까?’ 학부생들은 매 학기 평균 18학점 정도의 강의를 수강한다. 대학원생은 매 학기 평균 9학점 정도 강의를 수강한다. 문제는 학기당 등록금 480여만원을 지불한 대학원생이 그 교환가치에 부합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느냐이다. 누군가에겐 교육 서비스라는 표현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 등록금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개입되는 이상 ‘스승의 은혜’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학원 등록금은 매년 3% 상승하는데


‘국가의 동량이 될 신진 연구자들을 양성하는 최고위 교육기관이 대학원이므로 대학원 강의에 쏟는 교수와 강사들의 노력 또한 당연히 학부의 배에 달한다’라고는 낯간지러워서 도저히 말하지 못하겠다. 만약 대학원이 학부보다 고등 교육과정이라서 등록금도 더 비싸다면, 대학원 강의를 맡은 교수·강사들에게 지급되는 임금 또한 학부 강의의 그것보다 두 배 이상 높아야 할 것이다. 대학원은 학부와 인프라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그 운영에 특별히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 않으며, 학점 단위로 환산하면 대학원생은 학부생에 비해 두 배 이상 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등록금 부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대학 등록금은 거의 동결되었다. 하지만 대학원 등록금은 매년 3% 가까이 꾸준히 상승했다. 학부 등록금 동결로 인한 부담을 대학원생들에게 전가하려는 꼼수가 너무 뻔하다. 이제는 제대로 화를 내야 할 때다. 전국의 대학원생들이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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