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여승무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파업, 해고, 노숙투쟁, 고공농성, 강제연행 같은 단어를 담담하게 주고받았다. 이제 우리는 이런 얘기를 울지 않고 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었다. 밤에 혼자 녹음 파일을 듣는데 중간중간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2년 일하고 12년째 싸우고 있다. 무려 12년. 열정과 기대로 빛나던 20대를 통째로 잃었다.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까지 당해 1억원 넘는 빚이 생겼고, 그 부담감에 한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가 옳으니까요. 내가 이걸 놓으면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아요”에서 재생을 멈추고 한참 생각했다.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바꾸고, 안전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고, 여성의 일을 임시와 보조 업무로 제한하지 않으려는 싸움. 우리 모두의 싸움.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시사IN 신선영1981년생 정미정씨는 스물세 살에 KTX 여승무원이 되었고, 스물다섯 살에 해고당했다. 서른여섯 살인 지금도 복직 투쟁을 하고 있다.

 

 

 

기자명 사진 신선영·글 조남주(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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