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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치적 박해 받았다”

2017년 12월 04일(월) 제533호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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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서증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최순실씨는 검찰의 주장을 장황하게 반박했다. 최씨는 “삼성이 바보여도 말을 뇌물로 주는 것은 논지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 11월17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6차 공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도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최순실씨만 출석한 채 삼성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최순실씨는 긴 시간 직접 증언했다. 검찰과 특검의 주장을 장황하게 반박했다.



검찰:피고인 최순실이 사용한 태블릿 PC에 있던 이메일 중요 부분을 몇 개 말하겠다.

최순실:(항의하는 듯한 소리)

검찰:장시호씨가 제출한 것이다.

최순실:그 부분을 정확하게 말해달라.

검찰:장시호씨가 제출한 태블릿 PC에는 이런 이메일 내용이 있다. 2015년 10월15일 48만 유로에 마필을 구입했는데, 그 계약금 5만 유로를 삼성 계좌에서 먼저 주고 삼성으로부터 돈(대금 전액)을 받으면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후 11월15일 이메일에는 삼성과 계약금을 주고받는 내용이 있다. 다음 증거 자료는 영어로 된 컨설팅 계약서다.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코어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는 구체적 지출 내역을 적어 삼성에 보냈다. 당시 ‘코치를 여러 명 고용한다’는 내용 등이 사실과 달랐으나, 삼성은 적힌 금액 그대로 모두 지급해줬다고 확인됐다. 다음 증거 자료는 코어스포츠의 2016년 2월 결산 보고서다. 계약서상 3분기 용역 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2분기 결산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 목적대로 사용하는지를 보고 추후 결정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 내용이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었음에도 3분기 대금은 지급됐다.

최순실:안 보인다. 사실과 다르다? 뭐가 다른가?

검찰:트레이닝 비용이나 코칭 비용의 액수 부분이 부풀려져 있다.

최순실 변호인:결산 보고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것 아닌가?

판사:일단 정리하자. 검찰은 진행하라.

검찰:최순실이 장남수 비덱스포츠 전 대리에게 보낸 이메일을 제시하겠다. 자금 집행 문제를 다뤘다. 이 이메일은 최순실이 직접 워드로 친 문서의 패턴을 알 수 있는 증거다. 자주 쓰는 표현, 이모티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비덱 직원 월급과 관련해 코어스포츠 회계이사에게 보낸 이메일도 있다. 정유라 5000유로(약 640만원), 회장(최순실)은 9500유로(약 1200만원), 장남수 1800유로(약 230만원) 등이 쓰였다. 원래 선수는 월급 책정이 안 되어 있는데도 이렇게 지급했다. 최순실은 비타나V와 살시도(정유라가 타던 말)를 삼성에서 구입하고 8월22일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후 비타나V와 살시도는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이 된다. 여기에 그 교환 문서가 있다. 대금을 비덱스포츠에 보낸 영수증이다.

최순실:문서에 뭔가 오기가 있는 것 같다. 블라디미르는 스펠링이 V로 시작하는데 서류에서는 W라고 적혔다. 오타가 있으면 그 문서의 신빙성이 좀 애매하지 않나?

최순실 변호인:갖고 있는 말을 교환했다는 건데, 어떻게 했다는 건가?

검찰:주고받은 이메일이 있다.

최순실 변호인:검찰은 증거만 말하는 게 아니라 주장을 섞고 있다. 서증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 자료 가운데 최순실이 삼성전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받았다는 부분은 없다. 있다면 삼성전자에서 코어스포츠 용역 대금으로 지급되거나 자산 취득한 것뿐이다. 이런 내역서가 뇌물을 주고받은 증거인 양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특검은 코어스포츠 법인이 최순실 1인이 지배하는 회사이기에 뇌물이라는 식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독일 현지법인은 독일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다. 다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피고인 최순실, 정유라가 코어스포츠에서 월급을 인출한 대목이다. 여기에 대한 해석이 남는데, 독일에 설립된 회사에서 인출한 자금으로 뇌물을 지급했다면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 자금은 법인을 운용하는 데 쓰였다. 그와 같은 여러 부분을 일일이 말하지는 않겠다. 뇌물과는 거리가 멀다.

ⓒ그림 우연식
최순실씨는 “삼성과의 블라디미르 거래는 독일 법상 말도 안 되고 소명 자료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이 제시한 증거 자료 가운데에는 김상조 교수(현 공정거래위원장) 진술 조서가 있다. 무려 34쪽이다. 그러나 김상조는 사안을 직접 경험한 바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관련이 있다면 반삼성·반기업적인 편향된 의견을 가졌을 뿐이다. 검찰이 직접 인용한 그의 논문 가운데에는 ‘삼성은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들을 회유할 수 있는 힘을 보유한 유일한 주체’라는 단정적 구절도 있다. 이런 김상조 교수의 평가를 다 금과옥조인 양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 증거 가치가 없는 김 교수의 논문에서 삼성 뇌물죄 혐의의 정당성을 찾으려 하는 것은 안타깝다. 

검찰:변호인이 인용한 해당 부분은 논문이 아니라, 삼성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 논평 일부다. 그 구절에는 정당한 부분이 있다. 삼성이 정부에 끼친 영향력은 그 루트가 다양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실무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청탁을 시도했고, 그중 금융위에 대한 청탁이 청와대에 보고됐다. 삼성이 비밀리에 추진하던 금융지주와 관련된 내용은 언론에 들어갔다. 1월13일 은밀하게 신청한 독대가 단독 보도되자 청와대 이하 모든 기관들이 ‘모르는 일’이라고 입을 맞췄다. 김 교수의 조서는, 삼성의 입김이 정부 여러 기관에 다양한 루트로 닿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순실:나는 삼성 합병 문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대통령한테 (삼성 청탁 건을) 보고해서 승마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틀렸고….

판사:아니, 피고인이 보고했다는 게 아니다. 그런 공소 사실은 없다.

최순실:국민연금에 대해서 논의한 적도 없다.

판사:피고인의 진술을 듣고 싶은데 소송 관계인을 비난하거나 말을 빨리 하면 알아듣기 어렵다. 재판부에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침착하게 말해달라.

최순실:뇌물이냐 아니냐 하는데, 삼성전자가 아무리 바보여도 독일에서 말을 뇌물로 주는 것은 참… 논지 자체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뇌물로 생각했다면 삼성전자는 독일에서 없어지고 나로서도 세금을 낼 능력이 안 돼서 그 자체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독일 가려고 했을 때 안민석 의원 문제(정유라 ‘공주 승마’ 의혹)가 터졌고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정유라)가 사춘기였기 때문에 정치적 박해를 받다 보니 자살을 하려고 한 적도 있고 가출도 했었고. 한국에서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내가 그때 마음이 아프더라. 독일을 가려고 생각한 게 독일이 승마 강국이기 때문이었다. 미성년자가 애를 낳고 나도 그걸 감당해야 해서 독일을 가기로 했다. (중략) 특검에서 이야기한 삼성과의 블라디미르 거래는 독일 법상으로 말도 안 되고 소명 자료가 있어야 한다. FBI에 세금 자료가 나온다. 2~3배를 내야 할 판이다. 독일은 재차 말하지만 한국 법의 잣대로 움직이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금 문제는 독일에서 독일 법에 따라서만 하라고 했기에 삼성전자는 손해 볼 게 없었다고 생각한다. 대회에서 수상하면 말 값은 두 배로 뛴다. 자기들은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말 관계(혐의)는 억울하다.



■ 11월23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77차 공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순실씨가 함께 피고인석에 앉았다. 롯데 변호인단은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과 관련된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변호인
:면세점 문제가 중요 현안이고 청탁할 일인지 말씀드리겠다. 면세점이 현안이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검찰이 ‘청탁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지난해 3월14일(신동빈·박근혜 단독 면담 날) 기준으로 청탁 필요성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3월14일 단독 면담 이전부터 정부의 면세점 수 확대라는 정책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12월28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대수비)에서 ‘개정 관세법에 문제가 많다’고 발언했다. 검찰은 롯데에 특혜를 주기 위해 면세점 수 확대만 앞당겼다고 오해한 것 같다. 법 개정은 청와대에서 앞당기라고 지시했고, 면세점 수 확대 등 다른 방안도 함께 추진한 것이다. 정책 방향은 정해졌고 남은 것은 구체적 개수뿐이었다. 이 사실관계 자체는 검찰도 다투지 않았다. 상황에 대한 평가 문제만 남는다. 공판 과정에서 검찰의 증인신문을 보면 “확대 방향 자체는 정해졌어도 발표 전 청와대의 지시가 바뀔 수 있지 않나?”라는 부분이 있다. 확정이 아니다, 확정할 수 없다는 의견 같다. 정부 정책은 그냥 정해지는 게 아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관세청의 공감대가 있어야 나온다. 100% 확정이 아니므로 청탁할 현안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예를 하나 들까? 지난해 3월14일 이전 상황을 나는 결혼에 비유하겠다. 결혼 합의 뒤 양가 부모 상견례에, 결혼식 날짜도 잡고, 예식장만 정하자고 한 뒤 헤어진다면 이건 언제든 파혼할 수 있으니 정해지지 않았다고 할 건가? 예식장 보고 있는데 아직 미정이라면 과한 것 아닌가?

청탁할 이유가 없었다면 왜 롯데는 5대 거점 사업(K스포츠재단)에 75억원을 지원했는지가 남는다. 롯데 입장에서 하고 싶어서 했겠나? 5대 그룹 중 하나였던 롯데로서는 5개 중 1개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검찰은 묵시적 청탁 취지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대가성에 대해 같은 인식을 해야 한다. 롯데 입장에서는 준조세로 어쩔 수 없이 냈다고 인식했다. 한 언론은 2015년 12월9일 ‘기업 주머니 터는데 기업하기 좋은 나라 언급하면 누가 믿는가?’라고 비판한 바도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안종범 수첩도 많은 것을 말해준다. 저희로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인데, 안종범 전 수석은 대기업 회장을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느 회장을 만났을 때 안 전 수석은 번호까지 붙여가며 주요 대화 내용을 메모했다. 외국 기업 대표를 만나서는 영어로 나눈 대화를 영문으로도 기재했다. 신동빈 회장과 면담에 대해서도 도쿄 면세점 오픈, 우즈베키스탄 유학, 인도네시아 대통령 언급 등 신 회장에게서 직접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을 적었다. ‘면세점 특허에서 탈락해 롯데가 힘들다’ ‘추가 특허를 달라’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 빠진 내용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실제로 전해진 청탁이라면 어떻게 안 적을 수 있나?

최순실 변호인:안종범 수첩이 완전무결하다는 전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이) 출연을 약속한 부분까지 다 적혀 있는데, 전경련을 통해 확인해보니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 사후 작성된 부분도 있고 날짜가 역으로 된 부분도 있다. 경우에 따라 자기 생각을 가미했을 가능성이 상당하기에 재판장께서 잘 감안해주시길 바란다.

검찰:정부 정책으로 특허 수가 확대되면 무조건 롯데가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다. 롯데 정책본부가 특허 관련 관리까지 따로 했다는 사실을 살핀다면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신동빈 측 변호인의 결혼 비유는 맞지 않는다. 경쟁력을 생각하면 롯데는 (첫 심사에서)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인데도 떨어졌다. 롯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식이 큰 영향을 줬다. 롯데의 면세점 특허는 결혼과 파혼이 아니라 이혼과 재혼이라고 봐야 한다. 단순히 신규 특허를 받는 게 아니고, 석연치 않게 탈락한 뒤 다시 특허를 받아야 하기에 더 어려웠다. 단독 면담 당시 면세점 특허 청탁 필요성은 충분했다.

신동빈 변호인 측은 ‘안종범 수첩에 면세점 관련 기재가 없으니 단독 면담 당시 면세점 청탁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박근혜가 안종범에게 신동빈과의 대화 내용을 전부 알려줬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사실이 아니다. 안종범 수첩에는 롯데 경영권 분쟁이나 백화점 문제, 올림픽 이슈 등도 빠져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나 조양호 한진 회장과의 단독 면담 내용 또한 안종범 수첩에 다 적히지 않았다. 면담 내용을 모두 말해주려면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을 배석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역으로 안 전 수석을 배석시키지 않은 것은, 그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박근혜·신동빈 피고인은 모두 ‘단독 면담에서 면세점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제3자는 여러 정황으로 추정할 따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을 통해 K스포츠재단 운영 관련 5대 거점 사업 기획안을 받고 부영으로부터 지원받으려 했다. 그러나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를 요청해서 무산됐다. 이후 최순실씨는 롯데로부터 지원받을 계획을 세워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이를 말해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으로부터 “신동빈 회장이 면세점 이야기를 했다”라는 말을 듣고 단독 면담했다. 경제수석실이 작성한 롯데 말씀 자료를 보고받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이 주요 현안이라고 인식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을 겪던 신동빈 회장은 기업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롯데타워 면세점 특허 탈락 때문에 상장에 차질이 생겼다. 정책본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했고 주로 논의된 방안이 ‘이해관계자 집중 설득’이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이 안종범 전 수석이었다. 2016년 초부터 수차례 노력해서 어렵게 안종범 전 수석을 만났다. 이때 안 전 수석에게 신동빈 회장은 면세점 특허 탈락 문제를 언급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안가에서 안종범 전 수석 배석 없이 비공개 단독 면담을 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과 관련해 대화가 오갔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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