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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먼, 내일보다 가까운

2018년 01월 08일(월) 제537호
사진 손승현 신선영·글 김형민(PD·<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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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마다 기차 안에선 신음 같은 중얼거림이 들렸지. “계속 서쪽이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야 하는지는 도시 몰랐소. 칭얼대던 애들도 잠잠해지고 날짜 헤기를 그만두고도 기차는 그저 서쪽으로 달렸지. 카자흐스탄 땅에 발 디뎠을 때 눈에 익은 풍경이라곤 파란 하늘과 태양뿐, 흙도 물도 공기도 낯설고 느끼하고 메스꺼웠소. 부모에게 버림받아 길바닥에 팽개쳐진 갓난아이나 그 마음을 이해할까.


살아야 했소. 이름 높던 홍범도 장군이 극장 수위로 여생을 마쳤듯 끌려온 고려인들은 땅을 갈든 양을 치든 아등바등 살아내야 했소.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그들의 속담을 들려주며 위로했지. “어제보다 더 먼 것은 없고, 내일보다 더 가까운 것은 없다.” 우리에게 어제는 이미 없었지만 내일이 가깝다고 느껴진 적도 없소. 우리는 항상 오늘뿐이었으니까. 

ⓒ시사IN 신선영
강제 이주 고려인들이 집단으로 묻혀 있는 무덤. 카자흐스탄 우슈토베.
ⓒ손승현
한 안드레이 씨(뒷줄 오른쪽)의 가족사진. 카자흐스탄 알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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