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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적 상황 보다 명예퇴직 택했다”

2018년 01월 31일(수) 제541호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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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압력을 받고 사퇴한 신용언 전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모멸적인 일을 당하기보다 깨끗하게 명예퇴직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1월11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98차 공판

구본무(LG)·김승연(한화)·조양호(한진)·허창수(GS) 등 증인으로 예정된 재벌 총수가 대거 불출석했다. 대신 하현회 LG그룹 부회장이 나왔다. 하 부회장은 2015년 LG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각각 48억원, 30억원을 출연한 배경을 증언했다.


하현회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
:증인은 LG그룹의 대관 업무를 총괄했나?

하현회:그렇다.

검찰: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개인적으로 통화나 문자를 했나?

하현회:업무상 주고받았다.

검찰
:구본무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 차례 비공개 단독 면담을 했다. 이 중 2015년 7월25일 면담을 증인이 준비했나?

하현회:그렇다.

검찰:면담 사흘 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문자를 보내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면담 자료도 만든 바 있나?

하현회
:맞다.

검찰
:‘LG그룹 관련 말씀자료’라는 문건은 당시 구 회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준비한 대통령 참고용 자료다. 에너지 신사업 적극 육성 지원, 공공SW 사업 관련 등이 내용인데, 구 회장을 위해 증인이 준비한 자료와 같나?

하현회:안 수석에게 들은 적은 없다. 경제 활성화, 투자 고용 증진 등에 대해 조율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렇게 자세히 적혀 있는 건 처음 본다. 대략적인 내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검찰:이 문건의 마지막 부분에는 ‘LG그룹에서도 문화계 중심이 되어 출범 예정인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하기 바람’이라고 적혀 있다. 이 내용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본무 회장에게 요청한 것 같은데 전해 들은 바 있나?

하현회
:전혀 들은 사실이 없다.

검찰:이 ‘문화재단’이란 미르재단을 의미하나?

하현회:결과적으로는 그런 것 같은데 당시에는 저 내용을 전혀 못 들었고, 안 전 수석과의 사전 미팅에서도 전혀 (들은 바) 없었다.

검찰:2015년 7월 면담 며칠 뒤 안종범 수석이 증인에게 전화해 ‘문화재단, 스포츠재단을 추진하려고 하니 주요 기업들이 재단별로 30억원 정도 출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나?

하현회:그렇다.

검찰:재단 관련 논의가 대통령에게도 보고될 것이라고 알았나?

하현회:몰랐다. 그냥 LG로서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검찰:구본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재단 출연 이유를 묻자 ‘출연 과정에 개입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관례에 따라 했다’고 답했다. 알고 있나?

하현회:그렇다.

검찰:기대에 의한 게 아니라 다른 기업도 참여했기에 어쩔 수 없이 출연한 것인가?

하현회:안종범 수석이 적극 추진하는 것은 우리로선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무게감이 좀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업 경영하는 처지에서는 청와대 관심 사항이 무겁게 느껴진다.

검찰
:오늘 증인으로 대기업 총수들이 나오기로 했는데 모두 불출석했다. 같이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본무 회장의 불출석은 다른 기업 총수들의 불출석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나?

하현회:다른 기업 사정은 모르겠다.


■ 1월15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99차 공판

신용언 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이 증인석에 앉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주된 신문 내용이었다. 신 전 실장을 비롯한 문체부 1급 공무원 6명은 2014년 10월 한꺼번에 사표를 냈다. 문체부에서 1급 공무원 전체가 한꺼번에 물러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신용언 전 실장은 자신이 블랙리스트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했기에 퇴직을 종용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림 우연식
증인으로 출석한 신용언 전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맨 오른쪽)은
“블랙리스트 업무에 소극적이어서 사직 처리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판사:서울구치소에서 박근혜 피고인의 재판 출석 관련 통지가 왔다. 출석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피고인은 무릎 관절염으로 인해 부종이 생겨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 중이라고 한다. 거동이 곤란할 정도의 신변 지장 등 재판에 출석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한다.

박근혜 변호인: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이견이 있다.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변론 방향과 완전히 포커스가 달라서 변론하는 데에 상당히 차질이 있다. 변경된 공소장을 받은 피고인도, 피고인 본인 의사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아마 변경된 내용에 따라서 준비를 하는 데에,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언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
:증인은 2013년 12월 말부터 2014년 10월까지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으로 일했나?

신용언:그렇다.

검찰:문화예술계의 특정 인물이나 단체에 금전적 지원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알고 있나?

신용언:(잠시 침묵) 그렇다. 당시에는 그런 명칭이 아니었고, 이후에 생긴 용어다. 2014년 5월 초순께 조현재 당시 문체부 제1차관이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문건을 가져와 설명했다.

검찰:문체부는 이에 따라 건전콘텐츠TF를 구성했다. 청와대 지시에 따르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구성됐나?

신용언
:물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으나 ‘따르는 척’이라기보다는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TF에서 걸러질 수 있는 것을 걸러서 피해를 줄이려는 의도였다.

검찰:모양새를 갖추되 리스트에 따라 무조건 배제하는 게 아니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나?

신용언:맞다.

검찰
:2014년 9월께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게서 ‘<다이빙벨>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나?

신용언:그렇다.

검찰:
증인은 어떤 조치를 취했나?

신용언
:그런 정황을 설명하고 적절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는 취지를 말했다. 내 밑에 있던 김○○ 국장에게도 부산시 담당 국장에게 같은 내용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그럼에도 영화제에서 <다이빙벨>이 상영되자 이후 문체부 내에서 어떤 일이 생겼나?

신용언:내가 퇴직한 뒤 담당 국장을 비롯한 실무자 두 명이 경고장을 받았다고 들었다.

검찰
:증인의 사직에 대해 묻겠다. 2014년 9월18일 김희범 전 문체부 제1차관이 증인, 김용삼 전 문체부 종무실장, 원용기 전 해외문화홍보원장 등 1급 공무원 6명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했나?

신용언:그렇다. ‘(김종덕) 장관의 인사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했다.

검찰:당시 김희범은 ‘위의 지시’라고 했는데, 증인을 비롯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청와대 지시라고 받아들였나?

신용언
:대체로 1급 고위 공무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을 때에는 청와대가 ‘위쪽’이라고들 여긴다. 장관 본인의 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검찰:증인은 전임자였던 유진룡 전 장관과 가까운 사람으로 분류됐다. 블랙리스트 업무에 소극적이기에 사직 처리됐다고 판단했나?

신용언:(잠시 뜸 들인 뒤)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니,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신용언 증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박근혜 변호인
:사직 요구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뜻이라고 여겼나?

신용언:그렇다.

박근혜 변호인
:1급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상 신분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신용언:그렇다.

박근혜 변호인
:김기춘 전 실장이 증인을 비롯한 1급 공무원들의 사직과 관련해 무죄판결 받은 사실을 알고 있나?

신용언:항소심 진행 중이라고 안다.

박근혜 변호인
:증인은 김희범 차관의 이야기를 들은 당일 사직을 신청했다. 거부하지 않았나?

신용언
:1급은 거부할 권리가 없다. 어느 경우든 사표를 내게 되기에, 모멸적인 일을 당하기보다는 깨끗하게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판사:모멸적 상황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신용언:이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노태강 당시 국장과 같은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불시에 보안 지적 사항을 찾아낸다든지, 감사원 감사를 받게 한다든지, 신변을 뒤져서 수사 상황에 이르게 한다든지. 그런 방법들을 자주 봐왔다. 그렇게 되면 문체부 공무원들 전체가 힘들어지기에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 1월16일 박근혜 뇌물 혐의 등 100차 공판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다시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9월18일 출석 때와 달리 이번에는 모든 신문 사항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정 전 비서관은 자신이 최순실 피고인에게 청와대 문건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박근혜 피고인의 명시적 지시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
“대선 때부터 같이 업무를 하게 되면서 의견을 주고 받았다”라고 말했다.

정호성 증인에 대한 검찰 신문

검찰:최순실 태블릿 PC 문건, TV조선 제출 문건,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주거지 발견 문건 등을 증거로 제시한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료, 국무회의 등 연설문과 말씀자료, 감사원장·국정원장 등 행정부 고위직 인선안,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표, 복합생활체육시설 추가 대상지(안) 검토 등 정부 부처와 청와대 수석실에서 작성한 각종 보고서가 포함됐다. 증인은 총 47건의 위 문건을 최순실에게 보낸 바 있나?

정호성:그렇다.

검찰:박 전 대통령이 지시해서인가?

정호성
:대통령께서 ‘최순실씨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 어떤가?’라는 취지의 말을 하셨다. 그것이 최순실씨에게 문건을 보내주라는 명시적 지시는 아니었다.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 마음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내가 과했던 것 같다. 내 실수였다.

검찰:증인은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과 최순실 형사재판 사건에서도 증언했다. ‘최서원(최순실)에게 이 문건들을 보낸 건, 박근혜 대통령이 건별로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증언하지 않았나?

정호성:다시 말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라기보다는 내가 대통령의 뜻을, 포괄적이라는 말이 그런 것을 내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대통령의 뜻을 헤아려 일하는 과정에서 내가 과했다. 실수였다.

검찰: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는 건 맞나?

정호성:그렇다.

검찰:이 문건들을 보내주지 않고서는 그 의견을 못 듣는 거 아닌가?

정호성
:실무 과정에서 어떻게 할지는 내가 판단해야 하는데, 내가 잘못한 것 같다. 문건 하나하나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라는 게 아니었다. 대통령이 말씀자료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체크하고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해서, 본인이 직접 고치다가 내게도 챙기라고, 더 많이 보완해서 올리라고 했다. 최순실씨의 의견도 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취지의 말씀도 있었다.

검찰:2013년 10월27일 녹취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증인에게 ‘이거 자료 왔는데,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 어떡하죠? 내일 발표할 건데’라고 하자, 증인은 당연하다는 듯 ‘(최순실) 선생님하고 좀 상의를 했는데요’라는 말을 꺼낸다. 증인이 박 전 대통령 뜻에 반해 행동할 사람은 아닌 게 분명하고, 포괄적 지시가 드러나는 증거로 보이는데 어떤가?

정호성:대통령 뜻에 따라 과하게 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대통령도 (최순실) 의견을 한번 들어보면 좋겠다는 말을 했기에, 제가 ‘이건 상의를 했는데요’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거다.

검찰:증인과 최순실의 관계는 무엇인가?

정호성:업무상….

검찰:업무? 업무하는 사람인가?

정호성:업무상… 대통령님을 보좌하는 데 있어서, 업무상 그런 좀… 의견을 묻고.

검찰:증인이, 비서실에 근무하지도 않던 최순실에게 청와대 자료의 수정 의견을 묻고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물은 이유가 무엇인가?

정호성
:대선 때 최순실이 그때부터… 같이 업무를 하게 돼서. 이런저런 것들을 상의했고 말씀자료뿐 아니라 대선 이후에도 연장선상에서 얘기를 주고받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그런 관계였다.

검찰:최순실이 관저에 들어오면 증인은 동석했다고 기억하나?

정호성:답변을 거부한다.

검찰:증인과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3인방은 최순실이 관저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다 같이 관저로 들어간 사실이 있나?

정호성:답변을 거부한다.

검찰:이게 증인의 범죄 사실과 관련된 질문인가? 답변을 거부하는 이유는?

정호성:관저에서 있었던 일은 답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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